'뜨거운 감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오너 리스크일까 [오너십&스톡]①이마트 아닌 신세계 주가 6.8%↓, 일주일만에 24만원선 회복...재계 "일시적 현상"
김서영 기자공개 2022-01-25 08:27:33
[편집자주]
오너와 주주 사이의 거리가 부쩍 가까워진 요즘이다. 기업 총수를 회장님이라고 존칭하기보다 '형'으로 부른다. 오너의 경영 방식부터 라이프 스타일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만큼 오너의 언행이 기업의 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너의 말 한마디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기도, 리스크로 돌아오기도 한다. 더벨이 오너 경영과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9일 13: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1월 한 달간 가장 주목받은 기업 오너는 누구일까. 다름 아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그룹 실적이나 지배구조, ESG 이슈 때문에 시선이 쏠린 것이 아니다. 인플루언서로서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발언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정 부회장의 SNS 활동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주가였다. 이달 10일 신세계 주가는 하루 만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슈의 장본인인 정 부회장이 직접 사과하고 SNS 게시글을 삭제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일주일이 지난 현재 신세계 주가는 다시 회복됐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오너 리스크다, 아니다로 의견이 나뉘었다.
◇'멸공' 발언 후폭풍...신세계 주가 6.8% 하락, 보이콧으로 번져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신세계 주가는 전일 대비 6.8% 하락한 23만30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1600억여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다음 날인 11일 주가는 2.58% 상승해 23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으나 전날 낙폭은 만회하지 못했다.

이슈의 시작은 이달 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 부회장은 개인 SNS에 숙취해소제 사진에 '멸공' 해시태그를 붙여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글이 삭제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야당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멸콩 인증 릴레이가 이어지는 등 정치권으로 번졌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불매 운동(보이콧)에 나서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 부회장의 개인 SNS 행보가 오너 리스크를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간 정 부회장은 SNS를 통해 '용진이 형'이란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가며 기업 홍보를 자처했으나 그만큼 그의 발언이 문제 됐을 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해왔다.
정 부회장은 기업 경영과 홍보에 SNS를 능숙하게 활용해온 오너 일가로 꼽힌다. 지난해 3~6월 정 부회장이 SNS에 올린 조선호텔과 신세계푸드 요리 상품이 품절되고,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유니폼을 직접 입은 사진을 올려 홍보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실제 이 기간 신세계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이 주가 상승의 유일한 배경은 아니겠지만, 오너의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는 해석한다. 주가는 5월31일 32만7500원까지 오르며 최근 1년 새 최고치를 찍었다. 18일 종가 24만1000원보다 35.9% 높은 수준이다.
◇'흔들거린' 신세계 주가 회복세 돌입 "오너 리스크까진 아냐"
눈에 띄는 점은 정 부회장 논란에 이마트가 아닌 신세계 주가가 내려갔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정 부회장의 여동생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정 총괄사장의 신세계 지분은 18.56%이고, 모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지분은 10%다. 반면 정 부회장은 신세계가 아닌 이마트의 최대주주(18.56%)다.
신세계 주가가 크게 떨어진 이달 10일 이마트 주가는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10일 종가는 전날보다 500원 오른 14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논란이 지속된 일주일간 이마트 주가는 등락을 반복했으나 14만원선 아래로 떨어지진 않았다.

이는 정 부회장의 행보가 신세계그룹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방증이란 해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정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도 아니고 매출도 이마트보다 작다"며 "그럼에도 신세계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기 때문에 이번 논란에 주가가 내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오너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반면 이번 논란을 오너 리스크로 볼 수 없단 이야기도 나온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주가 등락을 통해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어 보인다"며 "인플루언서로서 밝힌 발언으로 오너 리스크보다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오너 리스크가 아니라는 근거 역시 주가였다. 논란이 있었던 뒤 일주일 만에 떨어졌던 신세계 주가가 회복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주가가 크게 떨어지기 직전 영업일인 이달 7일 신세계 주가는 25만원이었다. 10일 주가가 23만3000원까지 떨어졌으나 점차 회복해 18일 종가 기준 24만1500원을 기록했다. 이전 주가의 97% 수준으로 돌아온 셈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13일 결국 멸공 논란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개인 SNS에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라며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전날 한국노총 소속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이 "멸공도 좋지만 본인 사업을 먼저 돌아보라"고 성명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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