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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CEO 연임제한 꼭 필요한가 thebell desk

한희연 기자공개 2022-01-21 07:44:48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0일 07: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가 바뀔 때마다 금융권 핫 키워드는 임원인사다. 특히 회장 임기만료가 있는 금융지주의 경우 연임여부에 몇달간 온 관심이 집중된다. 책임과 권한은 크지만 회장이 오너가 아닌 대표적인 곳이 금융지주회사다. 그만큼 회장 선임과 연임 여부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목소리가 나오곤 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인이 최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지난해부터 예고를 한 뒤 논의를 구체화해 결국 올초 법안을 발의했다. 금융지주 대표의 연임제한과 총 임기 등을 규정하고 상근임원이 다른 회사 상근 임직원을 겸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발의된 법안은 "금융지주회사의 대표이사는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으며 총 임기는 6년을 초과할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금융지주회사 대표의 반복적인 연임으로 인한 권한의 집중과 금융회사의 공정성 및 독립성 약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은 대부분 연임에 성공해 오랜기간 경영을 지속해왔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012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014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2017년,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2019년부터 지주 회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발의된 법안 기준을 적용한다면 손 회장을 제하면 모두 물러나야 하는 처지다.

사실 이 법안은 발의 예고때부터 금융권의 우려와 비판을 받아왔다. 공공성이 강한 은행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금융지주회사는 엄연한 '민간회사'다. 주주와 이사회가 아닌 이상 회사의 CEO 선임에 개입할 권한을 부여받은 곳은 어디에도 없다. 입법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지나친 '관치금융' 사례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미 경쟁이 치열한데다 디지털금융, 글로벌 확장 등 여러 도전 과제를 안고 있는 금융그룹으로서는 어느때보다 중장기적 비전확립과 이를 추진하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인 금융그룹 회장이 주인의식을 갖고 경영에 나서려면 장기적 안목을 갖고 전략을 실행시킬 물리적 시간도 어느정도 보장되야 한다.

실제로 다른나라에서는 장수 CEO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흔하게 거론되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과 로이드 블랭크파인 전 골드만삭스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2005년부터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로이드 블랭크파인 회장은 2006년부터 12년간 회장직을 수행했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 회장은 2010년, 장 로랑 보나페 BNP파리바 회장은 2011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최근 몇년간 4대 금융그룹의 순이익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왔다.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한 주주들의 동의 하에 현재 CEO들은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내 안정된 경영실적을 보여줘 주주가치를 높였다고 평가되면 한번 더 신임을 받는 단순한 구조다. 반대로 실적이 좋지 않거나 회사에 해를 끼쳤다면 바로 해임하는 게 시장의 원리다.

결국 '민간회사' CEO의 선임과 연임 의사결정은 경영실적이나 비전 달성 여부 등에 좌우되는 것이지 장기집권 자체가 본질은 아니다. 오히려 임기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등 빡빡하게 제약을 두는 것이 장기발전을 저해할 여지가 더 크다. CEO 선임 등 주요 의사결정에 있어 주주나 이사회가 아닌 세력의 지나친 간섭은 오히려 노이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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