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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신거버넌스 점검]'실질적 민영화'에서 '완전 민영화'로 대변화⑥과거 자율경영 속 한계 내재…정부 소액주주 지위, 과점주주 체제는 공고화

김현정 기자공개 2022-01-27 08:15:27

[편집자주]

우리금융지주가 완전민영화를 이뤘다.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금융엔 의미있는 지분율을 가진 과점주주가 생겼다. 이들은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참여하며 독특한 거버넌스를 만들어냈다. 지난해말 예보의 잔여 지분이 모두 매각되며 우리금융은 6인의 주주추천 사외이사 체제가 다시 완성됐다. 과점주주 체제가 도입됐던 1기가 끝나고 완전민영화 이후 2기 거버넌스가 새로 시작됐다. 변화의 기로에 선 '특별한' 우리금융의 거버넌스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1일 09: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이 2016년 말 달성한 ‘실질적 민영화’와 2021년 말 이룬 ‘완전 민영화’. 가장 큰 차이점은 최대주주 변경이다. 정부 지분이 5.8%로 축소되면서 우리금융에 진정한 의미의 자율경영이 시작됐다.

13조원에 이르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은 과거 정부와의 경영이행각서(MOU)에 따라 경영간섭을 받았다. 약정을 이행하지 못한 경우에는 임원 해임 및 직원 징계 등의 조치가 내려졌던 시절도 있었다.

과점주주들에 지분을 넘긴 이후 민간경영이 시작됐지만 예금보험공사의 이사회 참여 등 일부 개입이 잔존했다. CEO 선임 등 굵직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관치 그림자가 드리워졌던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우리금융의 완전민영화 체제에서는 정부가 소액주주로 내려와 기존의 과점주주 중심의 지배구조가 더욱 견고하게 구축될 전망이다. 정부 소유의 금융사라는 디스카운트 요인이 벗겨지면서 기업가치 역시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실질적 민영화'의 씁쓸했던 한계

정부는 과거 외환위기 이후 우리은행에 공적자금 12조7663억원을 투입했다. 공적자금관리법에 따라 예보는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등 계열사들과 MOU를 맺고 이행실적을 분기별로 점검,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보고했다.

정부의 입맛대로 회사가 운영된다는 점은 우리은행에 커다란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다. 예보 측은 MOU가 우리금융의 경영전략이나 비전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3개월마다 점검하게 돼 있는 MOU 구조상 장기적인 경영비전을 펼치기 어려웠다. 특히 우리금융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직원 인선에 정부 입김이 작용해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는 2010년 이후 우리은행 지분 매각 시도 4전 5기 끝에 2016년 말 지분 30%가량을 파는 데 성공한다. 지분 4~8%를 여러 투자자에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택하면서다.

당시 예보 지분은 51.1%에서 21.4%로 줄어들었다. 과점주주들의 전체 지분은 29.7%로 예보 지분을 넘어섰지만 우리은행의 최대주주는 여전히 예보였다. ‘실질적’ 민영화라는 찜찜한 표현에 이런 한계가 담겼다.

정부는 투자자들에게 공언했던 것처럼 우리은행과 맺어왔던 경영정상화 MOU를 해지했지만 최소한의 장치로 우리은행에 비상임이사 1인을 계속 파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를 근거하기 위해 기존 MOU 대비 낮은 수준의 협약서를 다시 썼다. 이를 놓고 과점주주 중심의 자율경영이 보장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들끓기도 했다.

굵직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정부 입김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2017년 말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후임을 정할 당시 예보 측 비상임이사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들어오느냐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 일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 전 행장의 퇴임 사유가 표면적으로는 채용비리였지만 은행 내 계파 갈등이 크게 작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를 중재해야 한다는 명분이 고개를 들었다. 예보가 “임추위 위원 선임은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항으로 현재 정해진 바 없다”며 애매한 공식 입장을 낸 게 더 큰 논란을 야기했다. 결국 임추위에 예보 측 인사가 참여하진 않았지만 은행 경영에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있음이 드러난 일이었다.

2018년 10월 우리은행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 수장이 공식적으로 ‘검은 손길’을 시사한 적도 있다.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우리은행 지분 18%를 갖고 있는 정부가 당연히 지배구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금융 지배구조와 관련해 우리도 생각이 있고 당연히 저희가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도 우리은행에 ‘관심’이 많다는 발언을 쏟아 내면서 경영 개입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었다.

우리금융 경영진 인사를 향한 관치 얘기는 최근 인선까지도 이어졌다. 불과 2년 전 행장 인선 과정에서 청와대 핵심 인사가 밀고 있다는 등의 소문이 퍼지곤 했다. 우리금융이 민영화됐다지만 여전히 불완전한 자율경영 형태라는 비판이 나온 이유였다.


◇완전민영화, 과점주주 체제 더욱 견고...추진사업·지배구조에 강한 동력

지난해 11월 22일 예보는 잔여지분 15.1% 가운데 9.3%를 유진프라이빗 에쿼티(유진PE), KTB자산운용, 두나무,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 등 5곳의 투자자들에게 매각했음을 알렸다. 이들의 납입이 완료된 작년 12월 10일에는 우리금융의 최대주주가 예보에서 우리사주조합으로 바뀌었다는 공시가 발표됐다.

불과 한 달 만에 우리금융 내 변화가 체감된다. 우선 2016년 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공언한 지분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비상임이사도 걷어내겠다는 약속이 이행될 예정이다. 현재 김홍태 우리금융지주 비상임이사와 유대일 우리은행 비상임이사는 오는 3월 말 임기를 마치면 이제 더 이상 예보 추천 비상임이사가 우리금융 이사회에 자리하지 않게 된다.

예보 관계자는 “그동안은 예보가 최대주주였으니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회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했다”며 “이제 예보가 겨우 소액주주에 불과한데 이사회 참여 권한이 사라지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관치 딱지를 떼면서 주가도 크게 오르는 중이다. 우리금융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9조2464억원에서 현재 10조7753억원으로 20일 만에 16.5% 증가했다. 예보가 완전민영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던 지난해 9월 이후 지속적으로 오르더니 지분 매각에 성공한 이후에도 줄곧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금융 내부적으로도 고무된 분위기다. 과점주주 체제가 더욱 힘을 받으면서 추진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M&A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아무래도 정부의 지배력이 미치는 곳이란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투자를 꺼리는 곳들이 더러 있었지만 이제 이런 우려가 불식됐다.

사업적인 부분 외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과점주주들의 역할이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4~5년가량 과점주주들은 우리금융에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졌을 때 실질적으로 교통정리를 해주고 뚝심있게 밀고 나가는 역할을 담당했다. 완전민영화로 정부의 개입 근거가 아예 사라짐에 따라 당장 있을 행장 선임 절차에서도 과점주주들의 의견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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