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톱 인수 급했던' 롯데, 계열사 시너지 찾는다 롯데쇼핑·코리아세븐 등 사업 양수 관측, '편의점 양적팽창' 온오프 융합 모색
이효범 기자공개 2022-01-25 08:10:12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4일 10: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가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키로 하면서 롯데그룹의 편의점 시장 경쟁력을 사수했다. 이번 거래에 고배를 마셨다면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동시에 시장 3위 사업자 지위 마저 위협받을 수 있었다. 급한대로 자금력이 풍부한 롯데지주를 앞세워 과감한 베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롯데지주는 그러나 거래가 종결되는 2월말까지 매수자 지위를 계열사에 넘기기로 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는 방안 뿐만 아니라 롯데쇼핑, 코리아세븐 등 계열사들이 직접 인수주체로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달여 기간 한국미니스톱과 각 계열사들의 시너지 검토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롯데지주는 최근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온(Aeon)그룹이 보유한 지분 100%를 3134억원에 인수해 유통사업 경쟁력 강화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인수를 완료하면 단순 계산으로 롯데의 편의점 계열사 점포는 1만4000여개로 증가한다. BGF리테일, GS리테일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더 넓게 보면 미니스톱의 2600여개 점포와 12개의 물류센터를 확보하면서 단기간 내 고객과의 최접점 거점을 넓힐 수 있다.
롯데그룹은 당분간 코리아세븐 '세븐일레븐'과 한국미니스톱 '미니스톱' 브랜드를 이원화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미니스톱 점주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예컨데 그룹 내 편의점 브랜드를 세븐일레븐으로 통합할 경우 미니스톱 점주들은 간판부터 바꿔 달아야 한다. 롯데가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다른 편의점 브랜드로 이탈하는 점주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편의점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이 인수주체로 나설 것으로 점쳐졌으나 이같은 예상을 깨고 롯데지주가 매수자 지위를 확보했다. 특이한 부분은 '추후 매도인과의 협의를 거쳐 타 계열회사에게 주식매매계약상 당사의 지위를 양도할 예정'이라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는 점이다. 당장 롯데지주가 매수자로 나섰지만 실질적인 인수주체는 아니라는 얘기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미니스톱을 인수해서 직접 운영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단서조항을 단 것"이라며 "SPC를 설립해 인수할지, 코리아세븐이나 롯데쇼핑 등 계열사가 인수할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으로 향후 시너지를 고려해 매수자 지위를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 입장에서 이번 인수전이 그만큼 급박했다는 얘기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국미니스톱은 편의점 시장 판도를 바꿀 매물로 평가됐다. 정부 규제로 신규 출점이 제한되는 가운데 원매자로 인수전에 참여한 신세계와 롯데 입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절호의 기회다.
특히 양사 입장에서는 이번 매물을 빼앗길 경우 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원래 이번 인수전은 신세계와 PEF(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경쟁으로 처음 알려졌으나 롯데가 뒤늦게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미니스톱의 매각가는 2000억원 가량으로 거론됐으나 롯데가 인수한 가격은 3000억원을 훌쩍 웃돌았다. 이번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향후 관전포인트는 롯데지주가 매수자 지위를 어떤 계열사에 넘길지 여부다. 그룹 내 유통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최종적인 매수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롯데온을 통해 롯데마트, 롯데슈퍼의 오프라인 매장을 배송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코리아세븐, 미니스톱을 라스트마일 배송거점을 확보할 경우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고객 밀착형 배송거점을 갖추게 된다.
편의점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이 인수주체로 참여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부진한 실적과 함께 투자를 지속하면서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이 많지 않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모회사인 롯데지주가 자본수혈을 실시한다면 부족한 자금 여력을 보완할 수 있다.
시너지가 관건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롯데지주는 한국미니스톱을 단순히 코리아세븐 자회사로 두는 형태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특정 계열사의 자회사가 아닌 SPC를 설립해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롯데지주는 보도자료를 통해 "롯데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편의점을 온오프라인 융합 전략에 적극 활용해 온라인 사업 역량 강화에도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 롤코리아 경영권 확보 완료
- 위세아이텍, '사업 경쟁력 강화' 각자 대표 체제 출범
- '렌탈 1위' 코웨이, 후발주자들과 격차 더 벌렸다
- 네이버, '페이머니 통장' 혁신금융서비스 신청 모색
- 중소형거래소도 뭉친다…개별 협의체 'KDA' 출격
- SK시그넷, 자회사 시그넷에너지 '유증자합병' 이유는
- 넷마블, 블록체인 우군 25곳…MBX 글로벌 확장 속도
- 드림어스컴퍼니, 주가하락에 CPS 전환 요원
- [증권사 글로벌사업 점검]KB증권, 현지 증권사 '통큰 인수'...KB 문화 이식
- [증권사 글로벌사업 점검]캄보디아 진출 16년 유안타, 현지화로 시장선점 '결실'
이효범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격변기 홈쇼핑 생존전략]GS리테일, '고객통합 속도' 홈쇼핑BU 성장동력은?
- [2022 더벨 경영전략 포럼]"인플레이션 장기화, 신성장 동력 발굴하라"
- [격변기 홈쇼핑 생존전략]GS리테일, TV·모바일 '투트랙 전략' 승부수
- 변화의 바람에 휩쓸린 홈쇼핑
- '송출료 직격탄' 홈앤쇼핑, '영업·관리' 이원화 돌파구
- [격변기 홈쇼핑 생존전략]CJ ENM, 커머스부문 ‘MD 차별화’ 사활 건다
- [격변기 홈쇼핑 생존전략]CJ ENM 커머스부문, '합병 5년차' 현주소는
-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롯데제과, 이사회 '내부통제 미흡' 오명 벗었다
- [지배구조 분석]크리스에프앤씨, 제이앤제이 '상호출자' 더 끈끈해진다
- '300억 유증' NS쇼핑, 부채비율 '선제적 관리'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