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진격의 중견그룹]'무차입 뚝심' 권영열 화천그룹 회장의 자신감 원천은②수직계열화로 운전자본 관리 효율↑, 현금 유동성 풍부…파산 위기 이후 보수적 기조

황선중 기자공개 2022-02-04 09:04:31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8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천그룹의 재무적 특징은 풍부한 현금 유동성이다. 대다수 계열사가 차입금 규모를 웃도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현금은 원금이 보장되는 곳에 투자해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구축한 안정적인 재무구조는 신규 사업과 해외 진출을 원활하게 하는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화천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화천기공의 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기타유동자산 포함)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735억원이다. 이는 전체 유동자산의 49.9%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금성자산의 대부분은 은행 예금(요구불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단기금융상품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반대로 같은 기간 총차입금(장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단기차입금)은 319억원이다. 현금성자산의 절반 수준이다. 현금성자산이 총차입금을 상회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펼쳐오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게다가 총차입금의 74.2%는 상환 부담이 비교적 작은 장기차입금이다.

다른 계열사도 마찬가지였다. 화천기계와 서암기계공업 모두 외부 차입금이 일체 없는 완전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금융정보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는 에프앤가이드는 유동성장기차입금(26억원)과 장기차입금(36억원)을 안고 있지만, 현금성자산(106억원)보다는 작은 규모다. 단기차입금은 전무하다.

무차입 경영의 원동력은 우수한 현금창출력이다. 화천기공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최근 10년 동안 플러스(+)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계열사도 전반적으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화천기계는 2018~2020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조차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플러스 수치를 유지하며 현금을 쌓았다.


화천그룹의 원활한 현금창출력은 어디서 나올까. 업계에선 수직계열화 체계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다. 그룹 계열사 간 거래가 활발한 만큼 재고자산과 같은 운전자본 관리가 비교적 용이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화천그룹은 주물(화천기공)-기계부품(서암기계공업)-공작기계(화천기공/화천기계)-판매(화천기계)로 이뤄진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화천그룹의 무차입 기조는 오너인 권영열 회장의 뜻이기도 하다. 권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순탄치 않은 경영 행보를 걸어왔다. 권 회장이 부친으로부터 경영권을 막 승계했을 무렵인 1980년, 화천그룹은 파산 위기에 처했다. 사세 확장을 위해 은행 대출을 늘린 상태에서 발생한 오일쇼크가 권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권 회장은 자금난 해소를 위해 필사의 노력을 다했다. 대규모 구조조정과 임금삭감을 단행했고, 정부로부터 긴급 지원금까지 받은 끝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때부터 차입 경영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재무 전략에 변화를 줬다. 대출을 줄이고 현금 보유를 늘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해외 시장도 개척해 거래처를 다변화하면서 위험을 분산했다.

화천그룹 관계자는 "안정적 경영을 위해 차입은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향후 신규 투자나 해외 영업 확대 과정에서도 차입보다는 기존 보유한 현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