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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주가부진에 공적자금 회수 4년째 '제자리' 우리금융과 달리 로드맵 설정 안 해…"주가 낮아 당장 팔기 어려워"

이은솔 기자공개 2022-02-14 07:30:44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1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주 공적자금 회수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출자사인 한화생명보험의 회수 일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화생명의 주가 부진에 따라 주식 매각을 통한 회수는 수년 째 멈춰 있다. 우리금융과 달리 한화생명에는 구체적인 매각 로드맵이 설정돼 있지 않다. 한화생명의 주가가 회복돼야 공적자금 회수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 9월 NH투자증권·UBS를 한화생명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주관사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시장 상황과 투자자 현황 등을 보고하고, 공자위는 이를 기반으로 매각에 관한 의사결정을 한다.

다만 주관사 선정 이후 한화생명 매각과 관련한 실질적 움직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예보 예산에도 한화생명 지분매각에 따른 수입은 편성되지 않았다. 기존 주관사 계약 만료에 따라 새 주관사를 선정해둔 것이지, 당장 매각을 하기 위한 액션은 아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태현 예보 사장도 지난달 취임 100일 기념 간담회에서 한화생명 지분 매각과 관련해 “주가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낮아 당장 지분을 판다는 것은 우리 입장에선 말하기 어렵다”며 “너무 손해 보고 팔 수는 없어 주가 추이나 시장 동향을 좀더 보겠다”고 언급했다.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한화생명의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10%(8586만주)다. 예보는 1999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한화생명(당시 대한생명)에 3조5500억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매입했다. 이후 2002년 한화그룹에 지분 67%를 1조1000억원에 매각했다. 2010년 한화생명 상장 당시 지분 8.3%를 매각해 1590억원을 회수했고 블록딜로 2015년 5000억원, 2017년 약 3300억원을 회수했다.

이후로는 한화생명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처분이 쉽지 않았다. 예보가 마지막으로 매각한 금액은 주당 7330원으로, 업계에서는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마지노선을 이 즈음으로 보고 있다. 매년 배당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투입금액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예보가 한화생명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2019년 87억원, 2020년 26억원 가량이었다.

한화생명에 대한 미회수 공적자금은 약 1조원 가량이다. 미회수 공적자금을 잔여지분 10%, 약 8700만주로 나누면 회수를 위한 주당 가격은 1만15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한화생명 주가는 2018년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코로나19 직후 주당 100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다만 최근에는 금리 상승에 힘입어 예보가 보유한 한화생명의 지분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2019년말 기준 예보가 보유한 한화생명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2006억원이었지만 2020년말에는 2119억원으로 113억원 상승했다. 2022년 2월 10일 종가(3235원)은 당시(2100원 가량)보다 상승한 상태로 보유주식 평가액은 약 2800억원 내외로 상승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과 달리 한화생명의 매각 기한은 아직 여유가 있다. 정부가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로드맵’을 통해 설정한 완전 민영화 기한은 2022년이었다. 반면 '공적자금 상환대책'에 따른 한화생명 투입 자금 회수 기한은 2027년이다. 2002년 공적자금 상환대책 수립 당시 정해진 기한으로, 이후 우리금융의 사례처럼 로드맵을 통해 매각 기한을 정확히 못 박아둔 적은 없다.

공자위는 한화생명의 회수 기준과 시점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한 상태다. 우리금융에 대해서는 IR 여건과 주가 등을 고려해 2020년 하반기 우호적 여건이 조성될 경우 매각 작업을 개시할 수 있도록 시장 상황을 주시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실제로 지난해부터 완전민영화 작업을 진행했다.

반면 한화생명의 경우 주가 및 및 금리추이, 투자 수요, 생보업 전망 등 시장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매각여건 성숙 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를 거쳐 잔여지분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만 밝혀뒀다. 우리금융과 같이 매각 로드맵을 설정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는 방향을 택한 셈이다.

결국 예보는 한화생명의 공적자금 회수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주가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잔여 지분 매각 3대 원칙은 조기 회수, 회수 극대화, 금융시장 발전이다. 조기 회수라고 보기에는 이미 어렵기 때문에 회수 극대화에 방점을 둘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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