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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공모채 '혹한기'에 장기CP로 선회 730일물 300억 규모 발행, 만기 도래 회사채 차환목적…증권신고서 미제출

이지혜 기자공개 2022-02-21 08:37:03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7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공모 회사채 대신 장기 기업어음(CP)으로 눈을 돌렸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월에 공모채를 발행하려 했지만 시장이 악화하면서 발행일정을 미뤘다. 올 초 차환해야 할 회사채가 적잖은 만큼 일단 장기CP로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16일 장기CP를 모두 3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만기구조는 2024년 2월 16일까지로 730일 단일물이다. 할인기관은 한국투자증권이다.
출처: 한국예탁결제원, 2022년 2월 16일 기준

장기CP는 만기가 1년 이상인 기업어음을 뜻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장기CP를 발행한 것은 약 1년 6개월 만이다. 2020년 8월 31일에도 1500억원 규모로 장기CP를 발행했다.

당시에는 730일물, 911일물, 1095일물 등 만기구조를 세 가지로 나눴다. 당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7년 발행한 공모채 1900억원을 차환하는 데 조달자금을 썼다.

이번에도 같은 목적으로 장기CP를 발행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차입금 상환용"이라고 말했다. 나이스P&I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 1월 700억원, 2월 500억원 등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계획대로라면 2월에 공모채를 발행해 차환했어야 한다. 그러나 공모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계획을 바꿨다. 일단 장기CP를 발행하고 보유자금을 활용해 일단 만기 도래 회사채를 차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공모채 시장은 특히 A급 회사채의 수요기반에 약화했다. 자산운용사는 투자여력이 없고 리테일과 보험사 수요를 잡기에는 금리가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공모채 수요예측 시장에서 A급 회사채의 미매각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이런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신용등급은 A0다. 당초 3년 단일물로 500억원짜리 공모채를 발행하려 했지만 시장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시장을 지켜본 뒤 회사채 발행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편법을 썼다는 시선도 나온다. 장기CP는 자본시장을 교란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외형상 단기 자금조달 수단인 CP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경제적 실질이 회사채와 같아서다.

더욱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에 장기CP를 발행하면서 증권신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증권신고서까지 없으면 발행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투자자 보호에 어려움이 생긴다. 이런 폐단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2013년부터 장기CP를 찍을 때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부여했다.

그러나 위탁자가 50인 이상이 될 수 없도록 장치를 마련하거나 보호예수 1년을 취할 경우 전매제한 조치로 인정돼 신고 의무가 면제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이를 활용해 증권신고서 제출 규제를 피해갔다. 2020년 장기CP를 발행할 당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던 것과 대비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사모CP라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988년 설립된 종합물류기업이다. 택배와 항만운영, 글로벌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2016년 현대로지스틱스에서 사명을 바꾸고 2019년 3월 롯데로지스틱스를 흡수합병했다. 덕분에 롯데그룹의 종합물류기업으로서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3분기 말 기준으로 롯데지주가 지분 46.04%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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