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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자' 자처한 최태원 회장, 'SKT 2.0' 불 붙인다 미등기 회장 역임, 인적분할 이후 AI 컴퍼니 전환 가속화…사피온 입지 탄탄

이장준 기자공개 2022-02-22 14:11:58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1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 회장이 SK텔레콤의 미등기 회장직을 맡으며 혁신의 조력자를 자처했다. SK스퀘어와 인적분할 이후 주요 자회사를 넘겨주며 홀로서기 원년을 맞은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든든한 뒷배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AI)·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기업으로 새롭게 변모하는 'SKT 2.0' 비전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새로 출범한 AI 반도체 법인 사피온(SAPEON)의 위상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부회장 떠나고 회장 맞은 SKT

21일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을 맡아 AI 사업과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에도 미등기 회장으로 참여해 경영진과 이사회의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 SK이노베이션 계열이 친환경 사업으로 변화하는 데 일조했다. 이들 사례처럼 SK텔레콤 이사회에 소속되지 않고 회사의 혁신을 지원하는 데 힘을 더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SK스퀘어와 인적분할 이후 존속회사로 남았다. SK스퀘어가 'ICT 투자전문회사'를 표방하는 만큼 기존에 SK텔레콤이 거느리고 있던 굵직한 계열사 대부분이 SK스퀘어 산하로 편입됐다. SK하이닉스, SK쉴더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SK플래닛, 드림어스컴퍼니 등이 여기 해당한다.

여기 발맞춰 작년 11월 대표이사도 바뀌었다. 박정호 대표이사 부회장이 SK스퀘어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유영상 사장이 SK텔레콤 CEO를 맡게 됐다.


주요 자회사를 내준 데다 대표이사의 직위가 낮아지면서 SK텔레콤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고 해석될 여지도 있었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이 SK텔레콤 임원으로 보임하면서 우려를 완전히 털어냈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SK그룹 부회장을 보내고 회장을 맞은 셈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SK스퀘어가 아니라 SK텔레콤 경영에 참여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며 "인적분할 이후 지원 사격을 해주며 든든하게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業) 재정의 나선 SKT, AI 비즈니스 우선순위 두나

최 회장을 등에 업은 SK텔레콤은 유영상 대표 체제에서 강조하는 SKT 2.0 비전 실행에도 힘이 붙을 전망이다. 견고한 수익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배당을 지급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영위하는 업(業) 자체를 재정의하게 됐다. 사업군을 5개로 나눠 각각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인정받으려 한다. 기존에 강점을 지닌 유무선통신 외에도 △미디어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서비스(AIVERSE)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 등 부문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출처=SK텔레콤

그중에서도 특히 AI 비즈니스를 우선순위에 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최 회장은 SK텔레콤 사내게시판에도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SK텔레콤의 도전에 함께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자회사인 사피온(SAPEON)의 그룹 내 입지도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SK텔레콤은 SK스퀘어, SK하이닉스과 'SK ICT 연합' 출범을 선언하며 ICT 융합기술 공동 개발부터 투자, 글로벌 진출 측면에서 긴밀히 협업하기로 했다. 그 첫 결과물이 미국에 설립한 사피온이다.

사피온은 2020년 '사피온 X220'을 만든 SK텔레콤의 연구개발(R&D) 조직을 별도로 분사해 만들어졌다. SK텔레콤이 500억원,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가 각각 100억원, 200억원 을 출자했다. SK스퀘어와 SK텔레콤는 글로벌 전략적투자자(SI) 및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고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활용해 AI 반도체 고도화에 도움을 줄 방침이다.

최 회장이 SK텔레콤의 AI 혁신을 시작으로 그룹 전체의 ICT 혁신을 이끌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만큼 사피온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 사피온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팹리스)로 키울 가능성도 커졌다.

관련 역량을 키우기 위한 M&A 가능성도 열려 있다. 유영상 대표는 최근 열린 'SKT CEO INVSTORS DAY 2022'에서 "AI나 메타버스 등 기술력이 있는 회사 인수 등 전략적인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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