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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 우크라 사태에 군산조선소 활용법 달라질까 LNG운반선 발주 늘어도 건조공간 부족… 군산조선소 안벽 활용 가능성

강용규 기자공개 2022-02-28 10:27:49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5일 13: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현대중공업이 내년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을 준비한다. 2017년 가동을 중단한 지 6년 만이다. 일단은 선박 건조가 아닌 선박용 블록의 생산기지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조선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이 군산조선소를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LNG운반선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선박 블록공장을 넘어 LNG운반선 건조 슬롯 확대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우크라이나 사태로 LNG운반선 수요 늘어, 한국 조선사 수혜 기대

25일 조선업계 및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에서 LNG 수요처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에서 LNG를 수입하거나 수입 계획이 있었던 나라들에서 이런 경향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러시아산 LNG를 향한 글로벌 경제 제재가 시작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 백악관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사업인 ‘노르트스트림2’의 제재를 공식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계속해서 긴장을 고조시키면 추가 제재를 주저하지 않겠다”며 이번 조치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암시했다.

러시아산 LNG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조달 불안정성을 안고 있다는 것이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부각된 만큼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나 중동산 LNG의 도입 비중을 확대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선박을 통해 LNG를 수송해야 하는 만큼 LNG운반선이 더 많이 필요해진다.

이에 조선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3사가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본다. LNG운반선은 조선3사가 지난해 글로벌 발주량의 87%를 쓸어담았을 만큼 강점을 보이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다만 조선3사 모두 단기적 LNG운반선 수요에는 대응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몇 년 조선3사가 LNG운반선 발주량의 대부분을 수주한 만큼 이들의 LNG운반선 건조 슬롯에는 여유가 많지 않다. 3사 모두 2024년 인도분까지의 LNG운반선 슬롯이 채워져 있고 2025년 하반기~2026년 인도분 슬롯을 채워가는 단계다.
(자료=클락슨리서치)
◇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안벽 활용할까

조선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LNG운반선의 단기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여유 슬롯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내년 1월 선박 블록공장으로 재가동이 예정돼 있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는 것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선박 건조기술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만DWT(순수 화물적재톤수) 이상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척을 건조하는 데 1년 남짓이면 충분하다. 해외 조선사들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러나 동급의 LNG운반선은 1척을 건조하는 데 2년 가까이 걸린다.

이는 도크에서의 건조기간 문제가 아니라 안벽에서의 의장작업(선박 내장 및 부대설비 설치작업)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LNG운반선의 화물창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GTT의 검수를 받는데 여기에 긴 시간이 소요된다. 조선사의 LNG운반선 건조 슬롯은 도크의 크기뿐만 아니라 안벽의 길이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단일 조선소 기준으로 세계 최대 수준의 크기를 자랑한다. 건조 도크만 따지면 길이가 700m로 현대중공업 본사인 울산조선소의 642m보다도 길다. 안벽 역시 1400m로 초대형 선박 4척의 의장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조선소다.

한국조선해양이 군산조선소의 안벽을 LNG운반선의 의장작업에 활용하기로 결정한다면 자회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의 LNG운반선 건조 슬롯에 여유가 생길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 측에서는 군산조선소 안벽 활용 가능성에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직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을 시작하지도 않은데다 현대중공업의 결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장작업을 함께 할 하청업체들과 군산 이전 등 사안을 논의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유럽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에너지 조달처 다변화로 LNG운반선 발주가 증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을 시작하지도 않은 만큼 그 이후의 일을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2010년 군산조선소의 가동을 시작했으나 이후 조선업 불황기인 2017년 일감 부족으로 인해 군산조선소의 가동을 중단했다. 다만 군산조선소에 설비 유지보수를 위한 인력들을 남겨두고 언제든지 재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해 왔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수주목표 167억4600만달러를 초과하는 250억8500만달러어치 수주를 쌓았다. 올해도 이날까지 43억7000만달러어치 수주를 확보해 수주목표 174억4000만달러의 25%를 일찌감치 채운 만큼 목표를 재차 넘어설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이처럼 일감을 대거 확보하게 된 만큼 울산(현대중공업)과 영암(현대삼호중공업)에서는 선박 블록을 생산할 여유조차 없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를 2023년 1월부터 블록공장으로 재가동하기로 했다.
(자료=한국조선해양 IR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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