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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감사 교체, 한국앤컴퍼니 '데자뷔' 될까 2대주주 제안 성공사례, 연기금 등 외부 투자자 표심 주목

양정우 기자공개 2022-03-04 08:23:18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3일 06: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엔터)에 뽑아든 주주제안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분율이 낮은 주주가 제시한 감사 선임 안건이 승리한 사례를 고려할 때 종국엔 추천된 인사에 대한 인물 평가가 표 대결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3%룰, 캐스팅보트 쥔 외부 투자자…시장서 통하는 전문가 카드 '찬성표'

최근 SM엔터는 이달 31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에 부의할 감사 선임 의안에 임기영 한라그룹 비상근 고문을 회사 추천 후보로 내세웠다. 신생 헤지펀드 하우스인 얼라인운용이 곽준호 전 케이씨에프테크놀로지스(현 SK넥실리스, 사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앞세운 만큼 한판 승부가 예고돼 있다.

최근 감사(감사위원 포함) 선임 안건으로 표 대결이 벌어진 기업 가운데 가장 이목을 끈 건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 한국앤컴퍼니다. 지난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당시 사장, 지분율 42.9%)보다 지분율이 훨씬 낮은 조현식 고문(부회장, 19.32%)이 내세운 감사위원(사내이사)이 선임되며 파장을 일으켰다. 얼라인운용 입장에서는 성공적 선례인 셈이다.

'3% 룰'이 적용되는 여건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건 외부 투자자였다. 대주주 및 특수관계자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면서 국민연금(지난해 3분기 말 5.21%)을 비롯한 운용사 등 투자 기관과 소액 주주의 판단이 승패를 갈랐다.

저마다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수행하려는 고심 속에서 기관 투자자가 내린 판단의 중심엔 신규 선임 인사에 대한 인물 평가가 자리잡고 있다. 이해 당사자 쌍방이 대립각을 세운 와중에도 객관적 시각을 고수하려는 외부 투자자는 무엇보다 인물의 됨됨이를 중시한다. 추천 세력의 입장에 맞춰 움직이는 단순한 거수기로 보지 않는다.

조 고문이 이례적으로 승리한 것도 감사위원으로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앞세운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교수는 국내 자본시장의 굶직한 현안마다 무게감 있는 발언을 내놓은 인물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방향성을 담은 내용으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고 이재용 부회장의 선고 직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서 초청 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은 이 교수 선임안을 지지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이 교수 선임안을 찬성하는 의견을 냈다. 조 회장이 추천한 김혜경 후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 재직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해 독립성이 떨어진다고 평가 받았다.

한 운용사 대표는 "당시 조 부회장(현 고문)측이 이한상 교수를 앞세운 게 절묘한 카드였다"며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운용업계 대다수가 수긍할 만한 인사를 내세우면서 주주제안 방식으로 감사위원이 선출되는 선례를 남겼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영향력이 전무하면서 거수기 역할만 수행할 인사였다면 다른 각도에서 득실을 따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KKR 호흡 맞춘 곽준화 전 CFO…기관 투자자, 인정 여부 관건

얼라인운용이 감사 후보로 제시한 건 곽준호 전 CFO다. 2018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케이씨에프테크놀로지스의 CFO로 일한 게 가장 최근 이력이다. 재무 업무 프로세스를 수립했고 효율성 개선 프로젝트를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전지용 동박과 연성동막적층필름(FCCL)에서 경쟁력을 갖춘 케이씨에프테크놀로지스는 곽 CFO의 재임 기간 성장세를 이어갔다. 물론 우호적 사업 환경과 영업 성과에 따른 실적 성장세이나 자본구조 리스트럭처링 차원에서 CFO를 비롯한 재무 라인도 한몫을 했다.

2018년 LS엠트론 동박사업부에서 독립 법인(케이씨에프테크놀로지스)으로 전환되면서 대규모 차입을 일으켰다. 자본총계의 100%를 다소 초과한 수준에서 부채총계를 관리하면서 1800억원 가량을 장기차입금으로 조달했다. 이 자금은 영업 기반으로 쓰인 동시에 1년 뒤엔 이자율 하락과 이자비용 감축으로 관리의 효율을 더했다. 이 기간 매출액(2535억원→3229억원)과 당기순이익(253억원→321억원)이 모두 증가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곽준호 전 CFO는 인수합병(M&A)을 거치는 기업에 대해 전문적 감각을 갖춘 재무통"이라며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케이씨에프테크놀로지스를 인수한 후 SKC에 다시 파는 과정에서 몸만들기를 총괄했던 인사"라고 말했다. 이어 "SM엔터도 M&A 이슈가 있는 만큼 곽 후보를 적임자로 내세웠을 것"이라며 "얼라인운용측의 명분은 인정되는 만큼 시장이 판단하는 곽 전 CFO의 적격성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곽 전 CFO는 과거 오비맥주 자금팀(2009년 7월~2017년 12월)에서도 오랜 기간 업력을 다졌다. 역시 최적의 자본구조를 조성하는 동시에 효율성 개선 프로젝트를 소화했다. 인수 후 합병(PMI) 작업을 성공리에 수행했고 1조원 이상의 원화 자금을 조달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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