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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동부제철, 순이익 3배에도 배당액 그대로 배당성향 1/3 토막…투자 필요성·차입금 상환 압력 영향

강용규 기자공개 2022-03-07 09:31:31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4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G동부제철이 지난해 이익 급증에도 배당 규모를 유지했다. 경영 정상화 궤도에는 올라왔지만 주력제품의 경쟁 심화와 차입금 상환압력 등을 고려해 주주환원에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KG동부제철에 따르면 2021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00원, 우선주 1주당 150원을 현금배당한다. 배당 총액은 약 100억원, 잠정집계된 순이익 기준으로 배당성향은 약 5.1%다.

KG동부제철은 지난해 순이익 1971억원을 거뒀다. 2020년 순이익이 669억원이었으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럼에도 2021년 배당 규모를 전년과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하면서 배당성향은 3분의 1토막이 났다. 일각에서는 ‘짠물배당’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이미 KG동부제철은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10년 동안 배당을 끊었던 과거의 ‘동부제철’이 아니다. KG그룹에 편입되기 직전 해였던 2018년 64억원에 불과했던 자기자본은 2021년 3분기 말 기준으로 1조1211억원까지 급증했고 이 기간 부채비율은 3만8841%에서 142%까지 낮아졌다. 재무적 안정성은 충분히 갖춘 셈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때 2000억원을 웃돌았던 이자비용도 2020년 258억원까지 낮아졌다. 과도한 이자비용은 과거 동부제철의 배당 실시를 어렵게 만든 주요 원인으로 꼽혀 왔다. 심지어 지난해는 이자비용이 2020년보다 더 줄었을 공산이 크다. 2021년 3분기 말 기준 KG동부제철의 이자비용은 168억원이었다.

그럼에도 KG동부제철이 결산배당과 관련해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은 주력제품 컬러강판의 시장 경쟁 심화에 대비해 투자여력을 남겨두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컬러강판시장은 점유율 순으로 35%의 동국제강, 25%의 KG동부제철, 20%의 포스코강판, 10%의 세아씨엠, 6%의 아주스틸이 경쟁하는 구도다.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자들의 증설 경쟁이 뜨겁다. KG동부제철이 지난해 연 50만톤의 생산능력을 80만톤으로 늘리는 투자를 마쳐 85만톤의 1위인 동국제강을 턱밑까지 추격하자 동국제강은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100만톤으로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점유율 3위 포스코강판은 2018년 4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뒤 증설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4위 세아씨엠은 22만톤의 생산능력을 올해 하반기 30만톤으로 늘리는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5위 아주스틸도 기존 12만톤의 생산능력을 지난해 22만톤으로 늘려 세아씨엠과 어깨를 나란히 한 뒤 올해 안에 30만톤으로 재차 늘리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컬러강판은 일반 철강재와 비교해 가격이 2배가량 비싼 고부가 제품으로 철강회사들의 수익성을 견인한다. KG동부제철로서는 동국제강을 따라잡는 것만큼이나 추격자들의 사업계획에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단순 생산능력의 격차와는 별개로 점유율을 빼앗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KG동부제철은 지난해 한 차례 증설을 마친 만큼 빠른 시일 내의 컬러강판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적시에 관련 투자를 집행할 수 있도록 여력을 비축해 둘 필요는 있다. 그런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G동부제철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은 370억원에 불과했다. 순이익이 급증했다고 해서 섣불리 배당을 확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차입금 상환의 관점에서도 KG동부제철은 현금 유출의 최소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이 3265억원에 이른다.

실적과 재무 상황이 모두 좋은 만큼 상환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KG동부제철이 자본시장을 찾은 것은 2013년이 마지막이다.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선택지다.

KG동부제철은 24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을 ‘KG스틸’로 변경하는 안건을 승인받는다. 사명에서 ‘동부’를 떼는 것을 계기로 올해를 재도약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현금을 최대한 확보해 혹시 모를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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