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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관리종목 우려' 한탑, 주주 돈으로 원재료 산다①3년 연속 적자, 곡물가격 상승세 부담…22년만에 주주에게 손벌려

황선중 기자공개 2022-03-14 07:40:41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8일 17: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곡물 제분업체 '한탑'이 주주를 대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섰다. 3년 연속 적자를 겪는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원재료 리스크를 해소할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요 원재료인 국제곡물 가격 상승이 예견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원재료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사 한탑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650만주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총발행주식수의 22.9%에 해당하는 규모다. 유상증자를 통해서는 운영자금 7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신주발행가액은 4월 22일 확정된다. 청약은 4월 27일부터 진행되며 납입일은 5월 2일이다.

한탑이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2000년 이후 22년 만이다. 1959년 6월 영남제분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한탑은 62년 업력의 곡물 제분업체다. 밀가루를 생산하는 제분 사업과 양계·양돈·축우용 배합사료를 생산하는 사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주력 사업부는 지난해 전체 매출(연결 기준)의 71.7%를 책임지는 제분 부문이다.


이번에 유상증자로 마련하는 자금은 모두 원재료 매입에 투입된다. 한탑은 원재료의 약 90%를 호주나 미국 등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주로 사용하는 원재료는 밀가루 원료인 원맥과 사료 배합용 옥수수 및 대두박 등이다. 특히 원맥은 지난해 전체 원재료 매입비의 66.6%(373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원재료 확보에 힘 쏟는 이유는 적자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다. 한탑은 2019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겪고 있다. 2019년 영업손실 78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이후 2020년 -103억원, 2021년 -46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1000억원을 상회하던 매출액도 2019년부터는 전반적으로 우하향하고 있다.

적자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은 원재료비였다. 원재료비 인상분이 제품 판가에 적절히 반영되지 못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별도 기준 전체 제조원가(601억원) 중에서 원재료비 비중은 약 89.2%(536억원)였다. 주요 원재료인 국제곡물 가격은 최근 들어서도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원맥의 메트릭톤(MT·1000㎏를 1t으로 하는 중량단위)당 가격은 △2017년 28만9785원 △2018년 31만3267원 △2019년 34만4671원 △2020년 34만1622원 △2021년 37만4123원으로 집계됐다. 약 5년 만에 29.1%가량 오른 모습이다. 그만큼 앞으로 국제곡물 가격 추가 상승에 대비해 원재료를 미리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한탑이 올해까지도 적자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관리종목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 한국거래소 규정상 4년 연속 영업손실(별도 기준)을 기록한 코스닥 상장사는 '장기영업손실'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5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할 경우에는 상장폐지 기로에 선다.

한탑은 "올해부터 국제곡물 가격이 상승한 만큼 제품 판가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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