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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인사이더스]"연구와 개발의 분리, 바이오텍에선 필수"길리어드·삼성, 컨베이어벨트 조직…제넨텍, 제품별로 한팀이 진행

홍숙 기자공개 2022-03-18 08:31:06

[편집자주]

제약바이오 업계를 리드하는 '핵심 관계자'를 모았다. 일명 바이오 인사이더스(insiders)다. 바이오텍 주요 임원 또는 벤처캐피탈 주요 심사역 등으로 구성된 이들이 시장의 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더벨은 정식 인터뷰 등을 통해선 나올 수 없는 통찰력 있는 견해를 모아서 독자에게 전달키로 했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이름, 소속, 직책은 밝히지 않는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7일 07: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눈 팔지 않고, 무조건 중심 프로젝트에만 회사 역량을 집중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이번 바이오인사이더스에 참여한 법률 관련 실무자의 말이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바이오벤처가 정해진 마일스톤만 집중해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논문을 통해 실시간으로 새로운 R&D 트렌드를 접하는 연구자 기반 CEO들은 다양한 리서치 미션을 제시하기 마련이다. 실무자들 입장에선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상당수 바이오벤처들은 연구(research)와 개발(development)을 분리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개발은 정해진 프로젝트를 일관성 있게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표의 성향에 따라 개발을 마치 연구처럼 온갖 주제를 모두 탐색해 방향성을 잃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무자 입장에선 업무적으로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 전, 중견 제약회사 및 바이오벤처 연구 경험자/현, 바이오벤처 연구 임원
B: 전, 중견 제약회사 실무 경험자/현, 바이오벤처 사업전략 임원
C: 바이오벤처 개발본부 임원
D: 바이오벤처(디지털 헬스케어) 대표
E: 전, 외국계 제약회사 및 바이오벤처 임상 관리 경험자
F: 바이오벤처 법률 관련 실무자


-바이오벤처에서 연구와 개발의 차이는 어떻게 구분짓나.

F:
스타트업 관련 책을 보면 "이것저것 하지말고, 제품부터 만들어내라."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이전에 몸 담았던 회사는 적어도 마일스톤 달성에만 오롯이 집중했다. 투자 시기별 마일스톤 달성을 위해 모든 인력이 한 프로젝트에만 주력해야 했다.

이것이 개발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대표를 비롯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 승인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임원이 구심점 역할을 잘 해 줬다.

C: 정해진 기간 내에 반드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가 트렌드에 따른 새로운 연구 주제를 제시하면 실무자 입장에서 답답할 따름이다.

C: 벤처의 특성상 연구와 개발 조직이 따로 분리돼 있지 않다. 때문에 개발 인력이 연구나 디스커버리(discovery) 단계의 업무를 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

D: 대표의 입장에서 새로운 연구 협업을 거절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 일단 다각도로 연구 주제를 검토해 본 뒤 직원들과 상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중소 제약회사 혹은 대기업은 연구와 개발이 비교적 잘 분리돼 있지 않나. 벤처와 분위기가 많이 다른가.

E:
대기업의 경우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으로 운영된다고 들었다. 제품별로 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일스톤에 맞는 팀을 만든다. 연구와 개발 영역이 완벽히 분리돼 있는 구조다. 가령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신약개발 초기 단계인 디스커버리, 동물실험 등 각 과정이 팀으로 구성돼 있다.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처럼 자신들이 맡은 업무만 반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면 된다. 물론 제품별로 디스커버리부터 개발까지 한팀이 모두 맡는 경우도 있다.

C: 정확하게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삼성과 같은 시스템을 구축했다. 반면 제넨텍은 제품별로 프로젝트를 움직인다. 제넨텍과 길리어드를 모두 경험해 본 사람은 장단점은 있다고 설명한다. 길리어드와 같은 시스템에선 각자 맡은 단계만 충족하면 다른 팀으로 넘길 수 있다.

때문에 (길리어드 시스템은) 제품화 끝 단계에서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사례도 종종 나온다고 한다. 자칫 비효율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제넨텍 시스템은 길리어드 대비 프로젝트 진행 속도는 느릴 수 있지만 팀에서 주도적으로 한 제품에 대한 전체 프로세스를 조망할 수 있다. 초기 단계에서 프로젝트 진행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B: 소규모 바이오벤처에서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본력이 충분한 회사는 R&D 자원을 자본으로 채워 넣을 수 있다. 반면 벤처는 1~2개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회사의 존폐와 직결된다. 처음부터 책임감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A: 중소 제약사 경험을 비춰 말하자면, 결국 프로젝트 매니저(PM)가 중요하다. PM이 잘 이끄는 프로젝트는 정해진 기간 내에 마일스톤 달성이 이뤄질 수 있다. 물론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수월하게 이뤄진 측면도 있다.

E: PM은 임원과 실무진 사이에서 마일스톤 달성의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해 줘야 한다.

-전통 제약회사나 대기업이 할 수 있는 R&D 영역은 벤처와 다른가.

A:
전통 제약회사는 애매한 위치에 있다. 자체 파이프라인을 갖는 것을 꺼리는 측면도 있다. 몇몇 회사는 바이오벤처에 투자를 하거나 스핀오프 회사를 만든다.

B: 매출이 반드시 필요한 전통제약회사 특성상 R&D를 내재화 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R&D 투자에 경영진 설득이 쉽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A: 일년에 전통제약회사 R&D 비용을 1000억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 비용에서 약 600억원은 제네릭 임상에 쓰이고, 나머지 비용만 신약에 쓰인다. 여전히 제네릭(복제약) 비즈니스가 전통제약회사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물론 SK바이오팜과 같이 모범 케이스도 있다. 하지만 SK바이오팜 역시 2011년 설립 초기엔 원료의약품(API)로 캐시카우를 만들어야 했다. 중추신경계(CNS) 계통을 한 곳에만 집중해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여기엔 그룹 차원의 지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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