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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를 움직이는 사람들]사업재편 전면에 등판한 '행동파' 조주완 사장①구광모 회장 러닝메이트, 전장 딜 체결·태양광 철수 주도…공급망 리스크 해결사

손현지 기자공개 2022-03-22 13:24:09

[편집자주]

구광모 체제 이후 LG전자가 숨겨진 야성을 드러내고 있다. 가전명가(名家) 타이틀 대신 '모터스 LG'로 거듭나기 위한 포트폴리오 개편 작업이 한창이다. 적자를 지속하던 스마트폰, 태양광패널 사업을 과감하게 접고 전장과 로봇 등 신사업으로 축을 옮기고 있다. '뉴LG' 비전을 품고 빠르게 변화하는 LG전자의 핵심 경영진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8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뉴 비전'에 맞춰 전망이 어두운 사업은 과감히 접고 자동차 전장부품과 로봇 등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업재편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은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이다. 그룹 내에선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탄탄한 글로벌 경험, 폭넓은 인사이트, 참신한 디지털 혜안을 바탕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역대 CEO 중 최초로 최고전략책임자(CSO, Chief Strategy Officer)까지 겸하는 '1인 2역'의 주인공이다.

◇에어컨 전략가, 해외서 임기절반…'LG 위상 높였다'

조 사장은 1987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한 뒤 재직기간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 '해외통'이다. 미국, 독일, 호주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근무하며 LG전자의 위상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지역별 가전시장과 고객에 대한 풍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정평나 있다.

특히 에어컨 분야에서 수차례 공을 세웠다. 2002~2003년 에어컨 판매량 증대 업적을 인정받아 미국그룹장, 캐나다법인장, 호주법인장을 차례로 역임했다.

가전업계 '전략가'로 통한다. 2012년 LG전자의 가정용 에어컨(RAC)사업그룹장 재직시절에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려 큰 성과를 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LG그룹 한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선진시장의 경기가 악화됐을 때라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는데 (당시 상무였던 조 사장이) 신흥시장을 타깃으로 하자는 의견을 냈다"며 "현지 맞춤 디자인 제작, 고급화 전략으로 이미지 브랜딩을 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수익을 대폭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조 사장의 전략은 들어맞았다. 2012~2013년 신흥국을 중심으로 에어콘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이듬해 2014년 전무로 승진한 후 미국법인장으로 선임됐으며 이후 사세를 확장해 북미지역대표까지 맡았다.

◇협상도 속전속결…LG마그나 품고 구광모 '믿을맨' 부상

구 회장은 2019년 말 LG전자에 CSO부문을 신설했다. 그가 밀고 있는 미래 신사업 추진 전략과 디지털 전략을 위한 일종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한 셈이다. M&A, 전장부품 사업 강화를 위한 최정예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구 회장의 사업방향을 지지해줄, 어찌보면 러닝메이트나 다름없는 CSO 자리에 망설임 없이 조 사장을 낙점했다.

구 회장과 '고객중심' 경영철학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조 사장은 여러 국가의 해외법인장으로 근무했기에 고객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사업구상을 구체화하고 실행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 회장 또한 신년사에서 '고객' 키워드를 수차례 언급했던 만큼 사업적 지향점이 일치했다.

사업적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조 사장은 2012~2013년 시절 신상필벌 기조가 강할 때도 임원 승진대열에 올랐던 인물이다. 구 회장이 임원을 달지않았던 때인데 지근거리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을 것이란 전언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조 사장은 해외 재직기간이 긴 탓에 LG전자 안에 네트워크가 많이 없어 내부에선 의아해하는 시각도 있었다"며 "하지만 젊은 마인드, 참신한 인재가 필요했던 구 회장에겐 최적의 인물"이라고 평했다.

조 사장에 대한 믿음이 빛을 발한 것은 2020년 마그나 그룹과의 협상 때다.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전장사업을 점찍고 세계 3위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LG마그나) 설립 딜을 추진하던 시기다. 그룹의 CSO를 맡고 있던 조 사장은 오랜 해외 노하우를 바탕으로 마그나와의 최종 딜을 이끌어낸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조 사장은 CSO로 재직하며 구 회장을 도와 LG전자의 혁신에 가담했다.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디지털 전환(DX) 고도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각종 신사업 육성을 위해 사내벤처, CIC(Company in Company·사내회사), 사내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 등 기존에 없던 프로세스 구축을 시도했다.

앞선 관계자는 "조 사장은 말보다 행동파로 알려져 그룹 내에서도 신뢰가 높다"고 귀띔했다. LG전자 이사회는 조 사장을 대표이사로 추천하면서 "최근 2년 동안 CSO를 맡으며 '이기는 성장과 성공하는 변화'의 DNA를 전사적으로 심어왔다"며 "단기적 성과보다는 거시적 관점에서 사업의 잠재력에 집중해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제대로 인정받는 기업을 만드는 데에 힘을 쏟았다"고 언급했다.

◇CEO·CSO 1인 2역…사업재편, 신사업 발굴 주역

조 사장은 올해부터 전임자인 권봉석 부회장의 뒤를 이어 LG전자 CEO로 발탁됐다. 기존 CSO업무까지 겸한다. 경영전반 관리, 신성장 동력 발굴 등 두가지 업무를 동시에 수행한다.

C-레벨급 임원 중 유일한 사장이 되면서 무게감도 커졌다. 여기엔 구 회장의 의사결정 효율성을 위한 의도가 담겨있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성장 기반을 다지려면 과감한 사업재편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C-레벨급 임원 5인과의 조율이 필요한데 결정권이 분산되는 것보다 사장에게 집중되는게 유리하다. 덕분에 조 사장은 지난달 적자기조를 지속하던 태양광 패널 사업을 과감히 접을 수 있었다.

최근엔 미주지역을 방문했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로 내부 컨틴전시 플랜이 가동되자 직접 북미법인 임직원들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협력관계에 있는 차량용 조명업체 ZKW, 실리콘밸리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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