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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빅4 M&A 전략]"M&A는 살아 숨쉬는 생명체, 사명감 뒷받침 돼야"②유상수 대표, 30년 삼일PwC 한우물…중소·중견 인수합병 최고 전문가

임효정 기자/ 감병근 기자공개 2022-03-28 08:01:42

[편집자주]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에도 지난해 인수합병(M&A) 시장은 그야말로 호황기를 누렸다. 빅4 회계법인이 속속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배경이기도 하다. 하루아침에 이룬 성과는 아니었다. 외국계 IB가 독식했던 M&A 재무자문에서 영향력을 키워 오기까지 노력한 결과물이었다. 더벨은 빅4의 딜(Deal) 파트를 이끄는 리더를 만나 하우스의 전략과 향후 M&A 시장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1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상수 삼일PwC 딜 부문 대표가 취임한 건 2020년 7월이다. 6월이면 딜 부문을 이끈지 2년을 맞는다. 리더 자리에 선 유 대표가 주력한 건 윤훈수 CEO가 강조한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드는 일이었다. 개개인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취지에서다. 대대적 조직개편은 눈에 보이는 성과로 나타나며 삼일PwC 구성원들의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유 대표가 바라보는 M&A 시장은 기대와 우려가 상존한다. 제로 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지난해를 뛰어넘는 활황기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PE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ESG는 물론 디지털 전환 시대가 오면서 M&A 시장의 활기는 어느 정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열정으로 움직인 딜, 돈의 논리 아닌 '삶'에 중점
유상수 삼일PwC 딜부문 대표

서울 용산에 위치한 삼일PwC 본사에서 만난 그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기 때문에 M&A와 같은 물리적 화학적 결합이 필요한 작업은 분석력뿐만 아니라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1992년 삼일PwC에 몸담은 이래 30년간 한 우물만 팠다. 2000년대 초반까지 감사 파트를 담당했고 이후 벤처 팀장을 맡으면서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전문성을 쌓았다. 중견·중소기업 M&A 전략에 있어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것도 이러한 경력 덕분이다.

‘열정적’. 그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이 내린 평가다. 고객과의 미팅이 하루를 넘겨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M&A의 필요성을 고객에게 오랜 시간 설득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에 불이 난 경험도 겪었다.

그는 암 말기로 생을 얼마 남기지 않은 고객의 딜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고객의 생전에 M&A를 마무리하기 위해 회사가 아닌 고객의 집과 병원을 수시로 드나들었다. 그가 딜 부문을 이끄는 자리에 서게 된 배경을 열정이라는 수사에 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그는 지독하게 열정적이다.

대중에게 M&A 전문가는 차갑고 냉정한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기업 M&A의 선기능보다 약탈적 기업사냥꾼의 부정적 기사를 접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는 M&A 전문가들이 실제로는 애환이 적지 않다고 했다. "불확실한 여건과 시선 속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IB 하우스이면서 동시에 회계법인이 되기 위해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돈의 논리로 해결하는 게 아닌 고객의 인생을 상담하고 인사이트를 안내해주는 역할을 통해 이 같은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유 대표의 다짐이 여운을 남긴다.

◇올해 M&A 시장, 긍정·부정적 측면 양립

지난해 M&A시장은 초호황기를 보냈다. 유 대표는 올해 시장에 대한 평가를 악재와 호재의 혼재로 정리했다.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은 악재에 가깝다. 그는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리를 낮춘 중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요 국가들이 금리를 인상하고 있거나 금리 인상 예정"이라며 "이로 인해 서브프라임 이후 사실상 유지되던 제로 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시장의 유동성 축소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PE가 주도하는 시장 분위기는 활발한 M&A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 드라이파우더가 유례없이 쌓여 있는 PE의 상황에 주목했다. 그는 "PE들이 적극적으로 M&A 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은 긍정적 측면"이라며 "PE들의 역할이 더욱 커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컨더리 시장 확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경기 변동성이 클수록 안정적인 투자처에 집중하는 경향이 짙어진다. PE가 인수했던 특정 기업의 지분을 또 다른 PE가 인수하는 세컨더리 시장의 거래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ESG 이슈가 계속 이어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TMT(Technology, Media and Telecommunication)와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신성장 산업에서의 활발한 M&A가 이어질 것"이라며 "악재와 호재가 혼재된 상황에서도 시장 변화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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