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이사회 분석]농협생명, 사외이사 4인 공통점 '농협 경력직'지주·중앙회·손보 출신 포진…사외이사 역할 약화 우려

이은솔 기자공개 2022-03-28 08:05:05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5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생명보험이 올해 새로 구성하는 이사회의 사외이사진을 모두 '농협 경력직'으로 채웠다. 금융지주에서도 계열사 사외이사들이 서로 이동하는 '돌려막기'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사외이사진 전원을 경력직으로 구성한 사례는 흔치 않았다. 객관적 시각으로 회사 경영 상황을 감독하는 사외이사 도입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생명보험은 지난 2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사외이사 후보진을 추천했다. 현 사외이사인 김영과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연임 추천됐고,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김이배 덕성여대 회계학과 교수, 강혜정 전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등 3명은 신규 추천됐다.

신규 선임된 3명의 사외이사는 모두 농협금융 계열사에서 사외이사를 맡은 경험이 있는 '경력직'이다. 이준행 교수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농협금융지주의 사외이사로 활동했고, 김이배 교수는 이달까지 농협손해보험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강혜정 교수도 2017년부터 4년 동안 농협중앙회 사외이사로 재임했다.

농협생명 임추위는 각 사외이사 후보들이 경영, 회계 등 분야의 충분한 실무경험과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어 회사 경영에 대한 견제, 감독기능을 수행하고, 경영상 이슈에 대한 문제 제기 등 이사회 및 이사회내 위원회 운영을 위해 충실히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되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금융사 사외이사진에 타 금융사 사외이사 경력직이 선임되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 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면서도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금지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전문가 집단을 구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연임 추천된 김영과 이사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다만 금융지주 내에서 사외이사가 다른 계열사로 이동하는 '돌려막기' 현상에 대한 문제는 반복해 제기되고 있다. 금융사들은 사외이사 후보군이 제한된 상황에서 전문성이 입증되고 이사회에 대한 이해가 높은 신규 이사를 구하기 쉽지 않다보니 해당 회사의 문화에 익숙한 사외이사진들을 재기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농협생명은 금융지주 계열회사 중에서도 경력직 사외이사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모든 사외이사진이 계열회사의 경력직으로 채워지는 경우는 다른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에서도 흔하지 않다.

금융지주 계열사인 KB생명보험의 경우 2021년말 기준 사외이사진 중 계열사 사외이사 경력을 보유한 이사는 없었다. 신한라이프생명도 같은 기간 사외이사진 중 다른 금융사 사외이사 경력이 있는 이사는 있었지만, 계열사 사외이사에서 옮겨온 경우는 없었다.

지주나 계열회사 출신 사외이사를 반복해 기용하는 건 사외이사의 역할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외이사가 향후 재연임이나 다른 계열사나 지주로의 이동을 염두에 두다 보면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 내부인이 아닌 외부인의 시선으로 전문성을 갖추고 회사의 경영을 감독해야 하는 사외이사제도의 도입 취지에도 어긋난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들은 지주나 계열사 내부 임기 제한 뿐 아니라 전체 계열사 내 임기를 통합해 제한하는 등 지나친 반복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역시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지주회사의 계열회사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한 기간을 합하여 9년 이상 재직할 수 없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