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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덮친 트리플 악재에 중소 운용사 '사면초가' 증시 부진에 판매사 허들 높아져…신규 펀드 1년전 절반 '뚝'

이돈섭 기자공개 2022-03-29 08:10:33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8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형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트리플 악재에 직면했다. 국내외 시장이 지난해 고점 대비 20% 이상 빠지면서 부진한 데다 주요 판매사들이 펀드 판매 허들을 높게 설정한 여파다. 내년 세재 개편안이 시행되면 펀드 투자 매력은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

수탁고 1500억원 규모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작년에는 공모주 펀드를 설정하면 그래도 자금이 모였는데 지금은 시장이 침체해 있어 펀딩 자체가 안 된다"며 "트랙레코드가 풍부하고 운용규모가 수 천 억원 이상의 운용사를 제외하면 운신의 폭이 상당히 제한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 소재 헤지펀드 운용사 한 마케팅 임원은 "현재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판매사 측에서는 차라리 지금 휴가를 다녀오라고 권유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시장과 제도 모두 운용사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소형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큰 요인은 주식시장 위축이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외 금리인상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주춤하기 시작했는데, 연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슈가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면서 국내외 시장이 지난해 고점 대비 상당폭 빠지고 말았다.

코스피는 최근 4일 연속 종가 기준 2700선을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 고점 대비 20% 가까이 빠진 수치다. 코스닥 역시 고점과 견줘 20% 이상 떨어진 상태. 시장에선 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이 도래했다고 본다. 올해 들어 카카오엔터 , 보로노이, 대명에너지,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IPO 일정을 연기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시장 흐름이 좋을 것으로 예상하면 펀드 매니저들이 운용사를 나와 개인투자에 전념하곤 하는데, 지금은 지난해 운용사 밖으로 나와 사무실을 차린 투자자들이 개인투자를 접고 운용사 문을 두드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이 시장을 비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판매사 확보도 상당한 부담이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고 여파로 증권사와 은행 등 주요 사모펀드 판매사는 펀드 선정 기준을 대폭 높였다. 특정 운용사 수탁고가 2000억원 이상은 돼야 믿고 팔 수 있다는 내부 기준이 생기면서 중소형 운용사 입지가 눈에 띄게 좁아진 모습이다.

일부 판매사의 경우 운용사 재무제표 건전성을 체크해 펀드를 가려내면서 신생 운용사 등은 판매사 직원과 미팅조차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감독당국 제재로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이 당분간 사모펀드를 팔지 못하게 된 상황이 겹쳤다는 점도 중소형 운용사 입지가 상당폭 좁아진 원인으로 지목된다.

내년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으로 펀드 내 상장주식 양도차익도 과세 대상에 오르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점도 문제다.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세제 혜택이 높은 신기사 조합 비히클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브레인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일부 대형 운용사는 자체 신기사 설립을 추진하기도 한다.

이러한 트리플 악재에 중소형 운용사는 답답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신기사를 설립하려면 최소 자본금 100억원 이상이 있어야 하는데, 중소형 운용사의 경우 자본금이 수십억원에 불과한 곳들이 허다한 탓에 신기사 설립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Co-GP 형식의 조합으로 우회로를 찾아보기도 하지만 당국 시선이 곱지 않다.

지난 한달 증권사 PBS를 활용해 신규 설정한 헤지펀드 수는 45개로 1년 전 101개의 절반도 채 안 됐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모펀드 사고 여파로 힘들었던 때와 비교해 상황이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며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업무가 제한돼 있어,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자는 것이 업계 스탠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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