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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납입자본 포커스]대주주 지갑 연 하나투어, 청약 온기 달구나박상환 회장·권희석 부회장, 실권 없이 총 123억 유상증자에 출자

김형락 기자공개 2022-04-07 07:30:08

[편집자주]

주주가 납입한 자본은 기업을 지탱하는 뼈대다. 상환 의무가 따르는 타인자본과 달리 기업이 무너지지 않는 이상 상환할 일이 없다. 사채 발행이나 금융권 대출이 여의치 않을 때 결국 기업이 기댈 곳은 주주다. 주주로부터 조달 능력도 기업 재무역량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인 셈이다. 더벨은 기업의 자본금 변동 현황과 주주 납입 능력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1일 08:02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투어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진지전에 들어간다. 여행업 침체기를 견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불렀다. 자산을 매각하며 버티다 결국 주주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대주주가 먼저 총대를 멨다. 가용자금을 총동원해 유상증자 청약에 100% 참여하겠다고 공표했다. 최대주주인 IMM PE와 하나투어 창업주인 박상환 회장, 3대주주인 권희석 수석 부회장이 주머니를 연다.

남은 건 투자자 설득과 돌발 변수 통제다. 주가 변동 폭을 줄여 신주 발행가액 하락을 최소화하고, 우리사주조합원과 소액주주·일반 투자자 청약 열기를 달궈야 무탈하게 증자를 마칠 수 있다.

하나투어가 1346억원(예정 발행가액 6만4100원 기준)을 조달하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신주로 보통주 210만주를 발행해 운영자금 1046억원, 채무상환자금 300억원을 만든다. 오는 6월 청약, 납입을 거쳐 7월 1일 신주를 상장하는 일정이다.


기존 주주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건 18년만이다. 2004년 운영자금 9억원을 조달하는 주주 배정 유상증자 이후 구주주를 대상 조달이 뜸했다. 2006년 주식예탁증서(DR) 발행했지만 새로운 주주를 대상으로 한 공모였다.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었다. 코로나 장기화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재무 건전성도 흔들렸다. 단기금융상품, 부동산을 매각해 버텼지만 한계가 있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645.5%에 이른다. 2020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329억원(이하 연결 기준), -1073억원을 기록했다. 남아 있는 현금성 자산(1057억원)을 소진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박 회장과 권 부회장의 등판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박 회장은 1993년 하나투어를 설립해 지금까지 이끌어온 인물이다. 1996년 하나투어에 입사한 권 부회장은 재무라인을 통솔하며 살림을 도맡았다. 두 사람은 하나투어의 주주 조달 능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단순한 2대주주, 3대주주 이상의 무게감을 지니고 있다.

하나투어는 코스닥 상장 전까지 박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100% 출자한 기업이었다. 2000년 11월 코스닥 입성 이후 주주 구성이 다양해졌다. 구주 매출없이 신주 90만주를 찍어 공모자금 24억원을 조달했다.

박 회장과 권 부회장의 출자는 2004년이 마지막이었다. 그해 10월 운영자금 9억원을 조달하는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 박 회장은 1억원, 권 부회장은 7000만원을 납입했다.

영국 증시 문도 두드렸다. 2006년 11월 DR을 발행해 647억원을 조달했다. 하나투어 신주(보통주 116만1000주)를 기초로 하는 DR 580만5000주를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해 해외 주주까지 포섭했다.


위기 앞에서 자존심도 내려놨다. 박 회장은 2020년 IMM PE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줬다. IMM PE가 운용하는 '하모니아 1호 유한회사'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2대주주로 내려왔다. 운영자금 1289억원을 조달한 대가였다. 이사회에 IMM PE 측 인사를 들여 공동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하모니아 1호 유한회사는 최대주주로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서도 제몫을 다한다. 배정 물량 29만1460주를 모두 소화해 187억원을 납입할 예정이다.

박 회장과 권 부회장의 납입 규모도 상당하다. 11만4177주를 배정 받는 박 회장은 73억원, 7만8249주를 배정 받는 받는 권 부회장은 50억원을 책임진다. 지난해 하나투어 등기이사(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 제외) 1인당 평균 보수액(약 3억원)으로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 박 회장과 권 부회장이 가장 최근 수령한 배당금으로도 역부족이다. 2019년 배당금으로 각각 9억원, 6억원을 받았다. 보유 자산이나 차입을 활용해 대금을 치러야 한다.

유상증자 최종 흥행 성패는 우리사주조합원들과 소액주주들이 쥐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에는 신주 20%를 배정했다. 오는 6월 2일 발행가액을 확정하고, 8일 우리사주조합, 구주주 청약에 들어간다. 구주주 청약에서 발생한 실권주는 13~14일 일반 공모로 청약을 받는다. 최종 실권주는 대표 주관사인 KB증권, NH투자증권이 인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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