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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스, '윤기언 대표 빈자리' 박광호 사장 앉힌 까닭은 '바로스' 키운 장본인, 계열사 일감 수주 '오너 2세 개인회사' 일룸 지원사격

이효범 기자공개 2022-04-06 08:15:08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5일 09: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퍼시스가 박광호 바로스 사장을 대표이사로 전격 발탁한 가운데 그의 경영 역량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퍼시스그룹 내 가구와 관련된 물류사업을 키운 장본인으로서 물류서비스를 개선한 공로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1년만에 승진하기도 했다. 또 임기 동안 바로스의 매출을 큰폭으로 늘렸고 오너 2세의 승계 지렛대로 꼽히는 일룸의 고속성장도 지원사격했다.

퍼시스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후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로 발탁했다. 그는 배상돈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 체제로 퍼시스 경영을 이끈다. 2021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윤기언 전 부사장이 1년 만에 사임하면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후속 인사로 풀이된다.

박광호 퍼시스 대표는 2012년 임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배상돈 집행위원과 함께 생산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이었다. 배 대표는 1964년생, 박 대표는 1963년생으로 한살 차이다. 박 대표는 2013년 퍼시스 임원 명단에서 빠졌는데 계열사인 일룸의 연구부문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일룸 연구소장, 바로스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박 대표는 2017년 그룹 정기인사에서 바로스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그해 3월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듬해인 2018년 정기인사에서 1년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퍼시스그룹은 당시 박 대표가 그룹 전체의 물류·시공 서비스 개선 성과를 인정해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고 밝혔다.

그는 바로스를 이끌면서 매출을 큰폭으로 늘렸다. 취임 첫해인 2017년 매출액은 452억원으로 이후 매년 10% 이상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매출액은 800억원으로 전년대비 20% 이상 증가한 규모다. 바로스는 퍼시스와 일룸의 물류·시공·사후관리(A/S)를 주력으로 하기 위해 설립된 그룹 계열사다. 1997년 바로물류로 설립돼 2008년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다.


바로스가 매출을 확대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룹 계열사들과 활발한 거래다. 매출액의 90% 이상을 퍼시스, 시디즈, 일룸과의 용역거래 등을 통해서 창출했다. 다소 느슨했던 계열사들과 용역거래가 박 대표 취임 이후 더욱 강화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의 임기 동안 매출이 매년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계열사들간의 거래가 늘었기 때문이다. 계열사들의 외형 성장도 바로스 매출이 증대로 이어졌다. 특히 계열사간 거래의 절반 가량은 성장속도가 빨랐던 일룸과의 거래를 통해서 만들어졌다.

바로스는 계열사들의 일감을 바탕으로 영업비용을 상쇄하는 수준의 경영방식을 고수해왔다. 박 전 대표 임기 동안 창출한 순이익은 약 15억원에 그쳤다. 바로스의 매출원가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202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660억원 가운데 용역수입이 636억원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매출원가율은 97%에 달한다. 바꿔말하면 용역을 제공받는 계열사들의 수익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의미다.

이와 달리 일룸 매출액은 2016년 1500억원에서 지난해 3700억원 규모로 2배 이상 성장했는데 이 기간동안 매출원가율은 50% 초반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2016년 2%대 였던 영업이익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2020년, 2021년 각각 7% 중반 수준에 형성됐다. 매출 증대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바로스는 퍼시스그룹 오너 2세인 손태희 사장이 직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2020년말 기준 바로스의 주주는 일룸(지분율 55%)과 손 사장(45%)이다. 손 사장은 또 일룸 지분 29.1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일룸은 발행 주식 가운데 자사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61%에 달한다. 이를 제외한 의결권 지분율만 놓고보면 손 사장의 지분율은 75%를 웃도는 수준이다.

퍼시스그룹의 계열사들은 크게 손 사장의 지배를 받는 일룸, 시디즈와 그의 부친인 창업주 손동창 회장의 지배 아래에 있는 퍼시스홀딩스와 퍼시스 등 크게 2개 축으로 나뉜다. 손 사장이 확고한 후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지분 승계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일룸과 퍼시스홀딩스의 합병으로 지분 승계가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퍼시스홀딩스와 비교해 일룸의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손 사장에게 유리하다. 박 대표가 바로스를 성장시키면서 일룸의 기업가치도 상승하는 셈이다.


박 대표 선임은 퍼시스 이사회의 추천으로 이뤄졌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2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모두 퍼시스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부사장 이상 직급의 경영진들이다.

퍼시스 이사회는 박 대표의 사내이사 추천 사유로 "퍼시스 제조부문 임원, 일룸 연구소장, 바로스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였던 경력을 바탕으로 사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겸비하고 있다"며 "가구산업에 오래 종사하며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적절한 의사결정으로 회사의 성장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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