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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주도권 잡은 LG, OLED 기술 '롱런'에 베팅 [첨단전략산업 리포트]②삼성 '마이크로LED' 대중화 오래 걸릴 것, 중수소 등으로 OLED 기술 수명 확대 초점

원충희 기자공개 2022-04-11 14:15:00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는 한국을 먹여 살리는 3대 국가대표 산업이다. 정부도 중요성을 인식해 '국가 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비메모리를 키워야 하는 반도체, 중국의 추격을 받는 디스플레이, 개화하는 시장에서 주도권 선점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배터리 업계, 모두 현실은 녹록지 않다. 더 빠르게 치고 나가지 못하면 세계 무대에서 밀릴 수 있다. 대기업을 필두로 첨단전략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소재·부품·장비업체들이 현재 어디에 서 있는지 진단하고, 미래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7일 10: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두기업은 선점자 효과를 누리며 시장을 자신에 유리한 구도로 이끈다. 후발주자는 이를 넘어서기 위해 아예 시장 룰을 바꾸려 한다. 테크기업의 경우 혁신적인 기술로 판을 흔드는 '게임체인저'가 대표적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에도 이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형 프리미엄 TV의 패러다임이 LG 중심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재편되는 가운데 경쟁자 삼성은 퀀텀닷(QD) 기술과 미니LED, 더 나아가 마이크로LED TV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차세대 기술을 선점하려 한다.

LG는 마이크로LED의 대중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아직 OLED 기술이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터라 게임체인저가 나올 만한 시기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최근 중수소를 사용한 OLED EX를 선보이며 더 좋은 재료 등으로 기술 수명을 늘려 롱런할 수 있는 만큼 OLED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반도체·휴대폰 대비 트렌드 전환속도 느려

초기 디스플레이인 브라운관(CRT)은 화면왜곡 방지를 위해 두꺼운 패널이 필수였다. 때문에 얇아지거나 가벼워지는 혁신이 불가능했던 게 약점이었다. 1984년 일본에서 출시된 최초의 컬러 평면 액정표시장치(LCD) TV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리더십이 CRT에서 LCD로 넘어가는 기폭제가 됐다.


2000년대 초반 TV 대형화 바람이 불면서 LCD와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과 같이 얇은 디스플레이가 등장하자 CRT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00년대 중반 디스플레이 시장에는 LCD와 PDP 간의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PDP 진영에는 삼성이, LCD 진영에는 LG가 있었다.

LCD의 시장 진입을 가능케 해준 것은 노트북이었다. 소형화가 어려워 TV 외에는 확장하지 못했던 PDP와 달리 LCD는 휴대폰, 노트북, 모니터와 TV까지 모든 디스플레이를 커버할 수 있었다. LCD 기술은 상대적으로 소형이면서 화질 특성에 둔감한 노트북과 모니터 시장 확대를 통해 자본 축적이 가능했고 이는 공격적인 생산라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이어졌다.

TV 시장에서 요구됐던 성능과 대량 양산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LCD는 PDP를 밀어내고 기술 대체를 가속화했다. LG의 승리였다. 새로운 트렌드 역시 LG가 스타트를 끊었다. 2013년 LG전자가 차세대 기술인 OLED TV를 첫 출시하면서 디스플레이 시장은 다시 요동을 쳤다.

아직은 LCD TV 출하량이 전 세계 기준으로 2억대를 넘지만 지속적으로 감소세가 진행되는 반면 OLED TV 출하량은 올해 800만대를 기록해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40년이 다된 LCD가 여전히 디스플레이 시장에 남아있는 것처럼 트렌드에 변화가 있으나 속도는 휴대폰, 반도체 등과 비교해 천천히 이뤄지고 있다.

LG 한 관계자는 "휴대폰은 2~3년 주기로 바꾸지만 TV는 2~3년만 교체하는 경우가 드문 것처럼 디스플레이 시장은 게임체인저가 자주 나올 곳은 아니다"며 "OLED TV 초창기 때도 소비자들이 LCD와 차이점을 뚜렷하게 알아보지 못했는데 최근 코로나 시국에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인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트렌드 판도 뒤집으려는 삼성, 차세대 기술 '물밑경쟁'

삼성은 2013년 OLED TV를 내놓았다가 완성도 문제로 시장에서 철수한 뒤 OLED에 다소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후 LCD 패널과 백라이트 사이에 QD 필름을 덧대 8K까지 화질을 높인 QLED를 선보였지만 진정한 의미의 OLED는 아니다.

삼성이 진짜 OLED기술을 적용한 것은 최근에 보인 QD-OLED부터다. 여기서 더 나아간 게 나노로드(Nanorods)를 활용한 QNED로 유기물이 아닌 무기물 LED(갈륨질소 LED) 백라이트를 발광원으로 사용한다. 이론적으로는 유기물을 사용한 OLED 대비 발광효율이 좋고 소비전력이 낮으며 공정비용도 저렴하다.

다만 나노로드 제조와 균일하게 도포하는 기술이 필요해 상용화 단계에 들어가진 못했다. LG가 지난해 출시한 QNED TV는 나노셀 LCD TV에 미니LED 기술을 더한 것이라 진정한 의미의 QNED와 이니셜만 같지 엄연히 다른 기술이다.

삼성으로선 LG 중심의 OLED 시장을 흔들려면 같은 OLED 기술로 경쟁할 게 아니라 아예 트렌드 판도를 뒤집을 필요가 있다. 최근 밀고 있는 미니LED는 LCD와 OLED의 중간단계로 LCD 기반이지만 백라이트용 LED 크기를 100~200마이크로미터로 대폭 줄여 색 표현력과 명암비를 개선한 제품이다. 미니LED를 내세워 OLED를 계속 부정적으로 보는 일련의 태도는 세계 TV시장 1위라는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OLED 트렌드를 막아 세우려는 시도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의 히든카드는 현재 최고의 기술력으로 평가되는 마이크로LED TV다. 미니LED보다 훨씬 작은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반도체 기판에 심어 만든 차세대 TV다. 수백만 개 이상의 소자들이 각각 밝기와 색상을 조절해 차원이 다른 화질에다 수명도 OLED의 약 3배인 10만 시간에 달한다.


다만 LG는 아직 마이크로LED를 위협적인 기술로 보고 있지는 않다. 고난이도의 제조공정으로 가격이 상당히 비싸기 때문이다. 89인치가 거의 1억원에 육박하고 110인치 기준으로 1억7000만원에 달한다. 더구나 마이크로LED는 55~66인치 가정용 TV로 만드는 게 더 어렵다. 대중화되려면 십 수 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 측은 OLED 기술이 선보인지 10년도 안된 터라 게임체인저가 나올 시기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기존 OLED 기술을 보강하는 형태로 트렌드 롱런을 이끌어 갈 방침이다. 대표적인 게 최근 선보인 OLED EX다. 발광층 등 전체 유기물의 약 5%만 경수소를 중수소로 바꿔 기존 OLED보다 성능을 30% 이상 개선한 제품이다.

즉 재료만 살짝 바꿔도 훨씬 더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유기물의 경수소를 100% 중수소로 대체한다면 성능은 2배가량 개선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LG 측은 대형 OLED EX 패널 양산에 들어간데 이어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중소형 OLED 패널에도 중수소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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