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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CJ ENM, 단순 콘텐츠 동맹 넘어설 가능성 '솔솔' 공동제작·채널편성 협의…시즌-티빙 결합 시 토종 OTT 판 흔들 수도

이장준 기자공개 2022-04-11 14:14:46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7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와 CJ ENM이 콘텐츠 제휴를 넘어 더욱 단단한 동맹관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KT가 미디어 사업 육성책으로 든든한 우군을 기반으로 하는 협력 강화를 내세운 가운데 최근 투자 유치까지 이끈 파트너라는 점에서 양사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이미 콘텐츠 제작과 채널 편성에는 협의를 마쳤다.

특히 시장에서는 양사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케이티시즌(seezn)과 티빙(tving)이 결합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KT 측에서 이를 부인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토종 OTT 시장을 흔들 변수가 등장할지 주목된다.

◇KT 미디어 사업 육성 전략 '우군 확보'…지분투자한 CJ ENM에 쏠린 눈

윤용필 스카이라이프TV 대표는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을 키우기 위한 3대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크게 오리지널 콘텐츠 역량 강화, 상생 모델을 통한 우군 확보, 과감한 투자로 요약된다.

윤 대표는 "올해부터 ENA를 중심으로 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비롯해 CJ ENM, 글로벌 OTT 사업자들과 공동제작을 하는 등 외연을 확장하겠다"며 "제작사와 상생하는 모델을 통해 제작 퀄리티를 높이고 우군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카이라이프TV는 향후 3년간 과감하게 콘텐츠에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왼쪽부터 윤용필 스카이라이프TV 대표,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장,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

특히 콘텐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국내외 사업자들과 제휴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KT와 CJ ENM은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그 일환으로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을 투자해 첫 전략적 투자자(SI)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KT스튜디오지니는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해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 차원에서 역량 있는 제작사 인수 및 지분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CJ ENM과 콘텐츠 공동제작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tvN과 ENA STORY가 공동 제작한 첫 예능 프로그램 '이번 주도 잘 부탁해'가 당장 다음 달 방영될 예정이다.

윤용필 스카이라이프TV·미디어지니 대표는 "CJ ENM 측에 제안한 기획안이 받아들여지면서 처음으로 공동제작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채널은 동시에 편성해 tvN까지 확장하는 것까지 논의했고 추후에도 협력 관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스튜디오지니의 오리지널 콘텐츠 가운데 일부는 CJ ENM 측에서 유통하기로 했다. tvN 채널을 비롯해 티빙 등 OTT 플랫폼에 편성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디어·콘텐츠 공동사업 추진을 위해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사업협력위원회도 꾸린다. 아직 멤버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KT를 비롯해 미디어 밸류체인에 해당하는 그룹사와 CJ ENM 측 '톱 레벨' 인사들이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장은 "CJ ENM이 영상, 음악, 공연 등 모든 콘텐츠를 갖추고 있고 지니뮤직의 2대 주주이기도 해 관련 사업에서 많은 협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OTT 통합 가능성 부인 안해…웨이브 주도 국내 OTT 시장 판도 변화 주목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KT와 CJ ENM이 보유한 OTT를 통합해 경쟁력을 키울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KT 측에서 이와 관련 부인하지 않으면서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지속될 전망이다.

강국현 사장은 "아직 CJ ENM 측과 협력관계와 관련해 정확하게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도 "국내 토종 OTT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고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티빙은 2020년 10월 CJ ENM의 OTT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해 출범했고 최대 주주 역시 CJ ENM(67.6%)이다. KT시즌은 지난해 8월 공식 출범했다. 현재는 KT-KT스튜디오지니-KT시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돼 있다. 최근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 주주로 오르면서 KT시즌 관련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


국내 OTT 시장은 전 세계적인 추세와 마찬가지로 넷플릭스가 주도하는 가운데 토종 OTT 여럿이 군림하는 양상이다. 그중에서도 SK스퀘어 산하의 콘텐츠웨이브가 운영하는 웨이브(wavve)가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M/S)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티빙과 시즌, 왓챠 등 다른 국내 플랫폼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발굴하는 등 노력으로 고객을 유입하고 있지만 아직 웨이브의 위상을 넘지는 못했다.

그런데 티빙과 시즌이 통합한다면 이같은 토종 OTT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다. 티빙은 국내 톱 콘텐츠 강자 CJ ENM에 힘입어 입지를 어느 정도 굳힌 상황이다. 시즌은 KT스튜디오지니, 스카이라이프TV 등 그룹사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유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가입자 수가 중복 고객을 제외한 두 OTT 가입자 만큼 단번에 늘어나는 데다 KT그룹의 넓은 고객 기반을 홍보 채널로 활용해 신규 유입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T 통신 고객은 물론 스카이라이프, BC카드, 케이뱅크, 지니뮤직 등 교차판매(cross-selling) 고객 기반은 충분할 것으로 분석된다.

윤용필 대표는 "후발사업자이기는 하나 KT그룹사 고객 접점이 많아 경쟁 사업자 위치까지 빨리 따라갈 수 있다고 본다"며 "가령 케이뱅크 앱을 이용하는 750만명의 가입자 기반을 활용해 프로모션을 펼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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