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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고려저축은행]‘오너 리스크 해소’로 지배구조 안정화 기대이호진 전 태광 회장 지분 30.5% 유지…경영권 분쟁 우려 감소

이기욱 기자공개 2022-04-12 08:06:10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1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대주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대주주 적격성 유지 문제로 흔들렸던 고려저축은행의 지배구조가 안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전 회장이 금융위원회와의 행정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이 전 회장은 고려저축은행의 지분과 지배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고려저축은행은 올해 안정화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 등의 경영 목표를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최근 이 전 회장이 금융위를 상대로 제기한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 충족 명령 및 주식처분명령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020년 11월 이 전 회장에게 6개월 이내에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을 충족시킬 것을 명령한 바 있다. 이 전 회장이 2019년 대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것에 대한 후속 조치였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은 기간 내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고 금융위는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지분 10% 초과분에 해당하는 주식 45만7233주를 처분하도록 했다. 이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30.5%(68만304주) 중에서 9.99%에 해당하는 22만3071주만 남기도록 한 것이다. 이에 이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금융위에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약 1년만에 첫 판결이 나왔다.

행정법원이 이 전 회장의 손을 들어준 가장 큰 이유는 이 전 회장의 불법 행위가 대부분 대주주 적격성 유지 심사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2010년 9월에 도입된 제도를 그 이전 사건에도 소급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을 통해 이 전 회장은 고려저축은행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가 항소에 나설 경우 추가로 법정 공방을 벌여야 하지만 1심에서 한 차례 승소했기 때문에 리스크는 이전보다 낮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 이 전 회장이 출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영향력은 이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저축은행은 태광그룹 내 계열사들 중에서 경영권 분쟁이 재개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주목받아왔다. 과거 이 전 회장과 상속권 분쟁을 벌였던 조카 이원준씨가 다른 계열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이임용 태광그룹 창업주의 장손으로 현재 고려저축은행의 지분 23.2%를 보유하고 있다. 태광산업(7.49%), 흥국생명(14.65%) 등에 비해 지분율이 높다.

만약 이 전 회장이 금융위의 명령대로 고려저축은행의 주식을 처분할 경우 최대 주주는 이 씨로 변경된다. 이 전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태광산업(20.2%)과 대한화섬(20.2%), 흥국생명(5.9%)도 고려저축은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 주주가 되는 이 씨와 이들 사이의 의결권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지난해 6월 새롭게 선임된 이종수 고려저축은행 대표의 부담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배당 수익 측면에서도 이번 판결은 이 전 회장에게 큰 의미가 있다. 고려저축은행은 다른 금융계열사들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매년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며 이 전 회장에게 적지 않은 현금 수익을 가져다 줬다.

최근 5년간 고려저축은행은 실적 변화와 관계 없이 1주당 5000원, 총 112억원의 배당을 유지해왔다. 이 전 회장은 매년 34억원씩 5년 동안 약 170억원의 배당 수익을 얻었다. 배당 성향은 가장 낮았던 지난해에도 32.23%로 30% 이상을 기록했으며 2019년에는 무려 42.19%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오너 리스크가 상당부분 해소된 고려저축은행은 올해 안정화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최근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고려저축은행은 전년(370억원) 대비 17.84% 늘어난 4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올해는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하며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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