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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건설사 밸류 분석]IPO 개화기, 후보군 기업가치 '수조원대' 차이상장 추진 후발주자 속속 등장 기대…전통사업 분류, 디스카운트 '약점'

성상우 기자공개 2022-04-18 07:34:12

[편집자주]

건설업계에는 상장 후보들이 많다. 상장 건설사의 수가 그리 많지 않은데다 조 단위 시총 이상 대어급이 즐비하다. 최근 수년간 최적의 상장 타이밍을 노려온 건설사들이 올해 들어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할 분위기다. 주요 상장 후보 건설사들의 기업가치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이를 조명해보는 동시에 각사의 IPO 전략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3일 10: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은 건설업계에 험지가 된 지 오래다. 그동안 걸출한 대어급 후보들이 수차례 문을 두드려지만 모두 무산됐다. 대형사든 중견·중소형사든 마찬가지다. 대기업 그룹사를 등에 업고 수조원 규모 매출에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가진 곳들도 번번이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

대형사들조차 잇따라 고배를 마시게 한 배경에는 건설업에 대한 고질적인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저평가 시선이 자리잡고 있다. 똑같이 1000억원대의 연간 순이익을 내더라도 타 산업군에선 수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반면 건설사의 경우 1조원대 밸류 평가도 못 받는 경우가 상당수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기업의 미래 가치를 키우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건설사들이 지속해 IPO 시장 문을 노크하는 이유다. 친환경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해외 시장 재오픈, 주택 시장 활성화 등 훈풍을 타고 올해 이후 2~3년간 건설사들의 상장 러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통산업 장기 성장성에 '물음표'…타 산업 대비 밸류 디스카운트

건설업은 과거 1970년대 산업화 시기를 거쳐 1980년대 도시화 이후로 이어지는 경제 고성장기를 이끈 주역이다. 주요 건설사들 중 1980년대에 상장한 곳들이 가장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DL·DL이앤씨 전신)이 1970~1980년대에 상장했다. 태영건설, 코오롱글로벌, 금호건설 등 중견사들 역시 이 시기에 대거 상장했다. 상장사로서 40~50년 역사를 가진 곳이 건설업계에 많다.

그만큼 건설업은 국내에서 전통 산업으로 분류된다. 산업군과 개별기업들이 오래된 역사를 가졌다는 점이 흠은 아니지만 자본시장에선 디스카운트로 작용할 수 있는 약점도 안고 있다. 2010년대 들어 플랫폼, 게임, 제약·바이오 등 성장산업으로 분류되는 곳들이 최소 몇배에서 수십배 성장을 이루는 동안 건설사들은 정체에 빠졌다. 최근 10년간 주가 추이를 보면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 모두 박스권에서 나오지 못했다. 시장은 건설업의 중장기 성장성이 다른 산업 대비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류가 달라졌다. 2010년대 초반 건설업 전반에 상장 추진 바람이 불기도 했지만 그 직후 덮친 대형사들의 중동 플랜트 사업 적자 사태로 수그러들었다. 다행히 최근 2~3년간은 국내 주택시장이 잠깐 활황기로 들어서면서 주택 사업 비중을 키워 온 대형사들은 최저점 수준에 있던 주가를 어느 정도 끌어올렸다. 건설사들이 모처럼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최적 타이밍을 기다려 온 비상장사들도 IPO 논의를 다시 수면 위로 올리는 분위기다.

지난해 도급순위 기준 15위권 기업 중 절반(7개사)이 아직 비상장사다. 4위권인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한화건설 등이 대기업그룹사들도 대열에 포함돼 있다. 전부 조 단위 밸류로 평가받는 곳들이다.

SK에코플랜트 사옥

◇SK에코플랜트 IPO 성공 시 후발주자 상장 이어질 듯

IPO 성사 기대감이 가장 높은 곳은 SK에코플랜트다. 2010년대 초반과 2018년에 각각 상장을 타진했지만 매번 악재가 터지면서 무산된 경험이 있다. 상장을 준비할 때마다 본업에서 예상치 못했던 비용이 대거 발생해 골머리를 앓았다.

올해 들어서도 예상치 못한 악재는 있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대규모 공사 현장 사고가 건설업 투심에 찬물을 끼얹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증시가 공포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마저 상장을 철회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다. 다만 시장에 우호적인 정책기조를 가진 새 정부가 들어선 덕에 분위기는 다시 반전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SK에코플랜트 IPO를 둘러싼 기류도 우호적이다. SK에코플랜트는 주요 증권사들에 RFP를 최근 뿌렸고 주관사 확정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이 이 딜을 따내기 위해 달려들었다. SK에코플랜트의 상장 밸류로는 최대 10조원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친환경 사업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가 전통 건설사들과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SK에코플랜트가 상장에 성공하면 눈치만 보던 건설사들도 그 대열에 앞다퉈 합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차기 후보군은 모두 걸출한 대어급이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이 주요 후보다. 이들 기업은 연매출 5조~8조원 수준을 꾸준히 내고 있다. 2조~3조원 매출 규모를 내고 있는 한화건설, 호반건설도 주요 후보로 거론된다.

눈여겨 볼 부분은 이들 사이의 밸류 격차가 기업 규모 차이 대비 크게 벌어져 있다는 점이다. SK에코플랜트와 현대엔지니어링만 해도 그 규모 차이가 크지 않지만 거론되는 밸류는 4조원에 달하게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 호반건설 등을 비교해봐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규모의 상장사들과 밸류를 비교해보면 격차는 더 커진다. 사업 포트폴리오와 비용 구조, 주택 사업 비중이 큰 경우 브랜드 파워도 여기에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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