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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보수 책정법 진단]별도 위원회 없는 LG, 연봉구조 따져보니④효율적인 이사회 운영…보수 지급건은 사내이사 의결권 제한

김위수 기자공개 2022-04-22 07: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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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되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은 수십억~수백억원에 달한다. 관심은 과연 이들이 받는 연봉이 합당한지, 어떻게 산출되는지, 바람직한 보상 시스템은 무엇인지 등에 쏠린다. 더벨이 주요 기업의 보수 책정 시스템 현황을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5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광모 회장 취임 후 LG그룹은 대대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될성부른 떡잎은 키우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사업은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이 구 회장의 경영방식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용어다.

휴대폰 사업, 태양광 사업,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 등 구 회장 체제에서 잘려 나간 사업만 여럿이다. 대신 전장, 인공지능(AI), 로봇, 전기차 배터리를 다음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이런 식의 사업구조 손질을 위해서는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LG그룹 대부분 계열사의 대표이사들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이유로 해석된다.

LG그룹 이사회 내 위원회를 봐도 효율적인 구성이 돋보인다. 지주사인 ㈜LG의 이사회 위원회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가 있다. 이중 상법상 자산 2조원 이상의 기업이 의무적으로 갖춰야 하는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외의 위원회가 설치된 시점은 지난해다. 지난해가 되기 전까지는 최소한의 구성으로 이사회를 운영해온 것이다. 보수를 심의하는 별도 위원회가 없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LG그룹의 이사 보수는 기본급, 역할급, 성과금으로 나뉜다.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임원보수규정이 기반이다. 기본급에 해당하는 연봉은 규정에 맞춰 물가상승률, 대외경쟁력, 재무성과 등을 고려해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성과금은 말 그대로 사업 및 개인 성과에서 기인한 인센티브로 계량지표, 비계량지표를 고려해 산출, 이사회에서 승인한다.

이런 연봉 구조는 LG그룹은 물론 '범LG가'로 분류되는 GS그룹, LX그룹, LS그룹(역할급과 더불어 직급수당이 별도로 존재) 등에서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보수위원회 없이 이사회에서 보수를 결정하는 체계 역시 대부분 계열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LG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8억원을 수령한 구 회장의 연봉은 △기본급 22억2500만원 △역할급 22억2500만원 △기타 복리후생 700만원 △상여금 43억6800만원이다.

지난해 구 회장의 연봉은 전년 대비 총 10.2% 상승했다. 살펴보면 기본급, 역할급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기본급과 역할급은 각각 1.8% 늘어났을 뿐이다. 큰 변동을 보인 금액은 상여금이다. 2020년 36억4000만원이던 상여금은 지난해 43억6800만원으로 20% 증가했다.

㈜LG에서 지난해 11월까지 재직한 권영수 부회장도 비슷하게 기본 연봉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상여금 상승으로 총보수가 뛴 점이 눈에 띈다. 2020년 권 부회장이 ㈜LG에서 받은 연봉은 총 31억5300만원이었는데, 2021년에는 1~11월 받은 금액만 따져도 31억8100만원이었다. 이중 권 부회장이 2021년 1~11월 근무해 받은 상여금은 2020년 대비 20% 상승했다.


두 대표이사의 상여금 상승은 LG그룹의 외형 확대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국제적으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낸 LG그룹의 호실적을 계량지표로 삼았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LG 매출은 전년 대비 31.9% 늘어난 6조859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5.1% 확대된 2조4601억원으로 나타났다. 2019년과 비교한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은 각각 54.9%, 192.5%에 달했다.

여기에 비계량지표도 고려됐다. ㈜LG는 사업보고서에서 구 회장과 권 부회장의 상여금에 관해 "비계량지표와 관련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사업구조 고도화 및 사업경쟁력 제고에 기여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공통적으로 설명했다.

이사회에서 합리적으로 보수를 책정했다는 것이 LG측의 입장이다. 실제 매년 3월 열린 이사회에서 다룬 '집행임원 성과인센티브 지급 승인의 건'에 대해서는 이사회 내 사내이사들의 의결권이 제한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사회 내에서 보수를 책정하거나 심의하는 기능이 없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재계 관계자는 "LG의 경우 보상 안건에 대해 사내이사들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라며 "회사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강제할 수 없지만 보수위원회를 통해 투명성을 높이는게 글로벌한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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