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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금고 쟁탈전]진옥동 신한은행장 "그간의 상처 씻어낸 쾌거"4년전 1금고에 이어 2금고 운영권도 확보…“타행들 강해질 것 대비해 만전 기하겠다"

김현정 기자공개 2022-04-19 08:12:29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8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담당 직원들이 큰 멍에를 내려놓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의 말에는 기쁨과 동시에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묻어났다. 서울시 금고지기 자리는 신한은행에 커다란 명예를 가져다줬지만 그간 많은 논란과 실질적 손실에 잡음도 많았다.

이번 금고 쟁취는 자칫 '매몰비용'으로 끝날 수 있는 그간의 노력이 '미래를 위한 투자'로 확정되는 한편, 직원들의 상처를 불식시킨 뜻깊은 쾌거라는 게 진 행장의 설명이다.

진 행장은 더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고 신한은행로서는 굉장히 큰 쾌거이고 행운"이라며 "우리가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 신한은행이 서울시금고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을 때만 해도 100년가량 변동 없던 기존 금고지기의 철옹성을 뚫기란 어려워보였다. 2018년 삼수 끝에 1금고 운영권을 따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이번에 2금고까지 챙기며 연 48조원의 서울시금고를 독차지하게 됐다.

신한은행이 서울시 금고를 맡은 이후 상황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서울시 금고지기라는 영예를 얻었지만 왕관의 무게는 무거웠다.

서울시와 약조한 출연금 및 막대한 전산 투자로 실질 손실이 수천억원에 이르렀다. 중간에 예기치 못한 금리 인하 기조로 고정금리로 계약된 공금예금 부문에서 또 다른 손실을 입기도 했다. 무엇보다 출연금 문제로 내려진 당국 제재는 당시 시금고 입찰을 따낸 담당 직원들로서 조직에 가장 마음의 짐이 된 부분이었다.

진 행장은 “굉장히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시금고와 관련해 지난 4년이 많이 뼈아팠다”며 “만일 이대로 끝나면 뼈아픔이 회복되지 못하고 그대로 굳어질 것이라는 점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4년 전 입찰에 참여했던 직원들 대부분이 현재 그대로 시금고 담당으로 있다”며 “입찰을 준비하던 직원들에게 이번 시금고 수성은 ‘은행의 명예’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담당 직원들의 ‘자신감 및 사기 진작’ 차원에서 꼭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이 참 고생을 많이 했고 좋은 결과를 가져다줘 고맙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이번에 1, 2금고를 모두 거머쥐면서 기관영업 신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금고는 은행 기관영업의 ‘최대어’로 사실상 모든 은행들이 눈독을 들이는 자리다. 다만 진 행장은 이번 신한은행의 쾌거를 놓고 자세를 낮추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기존 운영사업자라는 점이 입찰에 유리한 측면이 있었을 것이란 설명이었다.

그는 “입찰에 참여한 모든 은행들이 열과 성을 다했고 서로 큰 차이는 없었을 것”이라며 “다만 신한은행이 기존 시금고를 담당하고 있는 은행이고 서울시도 4년마다 한 번씩 시금고 IT 운영 주체를 바꾼다는 게 리스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에도 신한은행에도 윈윈(win-win)의 결과였다고 보고 우리가 또 앞으로 서울시 금고를 위해 공을 들여 더 잘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지난 4년 동안 신한은행이 가꾼 서울시 금고의 디지털라이제이션을 놓고 자긍심을 내비쳤다. 신한은행은 2018년 서울시에 금고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세금납부·수납 편의성을 제공, 스마트한 금융파트너가 되겠다고 약속했고 이후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

신한은행은 금고은행으로 선정된 이후 상암동에 ‘시금고 IDC센터’를 구축하고 시금고 시스템을 은행 시스템으로부터 완벽하게 분리시켰다. 독립된 시스템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였다. 또한 청사 인근에는 ‘시금고 통합센터’를 구축해 접근성을 높였다.

시민 편의성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서울시 ETAX 홈페이지와 STAX 앱에서 수납 가능 계좌를 전은행으로 확대하는 한편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사를 통한 결제수단도 추가했다. 카카오톡을 통한 세금납부 안내, 장애인과 취약계층까지 배려하는 편리한 수납서비스 구축 등도 신한은행이 신경 써 만든 서비스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선호 추세에 발맞춰 세무 전용 AI(인공지능) 챗봇으로 재산세·자동차세 등 각종 세금 상담부터 조회·납부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개발했다.

진 행장은 “서울시 금고 운영에 있어서 지난 4년 동안 디지털 전환이 많이 됐다”며 “디지털 OCR 등 편의성이 증진된 부분을 서울시 측에서도 분명 체감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행장은 특히 다음 4년 동안 더 큰 디지털 도약을 약속한 점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것이라 내다봤다. 신한은행은 14일 PT 자리에서 이후 4년 간 차세대 전산 시스템 추가 개발안을 발표했다. 빅데이터를 통한 이상기류 감지 시스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디지털 납부 시스템, AI 상담원 등 디지털 수단들을 통한 다양한 시민 편의성 개선안을 구체적으로 어필했다.

진 행장은 “예를 들면 우리가 구상하고 있는 메타버스 세정 시스템은 시민들이 메타버스를 통해 들어와서 세금 계산도 해보고 세금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해보는 플랫폼”이라며 “지금은 통지서가 날라오면 어떻게 산출됐는지 자세히 알 길이 없는데 플랫폼에서는 그런 내역도 상세히 볼 수 있고 앞으로 6개월 혹은 1년 뒤 세금도 계산해볼 수 있다. 시민들의 정보 접근성 및 활용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서울시 금고 프로젝트 몇 개가 있다”며 “서울시에서 저게 되면 진짜 좋아지겠다고 생각한 것 같고, 준비를 많이 한 만큼 많은 호응을 받았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행장은 올해 남은 기관영업들을 놓고 더욱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바라봤다. 신한은행이 발전하고 있는 동시에 타행들 역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서울시금고 주거래 은행 선정이 일단락되며 은행권의 기관영업 시선이 서울시 구금고로 향하고 있다. 7월 인천시금고도 은행들 간 혈투가 예상되는 금고사업이다.

진 행장은 “다른 은행들이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신한은행은 이번을 계기로 더 대비를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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