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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2세 승계구도 해부]제일건설, 대기업집단 편입 눈앞…대응 전략 '아직'④2021년 말 자산 3조 육박, 매년 30~40% 성장…당국 모니터링 강화 부담

신준혁 기자공개 2022-04-22 07:25:05

[편집자주]

중견 건설사들의 성장세가 매섭다. 시공능력평가순위 30위권 밖에서 조용히 몸집을 키우다가 어느덧 대형사와 사업을 놓고 경쟁할 만한 수준까지 올라선 곳이 상당수다. 하지만 무게감이 크지 않았던 탓에 후계구도 등을 두고서는 여전히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기업이 많다. 1세대 창립자의 뒤를 이어 2세대 경영으로 넘어가고 있거나 비교적 최근 이를 마무리한 중견건설사들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0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건설이 3조원 수준의 자산을 달성하면서 '공시대상 기업집단' 편입을 고민해야할 시기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기업집단 편입기준을 충족하지 않았지만 자산 증가율이 매년 30~40%에 육박한다. 이 추이대로면 내년쯤 대기업집단 편입이 이뤄질 전망이다.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리면 그룹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겠지만 그만큼 고민해야 할 구석도 많아진다. 복잡하게 얽힌 특수관계사를 정리하고 일감 몰아주기와 차입거래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불어난 자산, 기업집단 곧 편입 가능성…대응책 찾기 숙제

제일건설의 지난해 말 별도기준 자산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1조4475억원을 기록했다. 금액으로 치면 3000억원 가량 늘었다. 제일풍경채와 제이제이건설, 제이아이건설 등을 포함한 연결기준 자산은 3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3422억원에서 4459억원, 자본총계는 8415억원에서 1조15억원까지 늘었다.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과 미처분이익잉여금 등 자본항목이 1000억원가량 증가했다. 부채의 경우 미지급금과 선수수익, 분양선수금 등이 크게 늘었는데 이는 주택사업 확장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자산 규모 변동을 두고 공정위 기업집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비슷한 호반건설과 중흥토건, 대방건설, IS동서가 분양 호조에 힘입어 자산을 급격하게 불린 점을 감안하면 제일건설도 자산 5조원을 곧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룹의 두 축인 제일건설과 제일풍경채의 자산 추이를 보면 2016년 7500억원에서 2017년 1조4216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 후 3년 연속 1조원대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2조3647억원까지 늘었다. 제일풍경채의 경우 2021년 재무지표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추이를 보면 제일건설과 합산 자산총계가 이 시기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대기업집단에 편입되면 기업으로서 짊어져야 할 의무도 많이 생긴다. 기업집단 소속회사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대규모 내부거래 등을 공시해야 한다. 재무와 손익 뿐만 아니라 임원과 이사회, 소유지분, 계열사간 주식소유 등을 공개해야 한다. 때문에 그간 베일에 감춰진 제일건설 자회사의 경영현황도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다.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도 오른다. 사익편취 규제대상은 '특수관계인 등이 2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이들 회사가 자회사 지분 50%를 초과 보유한 경우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총수일가가 지분을 갖고 있는 특수관계법인과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연 매출의 30% 이상이면 일감몰아주기로 간주해 증여세를 부과 받는다. 지배주주 지분이 3% 이상인 계열사도 규제대상이다.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총수일가가 이익을 증여하는 꼼수를 막기 위한 조치다.

공정위는 매년 5월 기업의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 합계액을 평가해 5조원 이상이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공시 의무를 부여한다.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이다. 지난해에는 건설업종 가운데 반도홀딩스·IS지주·대방건설·MDM의 불어난 자산 규모를 고려해 이들 기업을 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했다.


◇대주주 오너 지배력 견고, 특수관계사 대규모 거래 '공정 리스크'

기업집단에 편입될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제일건설 입장에선 그룹의 미래전략을 전면 새롭게 고심해야 한다.

제일건설은 2006년 시공사업 부문을 분할해 특수관계사였던 풍경채와 합병시켰다. 동시에 법인명 '제일건설'을 '풍경채'에 넘겼다. 시공사업 부문을 떼어낸 제일건설은 '제일풍경채'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이 과정에서 2세 경영자인 유재훈 사장의 제일건설 지분율은 3.75%에서 34.19%로 대폭 늘었다.

알짜 시공부분을 흡수합병한 제일건설은 2012년 이후 지분현황을 공시하지 않아 주주와 임원현황을 제대로 알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었다. 확인 가능한 공시에 따르면 유 사장은 제일건설 지분 41.8%를 보유하고 있다. 창립자인 유 회장은 14.56%, 부인 현해씨와 아들 승헌씨는 각각 14.93%와 17.57%를 보유해 주요 주주에 올라 있다.

유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제일풍경채(옛 제일건설)의 지분 84.03%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내부거래비중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세종화건설과 영우홀딩스 등 16개 종속기업으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34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0억원 이상 늘었다.

세종씨앤씨, 제이앤디개발, 파주운정5PFV 등 특수관계사와 거래를 통한 매출은 753억원에서 3888억원으로 5배 가량 증가했다.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 제일풍경채 등 기타특수관계자와 거래도 1739억원에서 2299억원으로 500억원 가량 상승했다. 신규사업에 따라 PFV를 설립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수치다.

결국 제일건설은 대기업집단에 편입되면 총수일가 지분과 내부거래 정리가 불가피하다. 자산규모 5조원대 성장이 눈앞에 있는 만큼 사전에 미리 서둘러 그 방향을 잡아둬야 한다는 게 업계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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