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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관리 최우선…LG 전장사단이 낙점한 '멕시코' 현지 부품 클러스터 매력적…글로벌 물류대란 심화, GM 북미 전기차 공장 근접성 고려

손현지 기자공개 2022-04-22 14:32:55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0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와 마그나그룹의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멕시코에 새로운 전기자동차 부품공장을 꾸렸다. 기존 부품공장이 국내 인천, 중국 난징 등 아시아권에 위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뭇 다른 선택이다.

멕시코로 눈을 돌린 이유는 전기차 최대 생산거점인 북미 지역과의 근접성을 고려한 조치다. 최근 코로나19에 이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악조건 속에서 물류대란이 심화되고 있다. 주요 해상물류가 막힌 가운데 멕시코는 육로를 통해 GM 북미 생산공장 등으로 부품을 운반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췄다.

최근 공급망 관리(SCM)에 주력하고 있는 LG전자의 전략이 돋보인 선택이기도 하다. 멕시코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가 형성된 지역이다.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에 필요한 부품 조달을 원활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물류난에 SCM 고삐…설비투자만 '1억달러'

LG전자의 자회사 LG마그나는 멕시코 코아우일라주 라모스 아리즈페(Ramos Arizpe)에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LG전자의 투자금액은 설비투자만 1억달러(약 1200억원)다. 부지 매입비용 등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LG마그나가 멕시코에 공장 입지를 정한 데는 LG전자의 공급망 관리 전략이 담겨있다. 라모스 아리즈페는 멕시코 중부에 위치한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다. 사실상 자동차부품 클러스터인 셈이다.

인근엔 관계사인 마그나 파워트레인의 공장도 위치하고 있다. LG전자 전장사업(파워트레인, 인포테인먼트, 차량용조명)의 한 축인 ZKW(조명) 공장도 있다. 또 전기차를 제조하는 현대차그룹의 기아 공장도 멕시코에 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각 국가마다 락다운(봉쇄령)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선택이다. 중국의 경우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상하이를 시작으로 봉쇄 범위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LG전자 전장사업(VS)본부가 작년 흑자전환에 실패했던 이유 중 하나가 코로나19발 '반도체 쇼티지'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반도체 관련 구매비용이 상승하고 수급불안 등에 따른 운용비용이 치솟았다. 즉 완성차에 들어가는 파워트레인 엔진 '부품의 부품' 조달이 힘들어졌다.

물론 완성차 생산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면서 부품 수주량이 주춤한 영향도 있다. 다만 작년 VS본부 매출이 연간 기준 처음으로 7조원을 돌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주량 감소보다 비용적 증가 요인이 턴어라운드 시기를 늦추는데 더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4분기 VS사업본부 영업손실은 536억원에 달한다.

당시 LG전자 내부적으로도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하는 계기가 됐다. 여러 곳에서 부품을 수급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모듈형태로 조립하는 VS본부의 성패가 SCM에 달려 있던 것이다. LG그룹 한 관계자는 "제품과 부품 경쟁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공급망 관리에 실패하면 시장을 경쟁사에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공급망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산하에 있던 SCM실을 SCM담당으로 격상시켰다. '팀-실-담당-센터-사업본부' 순으로 커지는 LG전자의 부서체계를 고려하면 위상이 높아진 셈이다. 반도체 개발·구매팀도 신설했다.

LG전자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신규 프로젝트 출시에 따른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반도체 수급난 지속·재료비 인상 등 원가상승 리스크가 잔존한다"며 "특정 부품단위의 불확실성이 내포돼 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에서 현지시간 19일 열린 LG마그나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 착공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정원석 LG마그나 대표,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 제프모리슨 GM 부사장, 조주완 LG전자 CEO, 미구엘 리켈메 코아우일라주 주지사, 호세 마리아 모랄레스 라모스 아리즈페 시장, 톰럭커 마그나 파워트레인 대표, 사진=LG마그나

◇GM 파트너십 관리, 전기차 최대 생산거점 '북미' 공략

LG마그나가 멕시코로 눈을 돌린 건 글로벌 고객사 GM에 부품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LG마그나의 멕시코 공장은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구동모터, 인버터 등 핵심부품을 만들 예정이다.

GM의 전기차 생산공장이 멕시코와 미국에 위치해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멕시코에 부품공장을 설립, GM에 부품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있다. 최근 물류대란이 심화되면서 한국(인천)과 중국(난징) 공장에서 부품을 만들어 GM 북미공장으로 운반하는 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고려했다.

GM은 LG마그나가 공을 들이고 있는 매력적인 고객사다. 벌써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총 350억달러(약 41조원)를 들여 30종 이상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LG와의 인연도 돈독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합작사도 만들었다. LG전자로부턴 자동차 통신 부품인 텔레매틱스컨트롤유닛(TCU)을 공급받고 있다. 이번 LG마그나의 멕시코 공장을 통해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목적이다.

실제로 이날 착공식 행사에 모리슨 GM 부사장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합작관계 기업인 LG전자(조주완 사장, 은석현 전무), 마그나(톰 럭커 대표), LG마그나(정원석 대표) 외 거래처 경영진이 직접 참석한 것이다.

더 나아가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넒히려는 의도 역시 내포돼 있다. 북미는 손꼽히는 전기차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Marklines)에 따르면 올 1월 한 달 전기차 판매량 기준으로 미국은 중국(35만대), 유럽(12만대)에 이어 3번째(6만대)로 많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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