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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던스' 이면의 근거 [thebell note]

박동우 기자공개 2022-05-20 09:01:36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1일 07:4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자가 기업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무엇일까. '가이던스(guidance)'다. 회사가 자체적으로 내놓는 실적 전망치로, 예측한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들어간다. 미래 사업 성과를 알려주는 안내서나 다름없다.

가이던스 이면에는 근거가 존재한다. 시장에서 납득할 정도의 '타당성'을 갖추는 게 관건이다.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참고할 만하다는 '신뢰성'도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증권가에서 제시하는 예상치인 컨센서스(consensus)와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고려아연이 2017년에 연간 가이던스를 내놨다가 애널리스트들의 비판을 받았던 사례가 떠오른다. 실적 전망의 근거인 원자재 가격 예상치를 시장의 진단과 달리 지나치게 낮은 수준으로 내다본 대목이 문제였다. 당시 고려아연은 그해 아연 평균 가격이 톤당 2200달러에 형성될 거라고 명시했다.

시세 우상향 가능성이 뚜렷하다고 분석한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들어맞았다. 2017년 말까지 아연 가격은 톤당 3300달러 수준으로 올랐다. 원자재 값의 상승 여파로 고려아연은 같은 해에 개별 기준 매출 5조4524억원, 영업이익 7612억원을 올렸다. 호실적을 거뒀지만 매출 4조8193억원, 영업이익 5709억원을 예상한 가이던스와는 금액 격차가 상당했다.

물론 원자재 가격의 추이를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다. 경제 위기, 전쟁, 자연재해 등 온갖 변수를 맞닥뜨리면 시세가 출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 성과를 좌우하는 요소인 만큼 수정 근거를 토대로 추가 전망을 내놓는 자세도 필요하다. 한국IR협의회는 '상장법인 IR모범규준'을 통해 "경영환경 변화로 예측치가 바뀌었을 때 변경 내용을 공시하고 투자관계자에게 제공"할 것을 권고한다.

일회성으로 연간 실적 전망치를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분기 가이던스를 제시하는 대안도 살펴야 한다. 반도체 회사 AMD,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들은 분기마다 예측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제시한다. 업황, 원료 시세 예상치 등 판단 근거가 계속 '업데이트' 되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데이터를 안내하는 의미가 존재한다.

회사의 현재를 넘어 미래까지 알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건 기업 IR 조직이 풀어나갈 과제다. 실적 전망의 토대를 이루는 근거 정확도를 높이는 건 결코 쉽지 않으나 넘어야 할 산이다. 투명한 경영 정보를 제공하는 IR의 취지에 부합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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