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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 패자부활전]용두사미된 VC P2P 투자 무엇을 남겼나①대안금융 유망주에서 신뢰 추락에 붕괴, VC 책임론까지 제기

권준구 기자공개 2022-05-27 07:25:18

[편집자주]

2015년 해외 성공 모델을 본떠 국내에서 200개가 넘는 P2P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각종 규제와 잇따른 고소·고발로 수많은 회사들이 고사위기를 맞았다. 2020년 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시행으로 현재 47개 업체가 패자부활전에 이름을 올리며 재기를 꿈꾸고 있다. 더벨이 대안금융 유망주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후 다시 재기를 노리는 P2P 스타트업의 지난 7년의 발자취를 짚어보고 향후 전망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0일 13: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장의 싹을 틔우던 P2P 산업이 폐허의 잔해 속에서 다시 재기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과거 문제 P2P 업체들에 투자했던 VC들은 손실을 봤던 그 당시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P2P(Peer to peer) 금융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출자와 투자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금융업을 의미한다. 초기에 P2P 금융을 하나의 사업 형태로 마땅히 분류하기 어려워 대부업으로 사업등록을 해왔던 P2P 업체들이 2020년 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법의 시행으로 제도권으로 편입됐다.


◇온투법 시행 전 다사다난 P2P 투자史, VC 뭉칫돈 몰렸다

2015년 국내에 P2P 업체가 생기며 모험자본 투자처로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창업투자회사 등의 등록 및 관리규정'에 따르면 대부업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투자는 불가능했다. 당시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은 P2P금융 기업에 대해 핀테크가 아닌 대부업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P2P 업체에 투자를 계획했던 벤처캐피탈은 이를 중단해야 했다.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는 "당시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투심위 통과까지 됐지만 제도에 막혀 투자가 홀드 됐다"고 밝혔다.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2016년부터 P2P 온라인 대출업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조건부로 허용했다. 동시에 국내 P2P 대출 시장도 1조원 수준으로 커지면서 성장 가능성 역시 입증됐다. P2P 업체를 향한 벤처캐피탈의 투자 러브콜로 이어졌다.

초기투자 물꼬는 부동산 전문 P2P인 테라펀딩이 열였다. 본엔젤스파트너스는 엔젤투자자와 손을 잡고 2016년 1월 테라펀딩에 12억원을 베팅했다. 이어 8퍼센트는 DSC인베스트먼트·SBI인베스트먼트·캡스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45억원의 첫 투자금을 유치했다. 렌딧은 미국계 VC인 알토스벤처스의 선택을 받아 58억원을 확보했다.

호시절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2017년 금융위원회는 투자자 보호 장치를 두기 위해 P2P 대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일반 개인투자자가 연간 한 P2P 업체당 10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P2P 업계가 고액 투자자에 대한 의존도가 컸기 때문에 산업 성장에 제한이 있을 것이라 예측됐다.

하지만 P2P가 토스,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업체들과 협업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2017년 6월 테라펀딩이 토스와 제휴해 투자자 모집 확대에 성공했다. 해당 모델은 8퍼센트·투게더펀딩·어니스트펀드·피플펀드 등 여타 P2P 업체로 이어졌다. 그 결과 2018년 P2P 산업의 전체 누적 대출액은 4조8000억원을 넘어서며 2년 전(6000억원)에 비해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모험자본 유입도 다시 활성화됐다. △테라펀딩(330억원) △어니스트펀드(214억원) △렌딧(234억원) △8퍼센트(240억원) △피플펀드(187억원) △투게더펀딩(130억원) 등 주요 P2P 업체들은 설립 이후 수백억원 대 기관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성장 발판을 다졌다.

◇횡령, 모럴해저드로 신뢰 추락, 투자 VC '난감'

빠르게 성장하던 P2P 산업은 2020년에 들어 한순간에 신뢰를 잃고 무너졌다. 일부 P2P 업체들의 도덕적 해이 및 관리 부실이 원금손실·차주 폐업·검찰 수사 등의 결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에 투자한 VC들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투자금 회수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업무집행조합원(GP)으로서 피투자기업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동산담보 대출을 주로 취급해온 P2P 팝펀딩은 2016년 NHN과 동문파트너즈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팝펀딩 대표를 포함한 핵심 관계자 3명이 550억원 규모의 투자금 돌려막기, 허위광고를 했다. 사기 및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2020년 7월 구속기소 되면서 투자자들은 사실상 돈을 날렸다. 특히 NHN은 팝펀딩에 30억원을 출자해 회사 지분 21% 가량을 보유했지만 이를 전액 투자 손실액으로 처리했다.

P2P 업체 중 운용자산(AUM) 2위를 달렸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P2P 업체 루프펀딩의 사례도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케이벤처그룹은 2016년 루프펀딩에 총 34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건설업자와 루프펀딩 전 대표는 1만명이 넘는 투자자로부터 받은 자금 약 400억원을 임의로 사용하는 데 공모했다. 이들은 각각 징역 7년,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매출채권 상품을 파는 탑펀드에서도 '애니메이션&콘텐츠 IP' 등 상품 150여개에서 원금이나 수익금 상환 지연이 발생했다. 어센도벤처스는 2019년 시리즈A 라운드에서 탑펀드에 5억원을 베팅했지만 사건 발생 이후 투자금에 대한 감액을 결정했다.

풍선효과로 인해 P2P 산업 전체와 이에 투자한 VC 역시 타격을 받았다. 팝펀딩, 루프펀딩 등 고소·고발 사태가 연달아 터지면서 P2P업체의 신규 대출액이 3개월 만에 절반 수준인 1200억원대로 떨어졌다. 투자자 신뢰가 떨어지면서 P2P 산업 전반에 냉각기가 찾아온 것이다.

P2P 업체에 투자한 업계 관계자는 "문제 업체에 투자한 VC도 억울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며 "그럼에도 벤처캐피탈은 투자 포트폴리오의 사업이 법률적, 도덕적으로 건전하게 이뤄지도록 감독할 의무를 지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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