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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를 쫓는 이유 [thebell note]

박기수 기자공개 2022-05-20 09:01:15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6일 07: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은 역시 최고경영자(CEO)다. 혹은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오너일수도 있다. 이 둘이 합쳐진 '오너 CEO'는 보통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는다.

반면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위상이 다르다. '2인자'인 경우도 있고 단순한 금고지기 역할만 하는 경우도 있다. 전자는 재무 뿐만 아니라 전략·인사·커뮤니케이션 등 CEO의 영역까지 손을 뻗는다. 후자는 자금조달이나 재무 관리 등 전통적인 CFO의 역할에 그친다.

어쨌든 CFO는 기업에서 무언가를 결정하는 주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너나 CEO가 방향성을 제시하는 큰 사안을 결정하면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한 최적의 방법론을 제시하는 인물에 가깝다.

CEO나 오너에 비해 중요성이 떨어져도 CFO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경우에 따라 CEO나 오너보다 투자자들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으로 연관돼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최근 신성장동력 발굴로 매년 막대한 자금을 쏟는 한 대기업 예시를 들겠다. 최근 투자자들에게 당분간 사실상 배당을 주지 않겠다는 배당 정책을 내놨다. '잉여현금흐름(FCF)의 일부를 배당으로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FCF를 계산하는 산식에 본인들이 행하는 M&A로 인한 현금 유출을 산입시켰다.

보통 FCF는 M&A의 재원이지 결과가 아니다. M&A로 수천억원을 쓰는 이 기업에서 매년 FCF는 마이너스(-)로 나올 수밖에 없다. 당연히 배당도 없다. 배당 정책을 수립하는 총괄자는 CFO다.

CFO에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자금 조달의 중요성과 중압감이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투자 규모가 조단위를 가볍게 넘어가는 시대다. 적시에 많은 자금을 끌어와야 하는 CFO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몇 달 차이로 희비가 갈린 국내 두 배터리사가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물적 분할 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본인들이 목표한 자금 조달을 이뤄냈다. 반면 SK온은 타이밍을 놓쳤다. 아직 현금창출이 없는 사업이라는 점도 발목을 잡았지만 물적 분할과 관련한 외부 이슈에도 영향을 받았다. 현재는 프리IPO로 방향을 틀었다.

마지막으로 경우에 따라 CFO는 오너의 최측근이다. LG그룹이 대표적이다. LG그룹의 일부 CFO들은 CEO를 보좌하는 조력자임과 동시에 CEO와 오너 사이의 가교 역할도 한다. 사내 위상도 타 그룹의 경우와 비교하면 CEO에 버금갈 정도다. CEO만큼 업계가 주목해야 할 인물이라는 의미다.

금고지기 역할만 하는 CFO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오너나 CEO만큼 CFO를 둘러싸고도 많은 '스토리'들이 생긴다. 이 이야기들이 투자자들이나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점차 커진다. 이것들이 모두 CFO를 쫓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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