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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서 화학으로 간 롯데, 바이오서 신성장 꽃 피울까 제과업 모태 포트폴리오 변신 '영토확장', 2세 신동빈 의학바이오 CDMO 승부수

이효범 기자공개 2022-05-17 07:17:42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6일 15: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1960년대 국내에서 제과사업을 시작해 식품과 유통으로 영토를 넓혀온 가운데 최근까지 화학사업을 육성해왔다. 이미 그룹 내에서 가장 큰 매출을 창출하는 계열사는 롯데쇼핑에서 롯데케미칼로 바뀌었다.

이런 가운데 지배구조의 정점인 롯데지주는 새로운 동력 발굴하는데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헬스케어에 이어 바이오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신동빈 회장은 특히 바이오 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조기에 안착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실적에 역전 당해…신용도 전망 하락 파장 '미미'

롯데쇼핑은 2022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7708억원, 영업이익 687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2.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2%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의 연결기준 영업실적은 이를 뛰어넘었다. 1분기 매출액 5조5863억원, 영업이익 82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21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3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6.7%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이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롯데쇼핑을 제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연간기준 처음으로 롯데쇼핑의 영업실적을 뛰어넘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의 매출액은 각각 18조1205억원, 15조5736억원으로 2조5469억원 차이를 나타냈다.

영업이익만 놓고보면 롯데케미칼은 이미 오래전부터 롯데쇼핑을 앞질렀다. 2017년 영업이익은 3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최근 5년간 최고치를 찍었다.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최근 5년간 1조원을 넘어선 적이 없다. 2017년 5000억원 대로 떨어진 이후 거의 매년 감소세다.

롯데쇼핑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오프라인 채널을 위주로 한 롯데쇼핑의 확장전략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2020년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하면서 외형이 줄었다. 특히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마트, 슈퍼, H&B(헬스앤뷰티) 사업부문을 줄이자 전체 매출이 감소했다.

롯데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보면 무게추가 유통에서 화학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제과를 비롯해 식품사업을 일궜던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은 유통과 화학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식품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을 신사업을 키우기 위한 재원으로 사용하며 미래를 대비했다.

롯데는 특히 1990년대 유통을 핵심사업군으로 보고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할인점, 편의점, 슈퍼 등 전국에 오프라인 점포를 늘리는 확장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2011년 롯데쇼핑은 연결기준 매출액 20조원을 돌파했고 당시 영업이익 2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키웠다. 2015년에는 매출액 29조원을 넘기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핵심사업이 유통에서 화학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은 최근 채권시장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 2월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2월 각각 롯데쇼핑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당시 신용등급 하락은 그룹 전체의 신용도 문제로 번지지는 않았다.

한국기업평가는 이에 대해 "5개 주력 계열사(롯데쇼핑·롯데케미칼·호텔롯데·롯데칠성음료·롯데제과 등)의 자체 신용도와 실적 비중 등을 감안할 경우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하락만으로 그룹의 계열 통합 신용도가 하락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쇼핑 신용등급이 AA-로 하락한 것은 신용등급 전망이 바뀐 것"이라며 "롯데지주가 롯데쇼핑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다른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유지 되면서 계열사에 연쇄적인 변동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시장에서는 오히려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신사업 발굴 첨병' 롯데지주, 바이오·헬스케어 계열사 잇단 설립

롯데그룹은 앞으로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지주가 HQ체제로 전환한 이후 이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 인사 당시 HQ체제 전환을 선언하면서 "각 그룹사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롯데지주는 지주사 본연의 업무에 더욱 집중한다"며 "그룹 전체의 전략 수립 및 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신사업 추진, 핵심인재 양성 등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지주는 올 3월 자본금 700억원을 출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한데 이어 104억원을 출자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새로 만들었다. 롯데지주 내 ESG경영혁신실 신성장2팀(롯데바이오로직스)과 3팀(롯데헬스케어)이 각각 주도하는 사업이다.

앞서 설립된 롯데헬스케어는 국내에서 헬스케어 관련 플랫폼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그룹 계열사들의 역량을 집중해 이를 구현하기 위해 만든 법인이다. 삼성전자에서 헬스 서비스를 담당했던 우웅조 신성장3팀장 상무를 영입해온 배경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와 달리 바이오 의약품 CDMO를 위한 계열사다. 최근 1억6000만 달러(약 2000억원)를 들여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키로 했다. 롯데지주는 더불어 향후 10년간 2조5000억원을 투입해 2030년 글로벌 10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 회장도 롯데의 바이오 사업에 대해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이번 투자를 결정하는 이사회에서 "BMS 시러큐스 공장의 우수한 시설과 풍부한 인적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롯데와 시너지를 만들어 바이오 CDMO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롯데가 해보지 않았던 사업 중 그룹 차원의 역량을 기반으로 잘할 수 있는 영역으로 확장을 해 나가는 것"이라며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사업의 성패에 따라 식품, 유통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롯데의 정체성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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