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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 패자부활전]피플펀드, 트렌치 중복 담보 오해벗고 기관 협업 '활황'⑤베인캐피탈·디쓰리쥬빌리 등 누적 투자금 1000억 돌파, 개인신용대출 확대 전략

권준구 기자공개 2022-06-02 08:26:00

[편집자주]

2015년 해외 성공 모델을 본떠 국내에서 200개가 넘는 P2P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각종 규제와 잇따른 고소·고발로 수많은 회사들이 고사위기를 맞았다. 2020년 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시행으로 현재 47개 업체가 패자부활전에 이름을 올리며 재기를 꿈꾸고 있다. 더벨이 대안금융 유망주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후 다시 재기를 노리는 P2P 스타트업의 지난 7년의 발자취를 짚어보고 향후 전망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6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렌치 상품으로 곤욕을 치렀던 피플펀드가 P2P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 등 기관 협업 활성화를 통해 이뤄내겠다는 복안이다.

피플펀드는 현재 대출잔액 기준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추후 소비자금융 대출을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 전략으로 삼았다.

◇기관 협력 선두주자...'트렌치 상품→이중담보' 고발 사태도 일어나

2015년 영업을 시작한 피플펀드는 개인신용대출 및 부동산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는 미국 P2P 업체 렌딩클럽의 성장세를 본 후 국내 P2P 산업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피플펀드를 설립했다.

피플펀드는 설립 초기에 은행 협업 시스템 구축을 위해 1년여 동안 영업을 하지 못했다. 당시 P2P 업체는 국내 시장 규제에 따라 대부업 자격으로 활동해왔기 때문이다. 1년에 걸친 금융당국의 유권해석을 거쳐 피플펀드는 전북은행과 협업해 P2P전용 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국내 P2P 업체 중 대부업 대출이 아닌 은행 대출을 취급한 것은 피플펀드가 최초였다.

성장 잠재력을 눈여겨본 VC 등 기관투자가들은 피플펀드에 대한 선제적 투자에 나섰다. 데일리금융그룹,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카카오페이, 모루자산운용, 유경자산운용 등이 총 187억원을 베팅했다. 두둑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피플펀드는 월 소비자금융 취급액이 2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카카오페이는 피플펀드와 제휴해 대출비교 서비스 등 P2P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2018년 금융감독원의 P2P 대출 실태조사 중 카카오페이를 통해 투자할 수 있는 트렌치 상품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16년부터 피플펀드는 트렌치 상품을 판매했다. 트렌치 상품은 위험률과 수익률, 채권의 종류와 성질에 따라 분류하고 구조화하는 금융 상품을 의미한다. 한 사람이 돈을 상환하지 않아도 같은 트렌치 안에 있는 사람들이 대출금을 정상 상환하면 투자금 회수 확률이 높아진다.

피플펀드는 수익률 배분과 리스크관리 원칙에 따라 평균 40~60개의 채권을 분포해 최종 포트폴리오로 구성했다. 선순위(트렌치A)부터 후순위(트렌치B) 순으로 투자원금 및 수익 수령 순위를 부여했다. 당시 개인채권 트렌치A를 200호까지 발행했고 발행 규모는 400억원이 넘는 수준이었다.

2018년 당시 '구조화 상품' 및 '트렌치'라고 이름 붙은 파생 상품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이중 담보로 인해 투자자를 보호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과거 트렌치 운영 과정 중 기존 트렌치 상품의 담보가 해지되지 않았음에도 신규 트렌치 상품 모집을 위한 담보로 설정되면서 단기간의 담보 중복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었다. 중복 담보를 활용해 담보 가치가 넘는 투자금을 모집하거나 중간에서 가로챌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피플펀드는 재빠르게 조치했다. 과거의 질권설정 중복 이슈를 해소했으며 중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빙 자료를 금감원에 제출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당시 발생했던 이중담보 문제를 모두 소명했으며 이를 신속히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소비자금융 대출로 '피봇', 애큐온저축은행 MOU 체결

지난해 피플펀드는 8퍼센트·렌딧과 함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이하 온투업체) 1호로 등록됐다. 지난 12월에는 759억원 규모의 시리즈C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외국계 금융투자기관, 사모펀드(PEF) 등의 기관이 주로 참여했다. 베인캐피탈이 주도했으며 골드만삭스, CLSA캐피탈파트너스, 500스타트업, 아크앤파트너스 등의 기관이 투자를 단행했다.

기관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작년 월 신규 대출 취급액 400억원을 달성했다. 직전 년도(14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오른 수치다. 동시에 피플펀드는 전체 신규 대출 포트폴리오를 소비자금융 상품으로 재편했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기관과의 협업도 지속 강화할 예정이다. 피플펀드는 지난해 애큐온저축은행과 전략적 MOU를 체결했다. 중금리대출을 공급하기 위해 신규 디지털 제휴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다만 난관이 아직 남아 있다. 금융당국의 유권해석 문제로 온투업체에 대한 기관 연계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다. 온투업법상 기관투자자인 저축은행 등 여신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지만 저축은행법을 적용할 경우 불가하기 때문이다.

앞서 피플펀드는 전북은행과의 은행 연계형 대출 상품 운용을 중단했다. 금융당국은 온투법 시행 이후 은행통합형 P2P 대출 모델 운영이 더는 불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현재 피플펀드와 전북은행은 온투법에 따라 투자금 예치하는 기관으로서 협력하고 있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앞으로의 리스크는 P2P 산업의 생존을 결정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신용대출을 지속 확대하고 기관과의 연계로 신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머신러닝 기반 신용평가모형(CSS)을 활용해 대환대출 이용 고객이 기존 대출 대비 평균4.5%p의 금리 인하 효과를 봤다”며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 낮은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는 대환대출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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