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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PBS 진출 키움증권, 직접 수탁 나설까 내부 검토 착수, IT인프라·인력 확보는 숙제

양정우 기자공개 2022-05-20 07:53:49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9일 08: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라임 브로커 서비스(PBS) 사업에 뛰어드는 키움증권이 직접 수탁까지 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수탁 비즈니스를 신사업으로 낙점한 후 정식 론칭을 앞둔 가운데 증권사마다 새로운 수익원으로 직접 수탁 사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PBS 사업 진출에 이어 직접 수탁을 신규 비즈니스로 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본래 법규상 PBS 사업자인 증권사에 수탁자 지위가 부여되지만 업계 관행상 수탁 업무 자체는 재위탁을 통해 수탁은행이 담당해 왔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운용업계의 생태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무엇보다 은행권에서 수탁 업무에 부정적 스탠스를 취하며 수탁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고유 사업에 비교할 때 수탁 업무가 수익보다 리스크가 더 큰 영역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증권업계는 이런 여건을 오히려 신사업의 기회로 삼고 눈독을 들이고 있다.

가장 먼저 팔을 걷어붙인 곳은 NH증권이다. 헤지펀드 수탁 사업을 신규 비즈니스로 낙점한 후 오는 3분기부터 공식적으로 영업을 개시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일단 그간 PBS는 재위탁을 수행하는 수탁은행과 수탁 수수료를 절반씩 나눠 가졌다. 증권사가 직접 수탁에 나선다면 과거 수탁은행의 몫이었던 수수료를 모두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기존 수수료의 나머지 절반을 확보하고자 증권업계가 직접 수탁 사업을 주시하는 건 아니다. 다른 증권사와 PBS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직접 수탁 업무를 수행하는 건 영업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는 카드다. 수탁은행마다 신규 펀드 수임을 거부하는 여건에서 수탁에 차질이 없다는 건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로 여겨진다.


키움증권이 PBS 비즈니스에 본격적으로 스타트를 하면 이미 시장을 장악한 대형 증권사(NH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의 틈바구니에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물론 개인 주식 거래의 1위 사업자로서 대차 서비스 등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럼에도 치열한 각축전에서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하려면 직접 수탁 카드를 활용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직접 수탁은 손쉽게 진출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수탁업은 펀드의 집합투자재산을 보관하고 관리하면서 수수료를 수취하는 게 기본적 사업 모델이다. 집합투자재산에 대한 대사 의무가 있는 만큼 수탁사가 보관한 자산의 명칭과 수량 등이 운용사의 명세서와 일치하는지 매분기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예탁결제원의 자산대사 시스템과 공조가 이뤄진다. 수탁 사업을 제대로 소화하려면 고도화된 전산 시스템이 필요한 셈이다.

WM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의 직접 수탁은 아직 검토 단계"라며 "하지만 NH증권처럼 수탁 시장의 쇼티지(공급 부족) 상황을 매력적 사업 여건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산 시스템과 수탁 인력 등 구축해야 할 인프라가 만만치 않아 내부에서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은 다시 40조원 대를 회복했다. 환매 중단 사태로 위축됐던 시장은 이제 과거 전성기 때 볼륨을 넘어선 지 오래다. 그럼에도 신생사나 중소형 하우스의 신규 펀드는 여전히 수탁은행을 찾는 게 녹록치 않아 수탁수수료가 7~15배 가량 치솟은 상태다.

여기에 오히려 쇼티지 상황을 강화시킬 이벤트도 잠재돼 있다. 신기술사업투자조합(신기술조합)이 새로운 수탁 수요층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 신기술조합은 법규상 수탁 의무가 없지만 신규 등록 과정에서 금융 당국의 구두 지도가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가 직접 수탁에 뛰어든다면 신규 고객의 후보군이 한층 더 넓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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