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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의 억울한 '꼬리표' [thebell note]

이명관 기자공개 2022-05-27 07:27:20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5일 07: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 시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최근 몇년 간은 제2의 벤처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넘쳐나는 유동성에 더해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사격이 더해지면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펀드 결성 총액을 보면 2020년 6조5000억원, 지난해 9조3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년 역대급이란 평가가 뒤따랐다.

시대의 흐름에 편승해 스타트업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유니콘도 속속 등장했다. 수천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예비 유니콘도 다수다. 모험자본의 막대한 자금이 이들 기업으로 향하는 것은 당연했다. VC가 스타트업의 성장에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VC를 향한 꼬리표가 하나 있다. '창업 초기기업을 외면한다'는 것이다. 통계치를 보면 일면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최근 벤처캐피탈협회가 발표한 '벤처캐피탈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업력별 신규 투자 성향 결과 2021년 한 해 동안 창업 초기기업(3년 미만)으로 향한 모험자본은 1조8598억원이다. 전체의 24.2%다.

이에 반해 중기기업(3년 이상~7년 미만)으로 향한 자금은 3조4814억원(45.3%)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후기기업(7년 이상)으로 유입된 투자금은 2조3390억(30.5%)으로 뒤를 이었다. 스타트업 10곳 중 2~3곳만이 창업 초기기업인 셈이다. 통계만 보면 VC들이 초기기업을 기피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게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다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다소 억지스러운 측면이 있다. 이른바 '통계적 착시'다. 통계적 착시란 발표된 경제 통계가 경제 실상과 괴리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우선 창업 초기기업과 중·후기 기업에 투자하는 절대적인 금액에서 차이가 난다. 창업 초기기업을 보면 기업가치가 수백억원을 넘기기 힘들다. 반면 중·후기 기업의 가치는 수천억원을 훌쩍 넘는다. 창업 초기기업의 투자비중이 낮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VC 관계자는 "절대적인 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창업 초기기업의 비중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과거부터 지금까지 지속해서 이 금액을 가지고 창업 초기기업을 기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과거 닷컴 버블을 겪으면서 창업 초기기업에 대한 검증 절차는 한층 강화됐다. 이 과정을 통과한 중기와 후기 기업에 대한 투자가 용이한 측면도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비중이 낮다는 이유로 '창업 초기기업을 외면한다'는 꼬리표는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2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창업 초기기업에 투자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창업 초기기업 발굴이란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VC에 붙은 꼬리표를 떼어줄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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