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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인사이트자산운용]'턴어라운드주 체리피킹' 가치투자가 홍정모 본부장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이그나이트 헤지펀드, 500억 결성 눈길

양정우 기자공개 2022-05-30 07:44:55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7일 0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종 헤지펀드 시장은 '부익부 빈익빈' 기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메이저 운용사는 실적 잔치를 벌이는 반면 중소형 하우스는 펀드 하나를 만들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여건 속에서 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조명을 받는 신생사가 등장했다.

단번에 다크호스로 부상한 인사이트자산운용이 그 주인공이다. 인사이트자산운용에서 주식 운용을 총괄하는 홍정모 본부장(사진)은 오랜 기간 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하면서 스타 펀드매니저로 각광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의 이름값 덕에 리테일 창구에서 뭉칫돈을 끌어모으면서 대형 펀드를 론칭하는 쾌조의 스타트를 했다.

운용 스타일은 가치주 투자로 요약된다. 턴어라운드 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데이터와 통찰력을 동원해 경영 여건 변화를 섬세하게 감지해 나간다. 최악의 상황에 처한 저평가 기업은 결국 경기와 사업의 사이클이 바뀔 때 다시 제 값을 찾아가기 마련이라는 신념이 확고하다.


◇성장 스토리 : 대기업 트레이더 입사, 자본시장 매료…사람 중심 금융에 투신

홍 본부장은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입했다. 본래 취업보다 전공 분야의 석사를 목표로 삼았으나 일단 돈을 벌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다. 대기업으로 발길을 돌린 결과 ㈜한화의 무역 파트에 입사했다.

당시 ㈜한화의 무역 사업에서 트레이더로 발령을 받은 게 어찌 보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이 때 처음으로 자본시장을 제대로 접했고 선도(Forward)과 선물(Futures) 거래에 나서면서 금융 시스템을 이해해 나가기 시작했다. 무역과 금융 자격증이 하나둘씩 쌓이기 시작하자 자본시장에 직접 뛰어들고 싶다는 꿈이 생겨났다.

과거 금융의 꽃으로 불리던 직종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였다. 수많은 지원과 면접을 거친 끝에 키움증권의 정보기술(IT) 담당 애널리스트로 입사했고 6년 가량 업력을 쌓았다. 그 뒤 대형 공모펀드 운용사(NH아문디자산운용)를 거쳤다. 이후 옛 라임자산운용의 주식운용본부를 거쳐 인사이트운용의 오너이자 주식운용본부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가 금융에 강렬한 매력을 느낀 건 바로 사람이 키워드였기 때문이다. 한국 산업의 주를 이루는 제조업은 장치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투자 규모와 타이밍, 타깃 전략이 최우선이고 사람은 후순위인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자본시장은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난다. 사람의 능력에 따라 모든 게 좌우되는 영역을 주 무대로 삼기 바랐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 키워드 '턴어라운드', 가치주 투자…데이터·통찰력 중시

홍 본부장의 투자 스타일은 가치주 투자라는 키워드 하나로 설명할 수 있다. 그는 턴어라운드주를 주요 타깃으로 삼으면서 하방 리스크를 안전마진으로 관리하는 가치주 스타일을 표방한다.

홍 본부장은 "턴어라운드주는 결국 대내외 경영 여건이 최악의 상황에 처한 기업의 주식을 지칭한다"며 "비즈니스 모델이 최악의 국면에 처한 기업에 투자를 벌이는 게 스스로 정립한 가치주 투자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개별 기업 분석뿐 아니라 매크로 시각에 뛰어난 하우스를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국가의 산업 체계와 경제 시스템의 방향성에 따라 구조적으로 성장성을 지닌 기업은 모든 운용사의 최선호 투자 대상이다. 인사이트운용 역시 마찬가지다. 홍 본부장은 여기에 턴어라운드 주식을 선별하는 방식으로 운용의 묘를 살린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단순히 성장 모멘텀에 베팅하는 운용 전략과는 사뭇 결이 다른 접근법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홍 본부장은 운용 철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결국 데이터(Data)와 통찰력(Insight)의 조합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런 지적 기반을 바탕으로 주식의 내재가치를 추산해 나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밸류에이션의 근간을 이루는 산식에 따르면 주식의 가격은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값이다. 결국 내재가치의 핵심은 미래, 손익, 할인율이라는 세 키워드로 압축된다.

인사이트운용은 우선 변화에 대한 예민함과 상상력, 과거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미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매출과 캐시플로우, 경쟁 구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손익을 정교하게 예측하고자 애쓴다. 마지막 요인인 할인율의 경우 금리와 시장 심리에 의존하는 특성상 예측의 대상이 아닌 대응 측면에서 접근하는 방향으로 하우스의 총론격 전략을 확립했다.

각론격 전략에서는 우선 주식 펀더멘털 롱숏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거시 시장 분석을 기반으로 펀드 포지션의 그로스(Gross)와 넷(Net) 비중을 결정하고 있다. 이 큰 틀 내에서 종목 비중을 조절하고 있다. 시장의 이익 추정치(컨센서스)와 회사의 추정치 차이를 근거로 롱(Long)과 숏(Short) 포지션을 결정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컨센서스와 인사이트운용의 분석 사이 괴리율이 알파 수익인 셈이다.


◇트랙레코드1 : 중소형주펀드 BM 20%p 웃돌아…스타 펀드매니저 반열

홍 본부장이 스타 펀드매니저 반열에 오른 건 대형 종합자산운용사에서 근무할 당시 운용했던 중소형주펀드 덕분이다. 2014년과 2015년엔 국내 펀드 시장에서 모든 중소형주 투자 펀드가 인기를 누렸다. 이 '핫'한 시기에 홍 본부장의 중소형주펀드는 두드러진 성적을 냈다. 벤치마크(BM 19.8%)를 20%포인트 이상을 웃도는 41.3%라는 수익률을 거두면서 유명세를 탔다.

당시 시장 여건은 2020년, 2021년과 비슷했다. 세계 각국이 금리 인하에 주력했고 유동성이 지나치게 공급됐다. 국내 증시에서는 한샘과 한미약품을 비롯해 주가가 10배 가까이 급등한 주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더 유명해진 건 중소형주가 급락을 거듭하던 2016년이다. 국내 중소기업을 놓고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면서 코스닥이 주저앉던 시기다. 이 때 홍 본부장이 이끌던 중소형주펀드는 20~30%씩 폭락하던 다른 동종 펀드보다 우월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비록 마이너스 수익률이었지만 한 자리 수 하락으로 방어하면서 오히려 수익자로부터 주목 받기 시작했다. 홍 본부장은 2016년 이전부터 중소형주에 지나친 쏠림 현상을 경계했다. 특유의 매크로 감각을 토대로 다른 운용사의 포지션과 반대 스탠스를 유지하려던 전략이 먹혀든 셈이다.

그 뒤 이 중소형주펀드는 입소문을 타고 조 단위 볼륨으로 덩치를 키웠다. 이 때 홍 본부장은 BM이 존재하는 공모펀드 구조의 한계를 체감했다. 설정액이 과도하게 커지자 수익을 거두는 게 녹록치 않았고 BM의 변동성을 맞추는 데 힘을 쏟아야 했다. 자연스레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트랙레코드2 : 라임모히토펀드 수익률 21% 성과…헤지펀드 운용역 변신

홍 본부장이 선택한 헤지펀드 운용사는 라임운용이었다. 현재 이미지와 달리 과거 라임운용은 국내 업계에서 가장 잘나가던 하우스 가운데 하나였다. 그가 맡은 라임모히토펀드는 주식형 롱숏 전략을 구사했다.

역시 수익률은 두드러졌다. 2018년 9월~12월 2.6%을 기록해 이 기간 마이너스 12.1%를 기록한 코스피를 훌쩍 뛰어넘었다. 2019년에도 코스피가 7.7% 오르는 사이 21%에 달하는 성적을 냈다. 홍 본부장의 입맛에 맞는 대표적 투자처는 휠라코리아(물적분할 전)였고 주로 지수 선물로 숏 포지션을 운용했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장본인인 라임운용에서 근무했던 건 눈에 띄는 이력이다. 하지만 홍 본부장은 커리어의 오점으로 여기지 않는다. 무엇보다 대체 파트에서 벌어진 사고여서 그가 이끈 주식 파트와 무관했을 뿐 아니라 당시 운용 펀드의 성과도 우수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운용이 출범과 동시에 '인사이트 이그나이트 일반사모투자신탁'을 500억원 규모로 조성한 데 오랜 기간 신뢰를 다진 고객이 한몫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라임운용이라는 조직이 해체 직전에 다가선 순간까지 마지막 고객 1인의 수익률을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책임감 있는 행보 덕에 옛 수익자가 홍정모의 복귀를 반기며 다시 펀드에 가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 '규모보다 수익률' 매니저 중심 하우스 지향점

홍 본부장은 향후 인사이트운용의 지향점을 경영진이 아닌 펀드매니저 관점에서 운영되는 하우스로 삼고 있다. 최고경영자의 시각에서는 하우스의 운용자산(AUM) 규모를 키우는 데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운용역 입장에서는 고객의 수익률을 고려할 때 펀드 볼륨이 적정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그는 "AUM의 균형점을 찾아 규모 확대에 현혹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펀드매니저로서 수익률을 내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률 하락 때 고객의 스트레스가 극심한 것을 감안해 변동성을 관리하는 데도 주안점을 둘 것"이라며 "과거 운용했던 펀드처럼 하방 리스크에 강한 면모를 고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 이그나이트 펀드는 올해 1월 운용을 시작한 이후 누적 수익률이 9%에 육박하고 있다. 상반기 주식형 펀드 가운데 두 자리 수에 달하는 마이너스 성적을 거둔 상품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일찌감치 보수적 운용 스탠스를 고수하면서 전략적 트레이딩 매매를 병행한 결과 비교 우위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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