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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직수탁 난항 부동산펀드, PBS ‘틈새공략’ 사전협의 의무화로 심사 지연, 증권사에 러브콜

이민호 기자공개 2022-05-27 08:09:07

이 기사는 년 월 일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완화로 국내외 부동산펀드 설정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운용사들이 수탁은행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딜 소싱 단계부터 수탁은행과 수탁 가능 여부를 사전협의하고 실제 심사에도 1개월이 넘게 소요되는 상황이다.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증권사들이 수탁은행의 부담을 떠안는 형태로 부동산펀드 대상 영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펀드의 수탁업무를 의뢰받는 은행들이 심사 절차를 까다롭게 적용하면서 일부 경우에는 직수탁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탁업무 위축은 옵티머스펀드 사태를 계기로 수탁사의 사모펀드 운용행위에 대한 관리 및 감시 의무가 강화된 이래로 지속돼왔다. 하지만 수탁보수를 올려잡고 일정 펀드 설정규모와 운용사 자본금을 충족하면 수탁계약이 진행되던 기존에 비해 최근 더 위축됐다는 것이 운용업계의 설명이다.

수탁은행이 부동산펀드에 대한 수탁 수임을 꺼리는 주된 이유는 편입자산인 부동산이 비시장성 자산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시장성자산인 주식은 유동성이 높아 현금화가 용이한데다 자산가치에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부동산의 경우 이들 측면에서 비교적 불리한 자산 고유의 특성이 있다.

특히 국내 부동산뿐 아니라 최근 코로나19 경색 국면이 완화되면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수탁업무 위축에 한몫했다. 최근 미국시장이 높은 임대료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임대아파트 등 자산을 눈여겨보고 있는 부동산펀드 운용사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해외 부동산의 경우 법률적 차이 등 국내 부동산에 비해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탁은행으로서는 정보 접근성은 편입자산의 신뢰성과 직결된다.

부동산 운용사들은 올해 1월 수탁업무 위축으로 가슴을 졸여야 했다. 당시 기관과 개인을 막론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LG에너지솔루션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임박하면서 운용사들이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이 있는 신규 하이일드펀드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수탁은행이 시장성자산을 편입하는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수임을 선호하면서 일부 부동산펀드는 수탁사를 확보하지 못해 딜 일정을 조정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최근 부동산펀드를 설정하려는 운용사로서는 딜 소싱 단계부터 수탁은행과 사전협의하는 것이 필수 절차로 자리잡고 있다. 수탁 가능 여부가 가시적이어야 딜 개시 자체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는 수탁계약이 펀드 설정의 사실상 마지막 단계였던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경향이다. 사전협의를 거치고도 수탁 심사에 대부분 1개월이 넘게 소요돼 운용사들은 펀드 출시 일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부동산펀드 운용사들은 증권사 PBS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과거의 경우처럼 펀드를 은행에 직수탁하면 은행이 신탁업자가 되면서 수탁업무도 수행하지만 증권사 PBS를 끼면 증권사가 신탁업자가 되면서 수탁업무에 한해 은행에 재위탁하게 된다. 이 경우 감시기능은 최초 신탁업자인 증권사 PBS가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수탁은행으로서는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경우에 대해 PBS와의 계약을 수임 조건으로 비공식적으로 요구하는 수탁은행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펀드에 대한 PBS 수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대표적인 증권사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꼽힌다. 올해 들어 NH투자증권은 라이언자산운용, 메테우스자산운용, 에이치자산운용 등과, KB증권은 삼성SRA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과 부동산펀드에 대한 PBS 계약을 체결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헤지펀드 계약고 기준 점유율 약 25%로 6개 PBS 사업자 중 선두 자리를 다투고 있는 리딩 사업자이기도 하다.

특히 이들 두 증권사는 수탁은행을 그룹 계열사로 확보하고 있어 PBS-수탁 연계영업을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기도 하다. 이번달 24일 설정원본 기준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의 펀드수탁고는 각각 117조5691억원과 103조9691억원으로 2위와 3위에 올라있는 핵심 사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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