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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운용 첫 펀드에 하우스 DNA·역량 결집시켰다 ②장덕수 회장 맨파워에 스타트업 DB 접목

양정우 기자공개 2022-06-03 16:50:39

[편집자주]

토종 헤지펀드 운용업계에서 비상장사 주식이 핵심 자산으로 발돋움했다. 헤지펀드 하우스로서 비상장투자의 새 길을 개척한 DS자산운용은 한발 더 나아가 세컨더리펀드로 시장을 주도하려 한다. 증시 침체기 자산운용업계에 본격적으로 도래한 세컨더리펀드 시대를 더벨이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년 월 일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S자산운용이 헤지펀드업계에 첫 선을 보인 세컨더리펀드는 장고의 결과물이다. 상장주식 롱숏 펀드의 전성기 때부터 비상장주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던 하우스인 만큼 일찌감치 세컨더리 시장을 눈여겨봤다.

수년간에 걸친 검토 끝에 DS 간판을 내건 세컨더리펀드 2개를 동시에 론칭했다. 새로운 스타일의 헤지펀드지만 장덕수 회장의 이름값 덕에 기관과 리테일에서 뭉칫돈을 모았다. 세컨더리 투자는 운용 난이도가 매우 높은 편에 속하지만 DS운용의 네트워크와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최적의 기회를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비상장 투자 명성에 뭉칫돈…'제이커브-만기' 미스매치, 투자 기회

DS운용은 최근 헤지펀드 운용사 최초로 비상장사 구주를 노리는 세컨더리펀드를 내놨다. '디에스 Secondary.01 코스닥벤처 일반사모투자신탁'과 '디에스 Secondary.B 일반사모투자신탁'을 각각 300억원 규모로 결성했다.

헤지펀드를 두 개로 나눠 조성한 건 수익자를 구분해 자금 모집을 시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Secondary.01 펀드는 투자 기관을 상대로 펀드레이징에 나섰고 Secondary.B 펀드의 경우 리테일 자산가가 타깃이다. 개인 고객은 모두 전문투자자일 정도로 초고액자산가(VVIP)를 중심으로 가입이 마무리됐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펀드이지만 마감 후에도 문의가 이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세컨더리 투자의 기회는 제이커브(J-curve)와 펀드 만기의 불일치에서 발생한다. 기업의 생애주기를 따져보면 수익보다 투자에 집중한 성장 초기엔 기업가치가 위축됐다가 현금 창출과 함께 폭발적으로 커지는 패턴을 보인다. 하지만 이 반등 타이밍은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비히클은 일반적으로 펀드 형태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만기를 갖고 있다. 문제는 제이커브가 변곡점을 지나 기업가치가 도약하기 전에 만기가 도래하는 경우다. 반등 타이밍을 확실하게 맞추는 건 어려운 탓에 만기에 쫓긴 펀드마다 보유 주식을 처분해야 하고 시장성이 낮기에 헐값에 내놓기도 한다.


이런 비상장사 투자자의 최대 난관은 세컨더리 투자자 입장에서 최적의 기회이기도 하다. 일단 초기 벤처투자와 비교해 투자처가 어느 정도 성장한 단계인 데다 이미 인내의 시기를 상당히 거쳤다. 그만큼 반등 타이밍이 좀더 다가온 시점에 투자를 벌이는 실속을 거둘 수 있다. 이런 구조적 특성 덕에 벤처투자 시장에서도 세컨더리펀드의 뚜렷한 성과가 매년 누적되고 있다.

◇구주 투자 단점, VC도 난해한 펀드 운용…네트워크·DB 토대 돌파 자신

다만 세컨더리 투자는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반면 운용 난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 문제다. 비상장사의 신주가 아닌 구주를 주축으로 투자하는 건 난해한 작업이다.

무엇보다 투자 판단을 위한 정보를 얻는 게 쉽지 않다. 비상장기업이 발행사로서 신주를 찍을 때는 다채로운 정보를 투자사에 적극적으로 제공하면서 어필에 나선다. 신주 발행의 경우 투자 기관의 인수 자금을 결국 투자처가 확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 보유자의 소유권 이전인 구주 거래는 투자처가 일반 주주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협조하는 게 대부분이다.

이렇게 투자 여건이 녹록치 않은 탓에 비상장투자가 본업인 벤처캐피탈업계에서도 최상위 하우스만 세컨더리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비상장사 주식이 헤지펀드 시장에서도 핵심 자산으로 자리매김했으나 아직까지 세컨더리펀드를 내놓은 운용사가 나오지 않았던 이유다.

하지만 토종 헤지펀드 시장에서 비상장투자의 길을 개척해온 DS운용이 다시 한번 선제적 액션에 나섰다. 이 하우스가 기업의 미온적 정보 제공에도 세컨더리펀드 운용을 자신하는 건 폭넓은 시장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덕이다. 장덕수 회장은 물론 펀드매니저마다 증권사(상장주관사), 벤처캐피탈, 창업자(오너) 등과 긴밀한 인맥을 쌓아왔다.

여기에 그간 DS운용이 확보한 국내 스타트업 데이터베이스(DB)도 광범위하다. 회의실마다 하루에도 십여 차례씩 투자 유치에 나선 초기 기업의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고 있을 정도다. 이미 투자를 벌인 비상장사도 워낙 많기에 세컨더리펀드의 유니버스에 오른 투자처 가운데 자체 밸류에이션이 가능한 기업이 수두룩하다.


결과적으로 DS운용은 오랜 기간 쌓아온 비상장투자 업력을 토대로 낮은 정보 접근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헤지펀드업계에 첫 세컨더리펀드가 나온 만큼 향후 다른 하우스도 이목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비상장사 구주 투자의 난이도에 따라 웬만한 중견 운용사도 접근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장 회장의 이름값도 세컨더리펀드 운용에 한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유명 인사인 만큼 몇몇 스타트업은 장덕수 회장의 투자 검토 자체를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비록 구주 투자이지만 DS운용이 자료 요청에 나선다면 신주 발행에 가까운 수준으로 우호적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산관리(WM)업계 관계자는 "신주와 구주를 특정하지 않고 투자를 통해 좋은 기업과 함께 한다는 게 장 회장의 투자 철학"이라며 "세컨더리펀드는 운용 매력이 충분할 뿐 아니라 비상장투자 시장 차원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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