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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의 '하트'를 찾아서 [thebell note]

황원지 기자공개 2022-06-03 09:30:14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2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게임즈가 입길에 올랐다. 핵심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상장에 따른 '더블카운팅' 논란이다. 모회사 카카오게임즈에 이미 가치가 반영된 라이온하트가 상장에 나서면서 주가 하락 우려가 제기됐다.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라이온하트 상장 발표 전인 4월 말 8만원 안팎에서 현재 6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틀린 말은 아니다. 증권가에서는 올 2분기 라이온하트가 개발한 히트작 '오딘: 발할라라이징'이 국내외에서 2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본다. 카카오게임즈 매출 전망인 3700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라이온하트가 상장하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오딘의 가치가 자회사로 넘어갈 수 있다.

다만 라이온하트 사태는 일반적인 자회사 중복상장 논란과는 다르게 볼 여지가 있다. 통상 더블카운팅 논란이 불거졌던 건 모회사가 단순 지주사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을 경우다.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이다. LG화학의 핵심이었던 배터리 부문만을 떼어내 상장하면서 모회사는 껍데기만 남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모회사에 핵심 역량이 남아있는 경우엔 반대였다. 카카오는 2020년 말부터 1년간 세 개의 자회사를 잇따라 상장시켰지만 주가엔 큰 영향이 없었다. 외려 카카오게임즈 상장 직전인 재작년 8월 8만원 수준이었던 주가가 카카오페이 상장 직후인 작년 11월에는 13만원대를 넘보기까지 했다.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이 카카오 본사에 남아있다는 점이 투심을 갈랐다. 플랫폼이 굳건하다면 자회사들의 상장은 외려 사업 확장으로 읽힌다. 상장을 통해 모은 자금으로 플랫폼의 영향력을 더욱 키울 수 있어서다.

카카오게임즈도 카카오 케이스에 가깝다.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역량은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마케팅하고 운영하는 '퍼블리싱' 능력이다. 퍼블리셔는 개발사와 매출을 절반씩 나눠 가진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의 국내외 퍼블리싱권을 확보해 오딘 매출의 최소 30%를 챙겨갈 전망이다.

퍼블리싱 역량이 남아있는 만큼 성장 여력도 크다. 오딘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수록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도 함께 성장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해외 유망 게임개발사에 잇따라 진행한 지분투자가 나중에 '제2의 라이온하트'로 돌아올 가능성도 열려있다.

자회사 중복상장에 대한 우려도 이해된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봐야 할 건 기업의 중심을 잡아줄 핵심 역량이 아닐까. 라이온하트가 상장하더라도 카카오게임즈의 핵심인 퍼블리싱 능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카카오게임즈의 심장(Heart)은 라이온하트에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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