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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현대차 신용등급 넘본다...AA+ 회복 '청신호' [2022 정기 신용평가]한신평, 등급전망 'AA0/긍정적' 조정…이익창출력 견조, 재무구조 개선 전망

이지혜 기자공개 2022-06-13 07:50:49

[편집자주]

2022년 정기 신용평가의 막이 올랐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가 6월부터 7월까지 장기 신용등급을 대상으로 정기평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신용도 방향성을 예단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고유가, ESG 이슈에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사태까지 온갖 변수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기업과 그룹, 크게는 산업의 신용도 변화와 신용등급 평정을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9일 13: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가 신용등급 AA+로 발돋움하는 데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신용평가가 정기 신용평가에서 기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AA0/긍정적‘으로 조정했다. 기아는 AA+ 신용도를 반납한 지 약 3년 만에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수익성 좋은 차종 중심으로 판매가 늘면서 영업실적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투자부담이 부담스럽지만 생산과 판매량이 회복되는 데다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진 덕분에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오히려 재무구조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기아의 신용등급이 현대차와 같아질 수 있다는 점에도 이목이 쏠린다. 그동안 기아의 신용도는 현대차에 따라 움직이는 것으로 여겨졌는데 이런 구도가 깨질 수도 있다.

◇실적 호조 계속, 투자부담 늘어도 ‘거뜬’

한국신용평가가 2022년 장기 신용등급 정기평가를 진행한 결과, 기아의 신용등급 전망이 ‘AA0/안정적’에서 ‘AA0/긍정적’으로 조정됐다. 기아의 신용 등급이 AA+로 높아질 가능성이 열렸다는 의미다. 등급전망이 조정되면 최소 6개월에서 1년가량을 두고 보는 만큼 2023년 상반기까지가 시험대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2019년 현대차와 기아의 등급을 강등할 때 가장 먼저 나섰는데 이번에도 기아의 등급 전망을 선제적으로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기아의 이익창출력이 좋아져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바라봤다. 한국신용평가는 “수익성 좋은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판매단가도 상승해 기아의 영업실적이 개선됐다”며 “앞으로도 이익창출력을 유지해 재무구조가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아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69조8624억원, 영업이익 5조657억원을 냈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18.1%, 영업이익은 145.1% 증가했다. 실적 증가기조는 올 1분기에도 지속됐다. 기아는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6065억원을 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2% 늘어났다.

덕분에 기아는 한국신용평가가 제시한 등급 상향 요건을 가뿐히 넘어섰다. 1분기 말 기준으로 조정EBITDA/매출은 11.5%, 총차입금/조정EBITDA는 1.1배를 기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기아의 이익창출력이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 반도체 공급부족이 완화하면서 기아의 글로벌 생산량과 공장가동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또 서유럽과 미국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친환경차 판매가 돋보인다. 기아는 미국에서 친환경차 판매량이 2배 가까이 늘었으며 전기차 EV6는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한국신용평가는 “기아의 사업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가 과거보다 개선돼 향후 공급 정상화 국면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판매 인센티브가 늘어나는 것을 막아 이익창출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부담이 늘어도 재무건전성을 방어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아는 생산라인 개조와 유지보수, 인도공장 신축 등으로 연간 2조~3조원의 자본적 지출(CAPEX)을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에도 기아기차유한공사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추가 지분출자를 진행했지만 영업창출현금을 충분히 마련한 덕분에 무난히 넘어갔다.

물론 투자 증가 기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연구개발비를 제외한 CAPEX와 지분투자가 올해 3조원에서 내년부터 4조~5조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기아의 영업현금창출력이 좋아져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기아 신용도 AA+ 복귀, 현대차와 같아질까

기아가 AA+로 발돋움하면 현대자동차와 신용등급이 같아진다. 그동안 현대차보다 기아의 신용도가 한 노치 낮은 것이 불문율처럼 여겨졌지만 이런 구도가 깨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국신용평가는 정기평정 결과 현대차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을 유지했다.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차와 기아의 신용등급이 연동된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등급변동 검토요인에 현대차의 신용도를 제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차가 그룹을 대표하며 정책적 중요성이 크기 때문일 뿐 신용도 연동을 뜻하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차의 신용등급 등락에 따라 기아의 신용도도 움직여왔지만 두 기업의 신용도가 연동된 것은 아니다”며 “현대차와 기아가 진출한 시장이나 재무정책 등이 동일한 방향으로 진행됐기에 빚어진 현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기아의 신용등급이 AA+로 높아져 현대차와 같아지더라도 여전히 그룹 내 중요성이나 위상 등 차이를 인정하며 평정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현대차가 그룹의 주요 투자정책을 지휘하면서 순현금이 줄어 기아와 격차가 좁혀진 것은 맞다”면서도 “비록 신용도가 AA+로 같아지더라도 현대차와 기아의 그룹 내 위상, 재무적 역량 차이는 존재하기에 기아가 현대차를 넘어서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기아와 현대차 등을 대상으로 정기평정을 진행하고 있다. 정기평정 결과는 이달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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