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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프로파일]자타 공인 '실력파 IB' 김중곤 NH증권 본부장고객과 '솔직한' 소통으로 신뢰 한몸에 받아...'대체불가능'한 헤드로 평가

오찬미 기자공개 2022-06-20 07:29:46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6일 07: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민국 기업공개(IPO) 시장은 자본시장 메인 플레이어들의 무대다. 기업과 자본시장을 연결해 매끄럽게 데뷔시키는 중축은 IB들이다.

NH투자증권의 '대박' 뒤에도 김중곤 ECM 본부장(사진)의 맹활약이 있었다. 국내 IPO 시장이 지금의 '국민열풍'을 이루기까지 꾸준히 발전하는 동안 그 중심에서 여러 기업들과 함께 치열하게 상장 성공 신화를 써왔다. 기업과 업종 사이클을 잘 아는 '뱅커'의 예리함과 자본시장을 해석하는 인사이트가 '실적'으로 연결됐다. 그가 오랜 기간 '대체불가능한 IB'라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성장 스토리: 스티브마빈 '죽음의 고통', 애널로의 첫 시작..임자없던 IPO시장에 첫 발


김중곤 본부장은 ECM1부 부장에서 이사를 건너 뛰고 상무로 급속 승진한 실력파 IB다.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하이브(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지 등 빅딜을 이뤄내며 NH투자증권을 리그테이블 1위로 올려놓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런 그가 IB업계로 입성한 것은 자연스러운 '이끌림'이었다. 1998년 대학 졸업을 하면서 NH투자증권의 전신인 구 LG투자증권에 입사했다. 지난 24년간 같은 조직에 있을 수 있던 것은 '사람'과 '문화'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지점으로 입사했다. 당시 한국의 외환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이름을 날렸던 스티브 마빈의 '죽음의 고통'(Death throes) 리포트를 보고 크게 공감해서 40페이지의 보고서를 번역해 고객들한테 나눠줬다. 리포트가 인기를 끌면서 영업 성과로 이어졌고, 이를 사내 게시판에서 본 리서치부서에서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렇게 리서치 업무에 푹 빠져 한때 애널리스트가 천직이라고 생각했다. 리그테이블 1위를 이끈 본부장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그는 스스로 사교성도 별로 없고 술도 못마시기 때문에 영업에서 제약이 많을 것이라고 짐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의 조직 문화는 그와 맞았다. 그가 느낀 NH투자증권의 기본 철학은 '자율성'이다. 각 부서 RM들에게 최대한 자율성을 준 것도 NH투자증권의 이직률을 낮추며 성과로 이어지게 한 비결이다. 실제 NH투자증권의 RM들은 통상 10년 전후의 경력이 많다. 군대식 문화를 싫어하는 각 조직의 헤드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조직이란 콘크리트로 쌓는 벽이 아니라, 다양한 크기의 돌을 엇갈려 쌓아올리는 것 처럼 개인의 차이를 묵살하지 않고 개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PO팀이 신설되면서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게 된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IPO 분야는 증권사 조직내에서 크게 주목받는 부서가 아니었다. IPO만을 전담하는 조직이 없는 증권사가 대다수였다. 구 LG투자증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2005년 정영채 사장이 오면서 IPO팀이 독립 부서로 신설됐다. 그도 팀이 새롭게 구성되되면서 IPO 부서에 합류했다.


◇트랙레코드1: PT 실력으로 넷마블 빅딜 주관

국내 IPO 시장은 2010년을 지나면서 한 단계 성장한다. 대표적인 딜이 2014년 쿠쿠전자 IPO이다. 2007년 까지는 해외에 없는 증거금 제도가 있어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딜에 접근하지 못했다. 하지만 쿠쿠전자 딜에서 만큼은 블랙록, 윌링턴, 콜롬비아 등 규모있는 외국 기관들이 공모에 대거 참여했다.

그 역시 기관이 개인 만큼도 배정을 못 받아갈 만큼 경쟁이 치열한 딜은 처음 경험했다. 당시 중국인 관광객이 여행와서 쿠쿠밥솥을 사가는 게 인기를 끌면서 미국 기관들이 NH증권의 뉴욕법인을 통해 경쟁적으로 참여했던 것이다.

빅딜 시장이 열리자 그는 대규모 공모 자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 등을 지속적으로 고심했다. 이런 준비는 2017년 넷마블 IPO에서 빛을 보게 됐다. 넷마블 딜은 공모 규모가 2조6000억원에 달했다. 삼성생명 IPO를 제외하고 국내 역사상 전무후한 '빅딜'로 평가됐다. 모든 증권사들이 주관사 지위를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했다.

그는 네트워크가 없는 불리한 상황을 안고 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결국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밖에 없었다. 애널리스트를 거치며 얻게 된 기업 분석 역량을 총 동원해 차별화된 PT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기업이 속한 게임 업종의 사이클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그는 기업에 대한 확신으로 시장에 다가갔다. 그 결과 대표주관을 따냈고 성공적으로 넷마블 IPO를 이끌어냈다.

◇트랙레코드2: SK바이오팜 밸류에이션, 시장에서 답을 찾다

NH투자증권이 리그테이블 단독 선두로 도약하는 데 기여한 딜은 단연 SK바이오팜이다. 2020년 IPO 시장의 최대어였던 SK바이오팜은 1조원에 육박하는 9593억원을 공모했다. NH투자증권은 상장 전략 수립부터 공모까지 SK바이오팜의 원활한 증시 입성을 이끌었다. 김 본부장은 국내 NDR을 직접 제안하면서 기업과 시장을 연결해 상장 밸류에이션의 물꼬를 텄다.

국민연금을 포함해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5곳 기관만을 대상으로 NDR을 진행했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후보물질 개발부터 시판 허가까지 이끌고 온 기업이 여럿일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SK바이오팜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성공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었다. 그렇게 시장에서 공감하는 밸류에이션을 이끌어냈다.

2020년 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국내외 미팅이 어려웠지만 유튜브를 활용한 기자간담회와 기업설명을 제안했다. 해외 비디오컨퍼런스와 원격 미팅을 시도하며 끝까지 대외적인 상황에 대응했다. 정영채 사장과 윤병운 IB1사업부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 사격과 이성 상무, RM들의 협업도 돋보인 딜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몸값 5조원의 빅딜임에도 김 본부장은 탄탄한 인맥으로 시장 참가자와 기업의 눈높이를 연결하며 국내에서 초과 수요를 달성했다. 국내 흥행이 가시화되자 해외에서도 싱가포르 투자청(GIC), 피델리티 등 굵직한 115개 기관이 딜에 참여했다. SK바이오팜은 상장 흥행에 더해, 잇단 주가 상승으로 인한 한국기업에 대한 높은 평판을 국내외에서 형성했다.

◇업무 철학 및 스타일 : 고객을 대하는 최선은 '솔직함'...선배 정영채 사장 영향 컸다

리서치나 세일즈 등 다른 부서와 협업은 딜의 성공과 직결됐다. 그는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고 말한다. 능력있는 사람도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뜻이다. IB는 청구서, 기업실사, 심사대응, 마케팅까지 모두 누군가와 협업해서 팀으로 일해야 하는 구조다. IPO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을때 그는 '집단지성'의 힘을 통해 스토리를 만들어 나간다.

오히려 경쟁은 효율보다, 비효율이 더 많이 발생한다고 그는 믿는다. 때문에 그는 ECM 1~3부 RM끼리 경쟁을 부추기지 않는다. 내가 남보다 잘하는 게 살아남는 방법이 될 수는 있지만 남이 망하는 방법이 되면 조직 전체적으로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IB업계의 생리와 언뜻 맞지 않는 듯 보이지만 '협업의 정신'이 우선한다고 했다.

그는 "먹을걸 두고 다투는 게 아니라, 파이를 늘려서 도태된 사람이 없게 분배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이런 원리를 빨리 이해하고 여기에 공감해야 큰 딜을 한다"고 말했다.

'솔직함'은 그의 업무 스타일을 그대로 대변해준다. 무엇보다 2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춘 선배 정영채 사장의 영향이 컸다. 결과가 안좋으면 '시장이 안 좋아서 그렇다'고 변명을 할 수도 있지만 예상되는 리스크를 고객에게 정직하고 솔직하게 공유했다. 솔직함은 더 나은 결과로 이어졌고 시장과 기업에서 신뢰를 얻었다. 선배 정 사장한테 배운 업무 스타일이자 지금 NH증권 전반의 업무 스타일이다.

이런 스타일은 NH투자증권의 역량을 믿고 국내 알짜 기업들의 IPO 주관 문의가 이어진 결과를 가져왔다. 솔직함이 '조단위' 빅딜을 준비하는 대기업들이 1순위로 검토하는 IB의 자세였기 때문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김 본부장은 정보를 가공하지 않고 고객이나 투자자에게 있는 그대로 명확하게 얘기해 줘 결과적으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판단의 기회를 준다"며 "또 투자자는 결국 하우스를 믿고 투자를 하는데 김 본부장이 중간 접점에서 신뢰를 주기 때문에 NH투자증권이 시장의 신뢰를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에서도 "굉장히 솔직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항상 맞는 말을 하는 좋은 리더"라며 "딜의 끝 그림을 보면서 시작을 하니까 결과적으로 정확한 결정을 내린다"고 평가했다. 또 "결정이 서면 과감히 추진하는 스타일이다", "영업도 잘하고 실무에도 밝다", "회사에게 솔직하게 직언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드문 IB다",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본인이 책임지고 나서는 선배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는 꼭 빅딜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금처럼 투자가 경색된 시장 상황에서는 소규모의 공모 딜이 더 빛을 볼 수 있는 기회의 시기라고 평가했다.

◇향후 목표: IPO 시장 파이 키워 성장하는 시장 만들 것

김 본부장은 영원한 실무형 IB를 꿈꾼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업계에 잔뼈가 굵은 그도 여전히 PT가 가장 힘든 과제라고 꼽았다. 큰 딜일수록 삼십 분이라는 시간의 중압감이 컸다. 대신 자료 제작부터 직접 참여하는 게 그의 노하우다. 제안서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야 핵심을 짚어내는 발표를 할 수 있다.

그는 정영채 사장이 "저도 실무자입니다" 라고 얘기하는 것에 존경을 표했다. 정 사장은 관리형 사장이 아니라 본인이 선수이기 때문에 김 본부장이 PT를 하면 사장이 도맡아서 Q&A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삼십 분간 PT 발표를 하고 나면 진이 빠지기 마련인데 사장이 순발력있게 답변을 이끌어줘 동행을 할때 마음이 편해진다고 한다. 그도 이런 IB 인력으로 나아가길 희망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NH증권 뿐만 아니라 타증권 후배들도 성장하는 시장에서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 그동안 NH투자증권을 거쳐 다른 하우스 본부장으로 승진해 간 이도 여럿이다. 대신증권 나유석 본부장, 유장훈 삼성증권 본부장, 서윤복 신한금융투자 본부장, JP모간 하진수 본부장이 모두 후배다.

이런 후배들이 더 넓은 시장에서 활동 할 수 있도록 시장 개척을 끊임없이 한다는 계획이다. 그는"10년전만 해도 IPO 시장은 전체 수수료가 300억원밖에 안됐던 분야"라며 "그러나 이후 기관을 대상으로 청약 수수료 1%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고, 이리츠코크랩을 시작으로 공모 리츠의 시장도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내 IPO 시장의 전반적인 파이를 키우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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