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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일군 '디벨로퍼 30년'…1세대가 본 미래 정춘보·문주현·김승배 회장, KODA 비전컨퍼런스 모여 다양한 조언

정지원 기자공개 2022-06-15 16:12:05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5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가 '2022 KODA 비전컨퍼런스'를 통해 디벨로퍼의 미래를 여는 자리를 마련했다. 부동산 개발업의 초석을 다져 온 주역들과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디벨로퍼들이 한자리에 모여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 디벨로퍼들의 주제 발표가 끝난 뒤 1세대 디벨로퍼의 토크콘서트가 있었다. 정춘보 신영 회장, 문주현 엠디엠 회장,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가 나섰다. 맨몸으로 부딪힌 창립 스토리를 비롯해 성장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 젊은 디벨로퍼에 전하는 조언이 이어졌다.

◇정춘보 회장 "금융위기, 첫 실패 기억…초심 잃지 않을 것"

정춘보 신영 회장은 부동산 개발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에 디벨로퍼란 개념을 들고 온 인물이다. 공무원이었던 그는 일본 출장을 다니며 부동산에 눈을 뜨게 됐다. 그렇게 1984년 설립된 신영은 30년 만에 매출 1조원 달성, 34년 만에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며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정 회장은 이날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때를 털어놓으며 디벨로퍼가 갖춰야 할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첫 실패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떠올렸다. 신영은 2004년 자본잠식상태였던 ㈜대농을 인수하고 대농이 갖고 있던 충북 청주 일대 부지에서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정 회장은 "민간도시개발사업 1호로 인허가를 받았던 건"이라며 "이전까진 실패한 경험이 없었던 만큼 모두 흥분한 상태에서 과잉투자를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터지며 신영은 위기를 맞았다. 공시에 따르면 신영은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100억원, 13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청주 대농지구에 신영 지웰시티, 백화점과 상점, 학교 등이 들어서며 사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다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던 셈이다.

2000년 초에 겪었던 경험도 공유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을 건설하고 국내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운영을 했을 때다.

정 회장은 "모텔협회 측이 (사업이) 불법이라는 소송을 걸어 대법원에서 패소했다"며 "형사 처벌 받을 위기 속에서 관련법을 만들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 등을 발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실한 사람은 신뢰 받고 신뢰 받는 사람은 부족해도 존경 받을 수 있다"며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숙박 시설을 운영했던 것처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주현 회장 "시장을 보는 안목 필요…겨울이 오고 있다"

디벨로퍼로서 처음 대기업 총수 반열에 오른 문주현 엠디엠 회장의 발자취도 파란만장하다. 문 회장은 대학 졸업 후 10여년간 몸 담았던 나산그룹이 외환위기로 부도나자 1998년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날 문 회장은 굿디벨로퍼의 조건으로 '통찰력'과 '창의성'을 꼽았다. "프로젝트마다 시장 상황에 맞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기본"이라면서 "국내외 경기 흐름을 보는 안목, 정확한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남들과 다른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위기 앞에서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사회적으로 오해를 받아 긴급체포도 되고 독방에도 있어봤다"면서 "낙심하지 말고 자신이 하는 일에 확신을 가지고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논란으로 구속기소됐지만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문 회장은 "지난 10년간 봄, 여름 같았던 시장이라면 이제는 늦가을, 추운 겨울로 진입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지금 위기는 극복이란 말이 넌센스"라며 "시장은 암울하지만 기회는 온다"고 강조했다.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M&A를 하든 땅을 사든 기회를 잡으라"고도 덧붙였다.

◇김승배 사장 "핵심은 역발상, 현장에서 보고 제로베이스에서 생각"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대우건설 주택사업 부문 이사를 역임하다 2004년 회사를 차렸다. 김 대표 역시 힘든 시절은 있었다. 사업 초기였던 2006년 평택에서 도시개발사업을 벌였을 때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자가 늘면서 금융비용만 1500억원 정도 물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부도를 내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 용역 사업으로 3년을 버텼다"고도 덧붙였다.

김 대표는 성공 노하우로 “현장에서 답을 찾고, 현장 중심으로 역발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떤 프로젝트든 제로베이스로 두고 그 시점에서 새로운 눈으로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1000세대를 팔면 가장 늦게 팔릴 집을 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직 KODA 회장직에 있는 김 대표는 앞으로의 포부도 밝혔다. "서울엔 미국의 '허드슨야드', 일본의 '롯폰기힐스'와 같은 대규모 복합공간이 없다"며 "메가프로젝트에 디벨로퍼 파트너들과 함께 개발을 이뤄내고 싶다"고 말했다.

세 명의 1세대 디벨로퍼는 모두 이날 행사를 주최한 KODA의 전현직 협회장이다. 초대 회장 정춘보 회장(2005~2014)의 뒤를 문주현 회장(2014~2020)이 이었다. 현재는 김승배 사장(2020~)이 협회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2002 KODA 비전컨퍼런스 (출처=한국부동산개발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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