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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계열사 CFO로 이동하는 현대차 기조실 멤버들②'컨트롤 타워격' 기조실 출신 CFO, 1→4명으로 증가···그룹 차원 프로젝트 추진 전망

양도웅 기자공개 2022-06-24 07:39:11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더벨이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6일 10:0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재계 '컨트롤 타워'는 삼성전자의 미래전략실(미전실)이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공식 해체되기 전까지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의 기획과 전략, 재무, 인사 등을 관장했다. 현재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미전실 기능 일부를 이어받았지만 위상 측면에서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주목받는 또 다른 컨트롤 타워는 SK㈜의 수펙스추구협의회다. 2012년 출범 이후 그룹의 '두뇌' 기능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역할 범위가 줄고 있지만 여전히 스스로를 '그룹 경영의 공식 최고 협의 기구'로 소개하고 있다. 전략과 지배구조, ESG경영 등에서 특히 목소리를 낸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엔 명확한 컨트롤 타워는 없지만 유사한 기능을 하는 조직은 있다. 현대차 기획조정실(기조실)이다. 1998년 기아를 인수한 뒤 통합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발족했는데 당시 회사 측은 담당 업무로 인사와 재무, 구매, 마케팅, 연구개발 등을 꼽았다. 생산과 판매 등을 제외한 경영지원 관련 모든 업무를 맡는 핵심 조직이었다.

기획조정실은 기획총괄본부 등 다른 이름으로 바꾼 적 있다. 2015년부터 다시 기획조정실로 바꿔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출처=현대차 사업보고서)

초대 실장은 이계안 전 사장이었다. 이후 이용도 부사장과 정순원 사장, 이상기 부회장, 채양기 사장, 박정인 부회장, 이정대 부회장 등이 차례로 역임하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김용환 부회장이 맡았다. 면면에서 알 수 있듯 오너일가의 복심으로 불리는 인물들이 모두 기조실을 책임졌다. 2018년부터 김걸 사장이 실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룹의 몸집이 커지면서 일부 업무가 조정됐지만 그룹 내 주요 인사와 재무 프로젝트에 대해선 변함없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계열사별 자율 경영이 강조되고 있지만 기조실 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근 현대차 기조실과 관련해 눈에 띄는 움직임 중 하나는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앉은 기조실 출신 인사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약 4년 전인 2018년만 하더라도 주요 계열사 CFO 가운데 기조실 출신은 현대모비스의 한용빈 부사장(현 현대차 지속경영기획실장)뿐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현대제철 김원진 부사장, 현대엔지니어링 도신규 전무, 현대로템 김두홍 전무, 이노션 신승호 상무 등 네 명으로 늘어났다. 주로 각 계열사 재무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을 해당 계열사 CFO로 선임해온 점을 고려해도 큰 변화다.

(출처=현대차 사업보고서)

김 부사장과 김 전무, 신 상무는 기조3실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조직 개편이 있기 전까지 기조실은 산하에 기조 1, 2, 3실을 두고 있었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업무 영역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지만 1실이 현대차와 기아 등 핵심 계열사를, 2실이 나머지 계열사를, 3실이 계열사 재무와 성과를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도 전무는 기조1실장 출신이다.

기조실 출신 CFO들이 증가한 데 대해 그룹 차원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바로 순환출자 구조 해소와 정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이다.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은 기조실 지휘 아래 이뤄지기 때문에 계열사 CFO가 기조실 출신 인사라면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한층 더 수월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다가 주주와 시장의 반대로 중단한 2018년 이후에 기조실 출신 인사들이 계열사 CFO로 등용된 점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는다. 김 부사장과 신 상무는 2021년, 도 전무와 김 전무는 2019년에 선임됐다. 더불어 이들이 선임된 계열사 대부분이 오너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점도 이러한 해석이 나오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 또다른 관계자는 "현대차 기조실에 그룹 관련 주요 사항이 모두 보고되는 구조"라며 "계열사 임직원들에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조실 지시사항이라고 하면 계열사 임직원들은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출처=현대차 사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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