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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을 움직이는 사람들]지주사 살림 겸직 맡은 송명준 HD현대 부사장④오너경영체제 전환 보좌역… 지주사 2곳 재무전략 동시 수립 과제

강용규 기자공개 2022-06-24 07:41:49

[편집자주]

현대중공업그룹은 격변기를 지나고 있다. 바이오와 선박기자재 등 신사업이 추진되는 한편 건설기계부문 통합과 에너지부문의 친환경사업 확대 등 기존 사업군의 변화도 진행 중이다. 정기선 사장 시대를 끌고 갈 새 인물들뿐만 아니라 권오갑 회장 시대를 함께 했던 기존 인물들도 아직 역할이 남아 있다. 더벨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2일 08: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송명준 HD현대 부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HD현대와 조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의 경영지원실장을 겸직하면서 두 회사의 CFO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두 곳 모두 배당재원 관리 과제와 자회사 IPO 이슈가 동시에 존재한다.

HD현대는 자회사 배당이라는 안정적 수입원과 눈앞의 자회사 IPO 계획이 준비돼 있는 반면 한국조선해양은 이익 창출능력과 자회사 IPO 계획이 모두 미지수다.

◇ 송명준 부사장, 권오갑 회장과 정기선 사장 신임

송 부사장은 1969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조영철 현대제뉴인 대표이사 사장을 잇는 재무 전문가로 전문경영인 권오갑 회장과 오너 3세 정기선 사장의 신임을 함께 받았다.

1995년 현대건설로 입사한 뒤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를 거쳐 2001년부터 현대중공업에서 재정부 관리팀장, 싱가포르지사 금융관리책임담당, 중국 지주사 재무총괄 등을 잇따라 역임했다.

현대중공업이 2010년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면서 송 부사장은 현대오일뱅크 기획조정실 경영기획부문으로 옮겼다. 당시 현대오일뱅크의 인수 뒤 통합작업을 위해 권오갑 회장이 대표이사로, 조영철 사장이 재무부문장으로 함께 투입됐다. 송 부사장은 권 회장과 조 사장을 보좌하며 2013년 상무로 승진해 경영기획부문장에 올랐다.

송 부사장은 조영철 사장과 함께 2014년 권 회장이 주도한 현대중공업 경영분석TF의 일원으로도 참여했다. 이 해 현대중공업은 창사 이후 최대인 2조원대 영업손실을 내면서 경영쇄신을 요구받고 있었다. 송 부사장은 2016년 현대중공업의 3조원 규모 자구안을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가 이 시기를 기점으로 그룹 재무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내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2018년부터 송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경영지원실 재무지원부문장, 현대오일뱅크 경영지원본부장, 현대건설기계 사내이사를 겸임하면서 현대오일뱅크의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를 상대로 한 프리IPO나 현대오일터미널 매각 등 재무 분야의 굵직한 의사결정에 관여했다.

특히 2018년은 정기선 사장이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에 올라 본격적으로 지주사 경영의 수업을 받기 시작한 해였다. 당시 경영지원실에서 정 사장을 보좌했던 송 부사장과 금석호 인사지원부문장, 김성준 계열사지원부문장, 김종철 신사업추진부문장 등 4명은 지금도 정 사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송 부사장은 2021년 연말 인사를 통해 그룹 지주사 HD현대와 그룹 조선사업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의 경영지원실장에 함께 올랐다. 두 회사 모두 정기선 사장이 올해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곳이다. 이와 함께 현대오일뱅크 경영지원본부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만 현대건설기계에서는 사내이사로 여전히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기선 사장이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 두 지주사에서 대표이사로 나선 것은 그룹의 오너경영체제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송 부사장은 두 지주사에서 정 사장을 보좌하면서 그룹 경영체제 전환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의 재무전략 연계

송 부사장이 CFO를 지내고 있는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은 모두 배당을 위해 세심한 재무관리가 요구되는 곳들이다. HD현대의 배당금은 정기선 사장이 아버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HD현대 지분을 승계하기 위한 자금원이며 한국조선해양의 배당금은 HD현대의 배당을 위한 재원이 된다.

올해 들어 두 회사의 재무관리 과제는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 모두 지난해까지는 순수 지주사로서 자회사들의 배당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HD현대는 투자형 지주사로, 한국조선해양은 사업형 지주사로 각각 사업방식의 전환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는 그동안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와 현대글로벌서비스로부터 배당금을 수취해 배당재원으로 활용해 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부터 한국조선해양과 건설기계 중간지주사 현대제뉴인도 새롭게 배당을 시작하면서 HD현대의 투자 및 배당재원 마련에 기여할 것으로 바라본다.

다만 두 회사 중 한국조선해양의 경우는 올해 배당 개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조선 자회사들의 원재료비 부담이 커져 배당을 실시할 만한 이익을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한국조선해양의 2022년 실적 컨센서스는 순손실 624억원이다.

송 부사장이 당장은 HD현대의 자금 마련을 위해 한국조선해양에 부담을 더하는 재무전략을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 자회사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를 받고 있어서다. HD현대는 이미 현대오일뱅크의 공개 지분 가운데 일부를 구주매출분으로 구성해 자금 마련에 보탠다는 계획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조선해양이 자회사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투자 및 배당재원으로 활용하는 선택지도 있기는 하다. 2017년 현대삼호중공업의 프리IPO를 통해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로부터 4000억원을 조달할 당시 5년 내 상장을 약조한 만큼 올해가 예정 연도다.

다만 한국조선해양은 연초 IMM PE와 논의를 거쳐 상장 시점을 최대 2년 유예했다. 한국조선해양의 모회사 디스카운트(모회사와 자회사 동시 상장시 모회사 기업가치가 저평가 받는 현상) 가능성과 원재료비 부담에 따른 조선사업의 실적 불확실성 등을 폭넓게 고려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HD현대는 당장 한국조선해양의 배당이 급하지 않고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을 급하게 추진하지 않아도 된다”며 “두 지주사 재무전략이 심도 있게 검토될 시간적 여유가 어느 정도는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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