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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움직인다]다시 원통형으로? 테슬라 4680배터리 주목④소형 원통형 배터리 전통 강자, 생산능력 확대…LG도 급성장

조은아 기자공개 2022-06-29 07:32:09

[편집자주]

삼성SDI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처음으로 완성차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미국에 진출했고 5년 만에 대표이사도 교체했다. 그간 소극적 행보 탓에 삼성그룹이 전기 자동차 배터리 사업에 큰 뜻이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움직임을 봤을 때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더벨이 삼성SDI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7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 형태는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의 순서로 발전해왔다. 이전 형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점차 진화해왔다. 그렇다면 가장 나중에 나온 배터리가 최종 승자가 될까?

정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오히려 수요자인 자동차 회사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배터리회사는 결국 고객사의 수요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는 탓이다. 가격, 안전, 주행거리 중 무엇을 가장 중시하는지, 각 자동차 회사의 철학에 따라 채택하는 배터리 역시 달라졌다. 지금까지 시장의 판도 역시 이에 따라 변해왔다.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 게 바로 테슬라로 인해 완벽하게 부활한 원통형 배터리다. 테슬라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곧 원통형 배터리만 채택해왔다. 원통형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원조로 1991년 소니가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주로 캠코더에 쓰이다가 노트북 시장이 커지면서 급성장했다. 그러나 노트북 두께가 점차 얇아지면서 원통형 배터리 수요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다른 전자기기 역시 점차 얇아지면서 배터리 판도 역시 각형과 파우치형으로 넘어갔다.

전동공구에 들어가며 명맥을 유지하던 원통형 배터리가 부활한 건 테슬라가 구원투수로 등장하면서다. 테슬라는 한층 발전한 형태의 배터리를 제쳐두고 원통형 배터리를 선택했다.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원활한 수급에서 찾을 수 있다. 전기차 시장 초기부터 원통형 배터리는 이미 표준화된 규격을 갖추고 있어 대량 생산이 가능했다. 수급이 용이했고 생산단가 역시 낮았다. 오랜 기간 동안 검증된 안전성 역시 한몫했다.


삼성SDI가 각형 배터리에 주력하는 이유 역시 다른 데 있지 않다. 주요 고객사이자 오랜 고객사인 BMW를 비롯한 유럽의 자동차회사들이 각형 배터리를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각형 배터리는 안정성과 성능 측면에서 뛰어나지만 단점은 고가의 가격이다. BMW가 비싼 배터리 가격을 감당할 수 있어 가능한 선택지였다.

테슬라에서 시작돼 존재감을 키우던 원통형 배터리가 올들어 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공개된 '4680배터리'에서 찾을 수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배터리데이에서 용량이 커지고 주행거리도 개선된 4680배터리를 발표했다. 현재 파나소닉, LG에너지솔루션 등과 협업을 통해 대량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배터리의 핵심은 바로 가격 경쟁력이다. 테슬라에 따르면 이 배터리는 생산비용을 50%가량이나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 무엇보다 가격을 낮추는 게 중요한 상황에서 단번에 '게임체인저'로 떠오를 수 있는 배터리가 등장한 셈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주도권이 아직은 자동차 회사에 있고 결국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곳이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다시 원통형 배터리로 흐름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 각형이나 파우치형에 주력하던 회사들이 테슬라가 제시한 원통형 배터리에 대응하는 각형이나 파우치형 배터리를 만들 것인지 아니면 테슬라가 만들어놓은 흐름에 동참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과 미국, 중국에서 원통형 배터리 신증설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도 천안과 말레이시아에서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원통형 배터리 생산능력을 2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대응할 만할 경쟁력 역시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SDI가 그간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내세워왔지만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전통적 강자이기 때문이다. 과거 노트북이나 휴대폰 등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소형 배터리를 생산하던 시절부터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해왔으며 2000년 이후 소형 배터리 시장에서 줄곧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는 리비안이나 볼보 등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다만 원통형 배터리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삼성SDI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선 것으로 전해진다.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1, 2위를 기록했고 삼성SDI는 한 계단 떨어진 3위를 차지했다.

형태별 배터리 장단점 <출처=SK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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