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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장 후보군 분석]기재부 '국제금융' 라인 독차지 관행…내부출신 가능성은?①역대 21명 중 15명 ‘모피아’…관료출신 김철주·최희남·황철주+신성환 인수위원 거론

김규희 기자공개 2022-07-01 08:18:56

[편집자주]

공석이 된 한국수출입은행장 후임을 두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역대 수출입은행은 기재부 국제금융 라인의 독차지였다. 기재부장관 제청으로 임명이 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고 윤석열 정부의 코드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수출입은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9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장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방문규 전 행장이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아직까지 공석이다. 역대 행장 중 대다수가 경제관료 출신이었던 만큼 기획재정부 인사가 차기 행장에 임명될 가능성이 나오지만 교수 출신도 물망에 오른 상태다. 내부 출신을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출입은행은 기재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이다. 행장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의 제청에 이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행장 자리는 자연스레 고위 경제관료들 몫으로 여겨졌다. 수십년 동안 기재부에서 근무하며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쌓아온 ‘모피아’(기재부+마피아)가 수출입은행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계 출신 인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내부 출신 인사의 승진 가능성도 점쳐진다.

◇ 역대 행장 대부분 ‘경제관료’, 외부출신 단 6명

수출입은행의 역대 행장을 살펴보면 기재부 출신이 대다수다. 역대 총 21명의 행장이 있었는데 이 중 15명(71%)이 경제관료였다. 비 관료 출신은 단 6명(29%)에 불과했다.

초기에는 장관급 관료가 주로 임명됐다. 초대 수출입은행장인 송인상 전 행장은 1957년 부흥부(전 경제기획원) 장관과 1959년 재무부 장관 등 주요 경제부처 수장을 역임한 뒤 1976년 수출입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건국 1세대 경제관료로서 6·25 전쟁 이후 농업이 아닌 공업 중심의 경제 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로 유명하다. 수출입은행장 재직 당시에는 국내 기업의 수출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2대 행장은 경제기획원 투자진흥관 출신인 양윤세 농림부 차관보였다. 양 전 행장은 수출입은행을 거쳐 옛 동력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영전했다.

3대 이후엔 비관료 출신 인사들, 특히 한국은행 출신 인사들이 수출입은행장을 주로 차지했다. 3대 이태호·4대 박성상·5대 류돈우·6대 황창기·8대 이광수 전 행장 등은 비관료 출신으로 모두 한국은행 출신이란 공통점을 지닌다.

9대 김영빈 전 행장 이후론 재경부 출신 인사가 고착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9대 김영빈·10대 문헌상·11대 양만기·12회 이영회·13회 신동규 전 행장은 대부분 재경부 기획관리실장 출신이다. 양만기 전 행장만 국고과장을 지냈다.

14대 양천식 전 행장부터는 ‘국제라인’이 득세했다. 국내 기업의 수출지원을 담당하는 기관이다보니 국제금융에 정통한 경제관료가 수출입은행으로 부임하기 시작했다. 양 전 행장은 재경부 국제금융심의관을 지냈다.

15대 진동수 전 행장은 세계은행 파견, 해외투자과장, 제2차관 등 대외정책금융에 전문성을 가졌으며 16대 김동수 전 행장도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장, 재경부 경제협력국장, 제 1차관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금융위 상임위원, 금감원 수석부원장 출신 17대 김용환 전 행장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19대 최종구·20대 은성수 전 행장은 정통 재경부 국제금융 라인이다.

18대 행장으로 자리매김한 이덕훈 전 행장은 우리은행장 출신으로 관행을 깬 비관료 출신 은행장이었다.

21대 방문규 전 행장도 관료출신이긴 하나 그간 이어온 국제통 인사는 아니란 점에서 이례적 인사로 여겨졌다. 방 전 행장은 정통 ‘예산통’이다. 기재부에서 근무하는 시간 대부분을 예산실에서 보냈다. 예산실 사회예산심의관, 예상총괄심의관, 예산실장, 제2차관 등을 역임한 ‘예산라인’ 인물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차기 수출입은행장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은 관료출신, 특히 국제금융 라인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행시 29회), 황건일 세계은행 상임이사(행시 31회)는 나란히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과 국제경제관리관을 역임했다.

김철주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행시 29회)도 물망에 올랐다. 김 전 비서관은 기재부에서 경제정책국장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 비모피아 인사도 물망…교수·내부출신 등용 가능성

수출입은행 안팎에선 비관료 출신 인물들의 등용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기재부 출신이 독식하던 과거 관행과 윤석열 정부의 인사 트렌드는 다소 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수위원으로 참여한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다. 신 교수는 재무관리와 국제금융분야에 정통한 금융학자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스공과대학(MIT) 경영대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계은행 재무정책실 선임재무역, 한국선물학회 이사, 한국금융연구원장을 거쳐 2019년부터 한국금융학회장을 맡고 있다.

내부 출신을 행장으로 등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3대 이태호 전 행장이 수출입은행 전무이사에서 승진한 케이스긴하지만 이 전 행장은 한국은행에서 외국부 차장과 상역국장을 지낸 ‘한은 출신’이다.

수출입은행 안팎에서는 권우석 전무이사(현 수출입은행장 직무대행) 등용 가능성이 나온다. 권 전무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밴더빌트대학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았다. 1990년 입행한 이후 해외경제연구소장, 해양구조조정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혁신성장금융본부장,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권 전무가 수출입은행장에 취임하면 사실상 사상 최초로 내부 출신 인사가 행장에 오르는 기록이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행장들이 잇따라 장관으로 영전하면서 인기가 상승해 경쟁이 치열하다”며 “대통령실이 차기 수출입은행장 임명을 위한 검증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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