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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운용 재도약의 조건]편중된 운용스타일 타개책 ‘외부수혈’ 필요성 대두⑥장기근속 헤드급 가치주 치중, 주니어 이탈도 과제

이민호 기자공개 2022-06-30 08:07:24

[편집자주]

히트 상품을 연달아 내놓으며 시장에 각인됐던 신영자산운용이 최근 수년간 존재감을 잃고 있다. 지난해 주식형펀드 설정액 급감과 연기금 일임자금 대거 이탈은 ‘가치투자 본가’라는 위상이 무색할 만큼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수수료 수익은 전성기를 구가했던 2017년이후 불과 4년 만에 반토막 나면서 전환점 마련이 절실해졌다. 운용업계는 단순히 가치주 쇠퇴라는 시장환경 변화 외에도 신영자산운용의 구조적인 한계를 장기부진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더벨은 신영자산운용의 현재 상황과 재도약을 위한 해결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9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기근속으로 유명한 신영자산운용 헤드급 매니저들의 쏠림 현상은 전략 및 상품 다변화를 저해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당장 상품 라인업 확장을 위해 자문계약을 이용하고 있지만 지속성 확보를 위해서는 '고인물' 대신 외부수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헤드급 매니저 장기근속…전문분야 가치주 치중

신영자산운용의 핵심 매니저로는 4명을 꼽을 수 있다. 먼저 허남권 대표는 경영뿐 아니라 운용까지 총괄하면서 대부분 펀드에 책임운용역으로 등재돼있다. 허 대표는 1996년 신영자산운용 창립멤버로 합류해 오랜 기간 자산운용본부장·부문장(CIO)으로 재직했고 2017년 5월 대표이사(CEO)에 올랐다.


신영자산운용의 운용조직 편제를 보면 큰 틀에서 주식운용부문과 채권운용본부로 나누고 있으며 주식운용부문 산하에는 △배당가치본부 △마라톤가치본부 △투자전략본부를 배치하고 있다. 주식운용부문장은 김대환 상무가 맡고 있다. 신영자산운용 투자전략팀 출신으로 마라톤가치본부장과 배당가치본부장을 거쳤다. 현재 투자전략본부장도 겸직한다.

마라톤가치본부는 원주영 상무가 책임지고 있다. 마라톤가치본부에는 2000년부터 몸담았으며 과거 연금가치본부를 별도로 운영할 당시 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배당가치본부장은 김화진 본부장이 이끌고 있다. 2007년부터 배당가치본부에서 재직했으며 팀장을 거쳐 올해 4월 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신영자산운용은 허 대표를 포함해 본부장급 키맨들이 신영자산운용에만 20년 가까이 몸담으며 운용을 이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금융투자협회 산정 기준으로 이번달까지 총 운용 경력을 보면 허 대표 17년 7개월, 김 부문장 15년 8개월, 원 본부장 17년 7개월, 김 본부장 13년 2개월로 현 회사 운용경력과 일치한다.

운용업계는 매니저의 장기근속에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나의 펀드에서 운용역이 빈번하게 변경될 경우 투자 전략과 콘셉트를 유지하기 어렵거나 포트폴리오가 자주 교체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자로서는 장기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운용역 변경이 지나치게 잦은 펀드를 투자기피 1순위로 꼽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다만 신영자산운용의 경우 가치투자 하우스라는 정체성이 워낙 뚜렷하다보니 헤드급 매니저들의 전문분야가 가치주와 배당주로 치우친 경향이 있다는 평가다. 전문분야 집중은 해당 분야에 한해 신뢰를 높이는 강점이 되기도 하지만 상품 및 전략 다변화 측면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18년부터 가치주 장세가 종료된 이후에도 신영자산운용이 상품 다변화에 소극적이었던 데는 정체성 보존의 이유 외에 매니저 자원이 한정된 영향도 작용했을 것으로 운용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상품 다변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신영자산운용은 자문계약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신영TDF’ 시리즈는 머서인베스트먼트와, ‘신영SHAI’ 시리즈는 신한AI와 각각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자문계약 형태는 외부 매니저 영입없이 단기간 효율적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장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인공지능(AI)이나 EMP(ETF Managed Portfolio) 등 전문성을 앞세운 자문사가 대거 등장하면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자문계약에 대해 지속성 측면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단순히 비히클을 제공하는 플랫폼화로 자체 역량 확보에 제한을 받는데다 자문수수료 지급으로 고객수익률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향후 전략 다변화에 맞춰 외부 매니저 수혈을 고민할 시기라는 평가가 따른다.

◇신구 조화 양호…주니어 매니저 이탈은 과제

신영자산운용은 신구 조화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금융투자협회 산정 기준으로 이번달 신영자산운용에 소속된 펀드매니저는 모두 19명이다. 허 대표와 본부장급 인력 3명 외에 운용경력 5년 이상으로 팀장급으로 분류되는 매니저가 6명이며 5년 미만 주니어 매니저도 9명으로 적지 않다. 매니저 1명당 설정원본도 1795억원으로 다른 공모펀드 운용사들에 비해 많은 편은 아니다. 매니저 1명당 설정원본이 적을수록 운용 집중도가 높아져 일반적으로 펀드 관리가 용이해진다.

다만 최근 수년간 매니저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해왔다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2년 전인 2020년 6월의 경우 24명이었다. 당시 소속 매니저들의 평균경력은 5년 7개월, 현 회사 평균경력은 5년 4개월이었지만 이번달에 이르러 평균경력은 7년, 현 회사 평균경력은 6년 5개월로 각각 늘었다. 운용경력이 많은 헤드급 매니저들이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주니어 매니저들이 일부 이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니어 매니저 이탈의 원인으로 신영자산운용의 장기부진을 꼽는 시각이 있다. 보수적인 조직문화에 더해 지난해말까지 펀드설정액과 일임계약액이 3년 만에 각각 4조원 가까이 줄어든데다 하우스 대표 펀드들의 수익률 침체도 이어지면서 과거 전성기에 비해 재직 매력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다만 주니어 매니저들의 이탈은 공모펀드 운용사들에서 공통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현상이라는 시각도 있다. 액티브펀드의 인기가 하락하는 가운데 보텀업(Bottom-up) 분석이 가능한 이들 주니어 매니저를 벤처캐피탈(VC) 등 다른 투자업계에서 더 나은 처우를 내걸고 빨아들이면서 운용사에 붙잡아두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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