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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접근법…KT 외부 동맹 구축 vs SKT 그룹 역량 집중 SKT 칩 개발해 사피온 분사, 하이닉스 역량 활용…KT 모레·리벨리온 손잡고 풀스택 확보

이장준 기자공개 2022-07-08 10:46:24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6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에 이어 KT도 본격적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은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지만 새로 열릴 신경망처리장치(NPU) 시장에서는 국내 서비스 사업자들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양사의 접근 전략에는 차이가 있다.

KT는 클라우드 및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강자인 만큼 AI 인프라 및 응용서비스 부문에서 경쟁력이 있다. 여기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역량을 갖춘 파트너사와 동맹을 구축해 풀 스택(Full Stack)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일찍이 직접 반도체 칩을 개발하고 상용화해 별도 법인 사피온을 분사했다. 메모리반도체 기술 및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 역량을 보유한 SK하이닉스의 도움을 받아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KT, 부족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투자 기반 협력으로 보완

KT는 6일 국내 AI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팹리스) 리벨리온에 3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2020년 9월 창업한 리벨리온은 앞서 지난달 62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KT인베스트먼트 역시 당시 라운드에 참여했는데 추가로 KT가 전략적투자자(SI)로 투자를 진행한 것이다.

구체적인 지분율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KT는 이번 투자로 주요 투자자 가운데 가장 높은 지분을 확보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지난 투자는 재무적투자자(FI)들을 모집하는 성격이 강했다"며 "이번 투자 유치는 KT를 주축으로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함께 협력하기 위해 다른 각도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KT는 지난해부터 AI 반도체 관련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이어왔다. AI 인프라 솔루션 전문 기업인 모레(MOREH)에 지분을 투자해 현재 3.94%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에 리벨리온에도 투자하면서 비로소 AI 반도체 풀 스택 서비스를 구현할 바탕을 다졌다.

KT는 AI 인프라와 응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AI 컴플라이어(Complier), AI 펌웨어 등 소프트웨어 역량은 모레가, 실제 AI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구현·양산하는 역할은 리벨리온이 담당하는 식으로 투자 기반 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KT는 클라우드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부문 강자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KT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로 전국 6개의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를 보유하고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4월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사해 KT클라우드가 출범하기도 했다. KT클라우드 서비스와 AI 반도체를 결합했을 때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한철 KT 전략기획실 제휴협력 P-TF장 상무는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KT는 AI, IDC/클라우드, 로봇 등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 DIGICO)로 성장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관련 매출이 전체의 40%를 넘었다"며 "디지코 전략 포트폴리오 확대 차원에서 AI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게 됐고 이는 금융, 모빌리티 등 추후 적극 진출할 사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SKT, 반도체 칩 직접 개발 후 분사…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

SK텔레콤은 AI 반도체 시장 진출에 있어 KT와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4년에 걸친 연구·개발(R&D) 끝에 2020년 11월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 칩 '사피온 X220'을 만들어 선보였다. 자체 역량으로 반도체 칩을 만들었고 본격적으로 사업화하기 위해 분사를 결정했다.

미국에 설립된 사피온(SAPEON)에는 총 800억원을 투입했다. SK텔레콤 500억원(62.5%), SK하이닉스 200억원(25%), SK스퀘어 100억원(12.5%) 등 3사가 출자해 주주로 참여했다. 사피온은 외부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반도체 인력을 수혈하며 현지 빅테크 기업을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국 및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사피온코리아도 만들었다. 올 1월 사피온코리아는 311억원 규모의 SK텔레콤 AI 반도체 사업을 양수했다.


특히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AI 반도체는 시스템반도체의 일종이지만 AI 연산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해야 해 메모리 기술에서 핵심 경쟁력이 갈린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에 강점이 있는 SK하이닉스의 덕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반도체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Processing In Memory)'도 선보이며 메모리반도체에 연산작업을 할 수 있는 AI 프로세서를 넣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과거 사피온 X220 제작 과정에서도 칩 안에 들어가는 메모리 관련 로직과 벡터 엔진 등 설계에 기여했다. 추후에도 SK하이닉스의 경쟁력 있는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활용해 사피온의 AI 반도체 역량을 고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SK하이닉스는 사피온이 만든 AI 반도체를 대규모로 생산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 또 SK텔레콤, SK스퀘어와 함께 추가로 자본을 투입할 여력이 크다는 점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 반도체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대량으로 양산해 판매해야 하는 이슈도 있어 탄탄한 자본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사피온은 SK ICT 연합 3사를 주주로 두고 있고 메모리반도체 강자 SK하이닉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어 NPU 부문에서는 팹리스도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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