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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생존전략]7번째 주인, KG그룹은 다를까③외국 최대주주 시절 ‘기술 먹튀’ 논란… KG그룹, '동부제철 방식'으로 강력 지원의지

강용규 기자공개 2022-07-11 09:21:18

[편집자주]

쌍용자동차의 새주인이 KG그룹으로 확정됐다. 국내 기업을 최대주주로 맞는 건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된 지 18년 만이다. 이제 채권단 동의를 바탕을 오는 10월까지 회생절차를 마치면 된다. 하지만 법정관리 졸업이 경영정상화를 담보하는 건 아니다. 자체 경쟁력을 갖춰야 미래차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더벨은 정상기업을 향해 나아갈 채비 중인 쌍용차의 생존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7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자동차가 KG그룹을 7번째 주인으로 맞는다. 18년 만에 국내 기업을 최대주주로 맞이한 것이기도 하다. 쌍용차는 국내 기업의 품으로 돌아오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신차 개발을 위한 외국 최대주주들의 지원은 인색했고 기술 유출에 이용됐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KG그룹은 기존 외국 최대주주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절차가 아직 남아 있음에도 곽재선 회장이 직접 신차발표회에 참석하는 등 쌍용차 부활 지원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앞서 성과를 본 동부제철 정상화의 방식도 다시 활용하기로 했다.

◇ 상하이자동차와 마힌드라 시대, 잠깐의 호시절과 긴 고난

쌍용차는 한원그룹 창업주 고 하동환 회장이 1954년 설립된 국내 최장수 자동차회사다. 하 회장-신진자동차-쌍용그룹-대우그룹-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인도 마힌드라그룹을 거쳐 KG그룹으로의 편입을 앞두고 있다.

쌍용차가 상하이자동차그룹을 주인으로 맞이한 것은 2004년 10월이며 이보다 앞서 5년여의 워크아웃을 거쳤다. 당시 쌍용차는 세단 체어맨과 SUV 렉스턴을 통해 국내 완성차시장에서 나름의 입지를 구축한 상태였으며 흑자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하이자동차의 인수 이후 로디우스, 액티언, 카이런 등이 모두 흥행에 실패하면서 재차 경영위기를 겪게 됐다.

특히 상하이자동차 시절 쌍용차는 ‘기술 먹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에 지원은 하지 않고 쌍용차의 완성차 생산 노하우만을 빼갔다는 것이다. 실제 쌍용차는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된 뒤 기존 프로젝트 이외의 새 신차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않았다. 기술 유출 의혹도 디젤 하이브리드차 관련 기술의 유출이 확인되는 등 사실로 드러났다.

이후 쌍용차는 2년여의 법정관리를 거쳐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코란도 시리즈의 재정비, 액티언과 카이런의 단종 등 완성차 라인업을 전체적으로 손보는 시기를 보냈다. 2013년에는 마힌드라그룹이 유상증자를 통해 800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그룹 체제에서 잠깐의 전성기를 보냈다. 2015년 출시한 티볼리가 당시 소형 SUV시장에서 적수가 없다는 호평을 받았다. 쌍용차는 티볼리의 성공에 힘입어 2016년 영업이익 280억원을 거뒀다. 2010년 이후 6년만의 흑자였다.

다만 호시절은 2016년 한 해가 끝이었다. 뒤이어 출시한 4세대 코란도의 흥행 실패를 시작으로 쌍용차는 이후 2017~2021년 5년 동안 누적 1조1220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다시 부진에 빠졌다. 마힌드라그룹도 2020년 6월 쌍용차 경영권 포기를 선언했다. 쌍용차는 서울 서비스센터와 부산 물류센터 등 비핵심자산의 매각으로 2000억원을 확보하며 생존의 길을 모색했으나 결국 그 해 12월 다시 법정관리 체제로 넘어갔다.

쌍용차의 마힌드라 체제 역시 ‘기술 먹튀’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티볼리를 통해 1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지만 티볼리의 기술을 인도로 이전하는 데 지불한 이전료는 고작 550억원에 지나지 않았다.

자금 지원 역시 충분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인수 당시 신차 개발에만 5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으나 실제로는 2013년과 2019년 2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1300억원을 지원한 것이 전부다. 신차 개발은 커녕 경영 정상화에 투입하기도 모자랐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KG그룹은 다를까, 곽재선 회장 지원의지 강력

쌍용차는 5일 미디어 쇼케이스 행사를 열고 신차 토레스를 공개했다. 이 행사는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인사말을 할 계획이 사전에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KG그룹이 쌍용차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되기는 했어도 아직 채권단과의 빚 변제율 조정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곽재선 회장이 신차발표회 참석으로 쌍용차 인수 및 부활 지원의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KG그룹에 앞서 미국 HAAH오토모티브와 국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에 나서기도 했다. HAAH오토모티브는 인수의향서조차 제출하지 않았고 에디슨모터스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하고 1차 계약금을 납입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자금력과 관련한 의구심을 불식하지 못하고 2차 계약금과 인수대금 잔금을 납입하는 데 실패했다.

이들과 비교하면 KG그룹은 인수계획을 통해 자금력과 진정성을 동시에 입증하고 있다는 시선이 많다. KG그룹은 쌍용차 인수를 위해 인수대금 3355억원 이외에도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신주 5645억원어치를 추가 인수하기로 했는데 이 대금을 전액 자체 자금으로만 조달하기로 약속했다.

KG그룹의 쌍용차 인수 및 자금 지원 방식이 지난 2019년 동부제철(현 KG스틸)을 인수한 뒤 정상화한 방식과 판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당시 KG그룹은 KG ETS 아래 특수목적법인 KG스틸(현 KG스틸홀딩스)을 설립한 뒤 사모펀드 캑터스PE와 컨소시엄을 결성해 동부제철을 인수했으며 KG ETS 등 계열사들이 자금 지원에 힘을 보탰다.

이번에 쌍용차를 인수하는 ‘KG컨소시엄’에는 인수 주체가 될 특수목적법인 KG모빌리티뿐만 아니라 KG ETS, KG스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KG그룹에서 현금이 넉넉한 계열사들도 함께 포진해 있다. 사모펀드 캑터스PE와 파빌리온PE도 재무적 투자자로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KG그룹은 쌍용차 인수 뒤 그룹 지주사 KG케미칼 아래 KG ETS가 놓이고 KG ETS의 자회사 KG모빌리티가 쌍용차를 지배하는 방식의 지배구조를 구축한다. 이 역시 동부제철의 사례와 같다. 현재 KG스틸은 KG케미칼-KG ETS-KG스틸홀딩스-KG스틸의 지배구조를 통해 KG그룹에 속해 있다.

KG그룹은 2021년 말 기준으로 계열사 자산총계가 5조346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규모 1조9000억원의 쌍용차를 인수해도 그룹 내 계열사들의 상호출자가 제한되는 기준인 10조원을 넘지 않아 계열사 사이의 자금 지원에 걸림돌이 없다.

KG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현금 동원능력을 고려할 때 쌍용차의 인수 및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을 무리 없이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물론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사모펀드들의 추가 자금지원 역시 이뤄질 것이며 시기와 방식을 놓고 현재 협의를 진행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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