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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사 원가 대란 진단]'비상경영' 삼양사, 스페셜티 활용 '가격인상' 수성전최낙현 대표 '대응책 수립' 주도, 알룰로스·프리바이오틱스 등 수출 확대

박규석 기자공개 2022-07-18 07:57:24

[편집자주]

식품기업들이 치솟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주요 원료인 곡물가의 변동성 확대로 가격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제품가를 올린 만큼 추가적인 가격인상은 쉽지 않다. 정부 차원에서도 물가 안정을 강조하고 있어 자구책 마련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체 원료 물색과 비용통제, 전략제품 강화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 식품기업들의 현주소와 전략을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3일 13: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사가 기초식품 소재의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 중이다. 고환율과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이 핵심이다. 수익성 방어 차원에서는 알룰로스와 프리바이오틱스 등 스페셜티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2011년 지주사 삼양홀딩스와 인적분할해 설립된 삼양사는 식품 및 화학 전문기업이다. 식품부문의 주요 제품으로는 설탕과 밀가루, 전분당, 유지 등이 있으며 화학부문에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과 PET 용기, 이온교환수지 등을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다. 이중 제당과 전분당, 제분 등은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사업 안정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은 제분과 유지제품 등 기초 식품소재 사업에 직격탄이 됐다.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상경영 상황실 ‘자구책 수립’ 중추

삼양사의 매출 비중은 식품과 화학이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식품부문과 화학부문의 매출 비중은 각각 50.3%와 49.7%로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구조다. 이에 삼양사는 현재 '비상경영 상황실'의 운영하며 기초식품 소재 부문에서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비상경영 상황실의 주요 업무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자구책 수립이다. 이를 위해 원재료 가격 동향과 판매가 등을 점검해 적정 스프레드(원료가와 판매가의 차이)를 검토하고 있다. 원맥과 원당 등 원재료의 공급망 다변화도 추진 중이며 현금 흐름 관리 강화와 저수익 제품 턴어라운드 방안 마련, 전사적 비용 절감 등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비상경영 상황실 운영은 최낙현 식품그룹장 대표이사가 주도하고 있다. 회의는 매주 열리며 식품그룹 내 모든 임원이 참석한다. 기획팀장과 전략팀장 등도 함께 배석한다. 매주 회의가 진행되는 만큼 원자재 가격과 환율, 가공비 등에 대한 대응 방안 역시 주 1회 이상 업데이트되고 있다.

삼양사가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자구책 마련 등에 힘쓰는 이유는 이미 일부 항목에서 가격을 올린만큼 추가적인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원재료와 물류비 상승이 지속돼 올해 초 B2B 물량의 가격을 일부 조정했다. 더불어 적정 스프레드 확보를 위해 일부 기업과 가격 조정을 계속 협의 중이다.

B2C 부문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 밀가루와 설탕 제품에서 가격인상이 단행됐다. 밀가루의 경우 중력분 품목의 가격이 올랐고 설탕에서는 백설탕 제품의 제품가가 인상됐다. 구체적인 인상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마트용 제품에 한 해 가격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당과 제분 등과 같은 사업은 곡물을 직접 수입해 가공하기 때문에 글로벌 원재료 가격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원가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양사 울산2공장.(사진=삼양그룹)

◇고부가가치 소재 '글로벌 공략' 카드

삼양사가 기초식품 소재 사업의 원가 부담을 이겨내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고부가가치 소재(스페셜티)'를 활용한 글로벌 시장 공략이다. 스페셜티 역시 기초식품 소재이지만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만큼 매출과 마진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주요 스페셜티 제품은 알룰로스다. 차세대 감미료로 불리는 알룰로스는 무화과, 포도 등에 들어 있는 단맛 성분으로 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내면서 칼로리는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최근에는 울산 스페셜티 신공장에서 '결정 알룰로스' 생산을 시작하기도 했다. 결정 알룰로스는 기존 가루 설탕과 동일한 형태로 가공되므로 베이커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다.

삼양사는 알룰로스의 글로벌 공략의 일환으로 유럽 지역의 각종 인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식품 소재 기업들과 손잡으며 글로벌 컨소시엄(ANFC)에 참여하는 등 알룰로스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아룰로스 시장은 2023년까지 약 1300억원 규모로 성장 할 전망이다.

프리바이오틱스 제품의 수출국 확대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삼양사가 생산하는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프락토올리고당 등은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는 프리바이오틱스 소재다.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은 수용성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식후 혈당 상승 억제 등에 도움을 준다. 프락토올리고당은 장내 유익균 증식 및 배변활동 원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다.

삼양사 관계자는 "비상경영 체제를 지속 가동하고 동시에 결정화 알룰로스 등 스페셜티 소재의 수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글로벌 식품과 음료, 건기식 업체를 대상으로 알룰로스 등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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