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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 리뷰]LG이노텍, 신성장동력 발굴보다 '탄소중립' 우선순위신사업 FC-BGA 낙점 결정반영…애플 등 이해관계자 의견반영 RE100 선두 가입 행보

손현지 기자공개 2022-07-18 13:17:29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5일 10: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이노텍이 신성장동력 발굴보다 더 중요한 경영과제로 '탄소중립'을 꼽았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 등 글로벌 이해관계자들의 지침에 따라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LG그룹 계열사 중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두번째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전환)에 가입하며 ESG경영 의지를 내비쳤다.

신성장동력 발굴이 후순위로 밀려난 건 이미 반도체 기판(FC-BGA) 중심의 투자전략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에 치중돼 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해 재작년부터 투자대비 효율이 높은 사업분야를 발굴해왔다.

◇'신사업 발굴' 빠진 이유, 이미 미션 수행 완료

LG이노텍은 올해의 중대성 이슈로 탄소중립, 안전보건, 제품품질과 안전 등을 꼽았다. 주목할 만한 건 재작년에 이어 작년까지 2년 연속 최우선 순위로 뒀던 '신성장동력 발굴(시장선도 제품발굴)' 과제가 올해부턴 최고등급 중대성 이슈 리스트에서 빠졌다는 점이다.

LG이노텍은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시장선도 제품 발굴, 제품경쟁력 확보 등 재무·경제 이슈와 핵심인재 확보 과제는 최고 중요등급에서 제외했다"며 "이해관계자와 사회적 관심도에 따라 지속가능경영방침이 ESG로 재편됐다"고 언급했다.

위와 같은 결정은 LG이노텍의 기판사업부에서 'FC-BGA'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본격적인 투자단계에 뛰어들었다는 점이 고려됐다. FC-BGA는 PC, 서버, 네트워크 등의 반도체 칩을 메인 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는 데 비해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가 적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LG이노텍은 FC-BGA를 미래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내년 양산을 목표로 구미 4공장에 FC-BGA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연내 관련분야에 1조원 상당의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LG이노텍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췌
LG이노텍은 그간 카메라모듈에 쏠려 있던 사업포트폴리오 개선에 주력했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카메라모듈), 기판소재사업부, 전장부품사업부 등 3개의 사업부서를 거느리고 있다. 그 중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작년 기준 전체의 79.2%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기판사업부와 전장사업부의 매출 기여도가 작년 각각 10.5%, 7.1%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카메라모듈'이 LG이노텍 전체의 수익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객 선정과정에서도 애플 의존도가 높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의 70%가량을 납품하고 있다.

한 사업분야, 한 고객의 비중이 높다는 건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리 안정적인 사업구조는 아니다. LG이노텍의 VIP고객인 애플은 특정 회사에 매출 쏠림 현상을 지양하며 공급망 다각화 전략을 구사하는 회사다. 통상적으로 한 거래처의 공급 점유율을 최대 50~60% 수준으로 제한해왔다.

작년엔 샤프 등 일부 공급사들이 해외 공장이 가동을 멈춘 탓에 불가피하게 LG이노텍에게 물량을 거의 몰아줬다. 그러나 이 같은 체제를 유지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애플은 언제든지 LG이노텍 물량을 줄일 수 있고 이는 곧 LG이노텍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LG이노텍 투자자들의 우려도 만만찮았다. 지난 3월 LG이노텍의 주주총회 현장에서 한 주주는 경영진을 상대로 "특정 고객사(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심한 것 같은데 관련 리스크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ESG경영 박차, RE100도 선두 가입

LG이노텍은 올해 1순위 지속가능경영 과제를 '탄소중립'으로 선정했다. 작년 처음 중대성이슈 리스트에 올랐던 '그린경영' 키워드의 연장선이다. LG이노텍은 매년 환경, 사회, 지배구조, 비즈니스 리스크 관리 등을 고려해 중대이슈 26개를 선별하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 ESG가이드라인, 글로벌 ESG 리더 기업과 소재·부품 업계의 활동과 성과, 중대 이슈 등을 참고한다.

1차로 선별된 중대이슈 26개를 우선순위에 따라 총 4개 등급(Extremely Important, Very Important, Moderately Important, Slightly Important)으로 분류한다. 이해관계자의 설문 조사를 기반으로 하돼 최근 국제동향, 회사의 ESG전략을 추가적으로 감안한다.

탄소중립 키워드가 우선등급(Extremely Important)으로 분류된 건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영향이 컸다. 올해 2월에는 LG그룹 중에서도 선제적으로 RE100 가입 행보를 보였다.

LG이노텍은 작년부터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ESG위원회는 월 1회 운영하고 있으며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반기별로 열어 기후변화 대응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전사 온실가스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전력을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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